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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 비밀 핵시설 실체 드러나나…北 인정할지 주목

美 '압박', 北 '부인' 핑퐁 게임 반복
'워킹 그룹' 협상 첫 대면서 北 입장 선회 주목

(서울=뉴스1) 서재준 기자 | 2018-07-16 11:39 송고 | 2018-07-16 14:35 최종수정
북한 평안남도 남포시 천리마 구역의 '강선' 핵시설 의심지역 위성사진 (구글어스 캡처) © News1
북한 평안남도 남포시 천리마 구역의 '강선' 핵시설 의심지역 위성사진 (구글어스 캡처) © News1

북한의 비밀 핵시설로 지목된 '강선' 우라늄 농축 시설로 추정되는 곳의 위치가 공개됨에 따라 16일 북한의 대응이 주목된다.

미국의 외교 전문지 '더 디플로맷'이 공개한 위성사진에 따르면 강선 우라늄 농축 시설은 평안남도 천리마 구역(군)에 위치한 것으로 추정된다.
평양에서 남서쪽으로 약 30㎞ 떨어져 있으며 대동강에 붙어 있는 천리마 구역의 과거 이름이 강선 구역이었다.

앞서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는 지난 5월 공개한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강성(kangsong)'이라는 이름의 우라늄 농축이 가능한 비밀 핵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규모도 영변 핵시설의 두 배 이상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ISIS 소장은 보고서 발간 후 언론 인터뷰에서 정보 당국의 정보를 참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시설의 이름이 정확하지는 않으며, 구체적 위치 역시 파악하진 못했다고 밝혔다.
북한에서 '강성 대국' 등 '강성'이라는 표현이 흔히 쓰이고, '강선'이라는 지명 역시 하나가 아니라는 점에서 ISIS가 제시한 이름이 일종의 암호거나 시설의 이름 자체가 수시로 바뀌는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역시 미국의 정보 당국 소스를 인용한 더 디플로맷의 보도가 사실일 경우 미 정보 당국이 강선 핵시설에 대한 추가적인 정보활동을 통해 최종 결론을 내렸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강선 핵시설이 평양 인근 천리마 구역에 위치한 것은 인상적이다. 더 디플로맷이 지목한 위치는 평양과 남포를 연결하는 고속도로에서 불과 1㎞가량 떨어져 있는데, 북한이 핵 개발 초기부터 관련 시설의 신속하고 원활한 가동을 위해 이곳에 입지를 결정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의 비밀 핵시설에 대한 설득력 있는 정보가 추가로 공개됨에 따라 북한의 인정 및 신고 여부가 향후 비핵화 대화의 양과 질이 결정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에 대한 부담을 안고 있다. 미 조야 곳곳에서 회의적인 입장이 나오고, 북한과 만날 때마다 관련 압박을 제기하면서 회담의 판을 깨지 않는 고도의 수가 필요한 상황이다.

북한의 입장에서도 비밀 핵시설의 공개를 최소화하며 미국과의 협상을 타결해야 하는 묘수가 필요하다. 관련 정보가 제기되고, 의혹이 불거질수록 북한 역시 코너에 몰리는 것은 마찬가지다. 적절한 시점에 북한이 일부 비밀 핵시설의 존재를 인정하며 '딜'을 시도하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이날 보도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지난 6~7일 방북 당시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에게 비밀 핵시설의 존재를 인정하고 관련 시설의 신고를 추궁했다고 보도했다. 김 부위원장은 관련 추궁을 부인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더 디플로맷의 보도는 폼페이오-김영철의 담판 이후 열흘 만에 나온 것이다. 일각에서 미국이 직접 담판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언론을 이용해 북한에 대한 '정보 압박'을 가하는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북한의 입장은 조만간 개최가 예상되는 북미 '워킹 그룹' 회담을 통해 확인될 가능성이 있다.

북미는 지난 고위급 회담 이후 한국전 사망 미군 유해 송환 논의 외에 비핵화와 관련해서는 이렇다 할 대화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양측은 성 김-최선희가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워킹 그룹' 첫 만남에서 고위급 회담의 논의 사항 및 이후 전개된 상황이 반영된 양측의 입장을 포괄적으로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서 북한이 비밀 핵시설에 대한 전향적 입장을 보일 경우 한반도 비핵화 및 종전선언 논의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돼 협상 결과가 주목된다.


seojib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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