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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엄마' 삐뚤어진 아들사랑…광주 교육이 '날벼락' 맞았다

재시험 등 큰 혼란…"학생들만 피해자"

(광주=뉴스1) 전원 기자, 한산 기자 | 2018-07-17 11:10 송고
시험지 유출로 지역사회와 교육계에 큰 파문을 일으킨 광주 한 고등학교 정문이 굳게 닫혀 있다. 이 학교 행정실장과 한 3학년 학생의 어머니는 올해 1학기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시험지를 유출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2018.7.17/뉴스1 © News1 한산 기자
시험지 유출로 지역사회와 교육계에 큰 파문을 일으킨 광주 한 고등학교 정문이 굳게 닫혀 있다. 이 학교 행정실장과 한 3학년 학생의 어머니는 올해 1학기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시험지를 유출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2018.7.17/뉴스1 © News1 한산 기자

광주의 한 사립고등학교에서 기말고사에 이어 중간고사도 전 과목의 시험지가 유출되면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어떤식으로든 아들을 의대에 진학시키겠다는 '의사 어머니'의 삐뚤어진 사랑이 학교 전체를 혼란에 빠뜨리면서 다른 학생들 가슴에 상처를 주고 있다.

17일 광주 서부경찰에 따르면 광주 D고교 행정실장 A씨(58)가 기말고사 시험지와 중간고사 시험지를 학부모 B씨(52)에게 유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B씨로부터 부탁을 받고 지난 2일 오후 5시쯤 학교 행정실에 보관하고 있던 3학년 기말고사 시험지를 유출해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사인 B씨는 경찰조사에서 "아들을 의대에 보내고자 했는데 내신 성적이 좋지 않아 대학 입시를 위해 고민 끝에 벌인 일"이라고 진술했다.

B씨는 아들을 위해 학교운영위원장까지 맡으며 학교 일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A씨와 B씨의 범행으로 학교 측은 19~20일 재시험을 결정했다. 시험지 유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혼란에 빠지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

한 학부모는 "수 년 전 광주의 한 고교에서 성적 조작으로 난리가 난 적이 있는데, 이번 일이 또다시 터졌다"며 "누굴 믿고 아이를 학교에 보내야 될지 모르겠다. 자기 자식이 소중한 것을 알면 남의 자식 귀한 줄도 알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학생들은 시험과 관련해 "이야기 하고 싶지 않다", "한명이 잘못한 것 때문에 짜증난다"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하고 일부는 재시험에 대해 "별수 있느냐 이미 발생한 일인데" 등으로 체념하는 모습도 보였다.

앞서 D고교는 지난 6일부터 10일까지 기말고사를 치른 5개 과목에 대한 시험지가 유출된 정황을 확인했다. 광주시교육청은 D고교로부터 이같은 사실을 보고받고 12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하지만 경찰 수사과정에서 당초 5개 과목이 기말고사 전 과목인 9개 과목으로 늘어났다.

또 기말고사에 이어 중간고사까지 유출됐다는 진술을 확보, 행정실장과 학부모 등을 상대로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jun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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