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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이익비중 70% 훌쩍, 삼성전자 '편중 리스크'

[위기의 삼성②]1Q 반도체 이익비중 74% "호황지속은 불투명"
4대 제품 중 스마트폰·가전·디스플레이 中 맹공에 고전

(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 2018-06-21 10:01 송고
편집자주 삼성 안팎에서 똬리를 튼 '위기론'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슈퍼 호황'에 연이은 사상 최대 실적을 새로 쓰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역설적이다. 그룹 전체적으론 삼성전자, 전자 내부에선 반도체 부문의 '쏠림·착시' 현상이 위기론의 실체다. 반도체·스마트폰·가전·디스플레이 등 삼성전자 주요 사업부문은 '제조 굴기'를 천명한 중국 정부와 제조업체의 협공에 처해 있다. 지난 1년의 경영 공백을 메우기 위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인공지능(AI)과 자동차 전장사업 등 새 먹거리 발굴에 올인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삼성이 직면한 리스크와 위기 해법을 진단해 본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삼성전자의 반도체 '편식'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창사 이래 최대인 연매출 240조원, 영업이익 54조원의 금자탑을 쌓았다. 전체 영업이익의 65%를 반도체 부문에서 쓸어 담았다. 전문가들도 예상치 못한 메모리 반도체의 '장기 초호황' 덕분이다. 삼성전자는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분야 세계 1위 기업이다. 

문제는 반도체 '쏠림'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2013년 18.7%에 불과했던 반도체 사업부 이익 비중은 2015년 48.4%, 2017년 65.6%로 커진 데 이어 올해 1분기 74%까지 올라왔다. "없어서 못 판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공급이 부족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가격이 상승했다.
반도체 호황의 지속 여부도 최대 관심사다. 전문가들도 쉽게 예측하거나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제조업 굴기'를 선언한 중국 업체들의 D램, 낸드플래시 양산이 본격화되는 2019년부터 공급 초과로 시장이 내리막길을 걸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중국 기업의 추격과 함께 삼성전자는 중국 정부의 노골적인 '견제'에도 직면해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삼성전자를 포함해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모바일 D램 제조사를 대상으로 가격 '담합' 여부를 조사했다. D램 가격 인상으로 커진 자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원가 부담을 줄이려는 규제당국의 시장 개입이란 분석이 많다. 

반도체와 달리 '제자리걸음'에 그친 스마트폰, TV 등 세트사업 부문의 부진에 대한 우려도 많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영업이익 비중 증가는 역으로 TV와 스마트폰의 수익성 이 악화됐다는 뜻이다. 2013년 삼성전자 IM(IT모바일) 부문의 영업이익(25조원)은 전체 이익의 68%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5년 후인 지난해 말엔 22%로 쪼그라들었다. CE(소비자가전)부문의 이익 비중 역시 같은 기간 4.5%에서 3.1%로 1.4%포인트 감소했다.
'갤럭시'라는 독자브랜드로 수년간 세계 1위 자리를 지켜온 스마트폰 사업의 위기는 지난해부터 감지됐다. 성숙기를 맞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수요 둔화와 중국산 중저가폰의 급속 확산으로 삼성전자에 위기가 찾아온 것이다. 카메라, 인공지능(AI) 등 스마트폰 스펙의 '상향평준화'로 차별점을 내세우기도 쉽지 않다.

스마트폰 출하량은 지난해 1분기 8000만대에서 4분기에는 7400만대로 7.5% 감소했다. 그나마 지난 1분기에 7850만대를 출하해 전분기 대비 6.1% 증가했으나 여전히 분기당 출하량은 8000만대를 밑돈다. 연간 스마트폰 판매량이 3억대 밑으로 추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TV 명가'인 일본 소니를 제치고 따낸 TV 사업부 세계 1위 자리도 위태롭긴 마찬가지다. 10여년전 '카피캣'으로 평가절하했던 중국의 하이얼, TCL 등은 정부 지원과 거대한 내수시장을 등에 업고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위협하는 위치까지 올라섰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수량기준 2016년 21.6%였던 삼성전자의 글로벌 TV 점유율은 지난해 20%까지 하락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반도체 초호황으로 유례없는 실적을 기록했지만 스마트폰과 TV 등 다른 사업부문의 경쟁력 저하에 대한 위기의식이 삼성전자 안팎에서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며 "기존 사업을 재점검하는 동시에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안정적인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걸린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는 모습/뉴스1 © News1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걸린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는 모습/뉴스1 © News1



sho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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