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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주간전망]美·유럽·日 중앙은행 '합동신호' 주목

(서울=뉴스1) 양재상 기자 | 2018-06-17 06:00 송고 | 2018-06-17 13:41 최종수정
월스트리트. © AFP=뉴스1
월스트리트. © AFP=뉴스1

상황이 종료됐다고 말하기엔 아직 이르다. 지난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발표는 끝났지만, 시장은 추가로 나타날 신호를 기다리며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지난주 연준은 매파적 기조를 강화했다. 금리 인상을 결정하고, 올해 2회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반면 ECB는 올해 말까지 채권매입 프로그램(QE)을 종료하겠다고 밝히면서도 금리가 "최소한 내년 여름 내내" 동결될 것으로 예상해 비둘기적 입장을 드러냈다.
이 상황에서 이번주 ECB 중앙은행 포럼이 주목을 받고 있다. ECB는 '여름 내내'라는 애매한 표현을 사용하면서까지 정책의 유연성을 드러내려했기에,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이번 포럼에서 추가 신호를 내보낼지 관심이 쏠린다.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금융시장과 이머징마켓 중앙은행들의 반응도 이번주 중요한 이슈다.

이번주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에서 감산합의 완화가 이뤄질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 12일 OPEC은 세계 석유 과잉재고가 소멸했지만, 여전히 올해 하반기 시장 전망은 매우 불확실하다고 월간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미국의 이란 제재, 베네수엘라 경제위기 등의 요인으로 산유량이 급감한 가운데, OPEC이 공급 감소분을 메우기 위해 증산을 단행할지 주목된다.

1. ECB 중앙은행 포럼
오는 18일부터 3일 동안 포르투갈 신트라에서는 ECB 중앙은행 포럼이 열린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지금 상황은 많이 달라졌다. 지난 14일 ECB는 QE를 올해 말까지 종료할 것이라며 시장에 경고를 날렸다. 한편으로는 내년 여름 내내 저금리를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다. 그 영향으로 국채 시장과 증시가 호조를 나타낸 반면, 유로화 가치는 급락했다.

1년 전으로 시간을 되돌려보면, 당시 드라기 총재는 신트라에서 참석자들에게 디플레이션 요인이 인플레이션 요인으로 대체됐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자 시장은 ECB가 그동안 유지해온 초완화정책기조가 바뀔 수도 있다는 생각에 경계감을 드러냈다.

ECB의 QE 종료가 가시권에 들어왔지만, 지난해 발생했던 긴축발작은 이번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지난주 이탈리아 국채는 2012년 9월 이후 최고의 호조를 나타냈다. 그러나 사람들은 여전히 이번주 신트라에서 나올 연설에 집중하고 있다. 유럽 성장세가 둔화할 조짐이 나타나면 QE 종료로 향하는 경로가 복잡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는 22일 발표되는 6월 유로존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도 향후 상황을 판단할 근거를 제공할 수 있다.

게다가 이번 신트라 포럼은 중요도가 큰 행사다. 드라기 총재를 비롯해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총재가 참석한다. 이들은 모두 지난주 중앙은행 통화정책회의로 주목받았다. 반면 마크 카니 영란은행 총재는 이번 포럼에서 연설하지 않는다. 영란은행은 오는 21일 통화정책회의를 개최한다. 금리 변경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2. 터키 대선

오는 24일 대선을 앞두고 몇 가지 요인이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을 골치아프게 만들고 있다. 대통령으로서의 권력을 강화해 경제 및 통화정책을 쥐락펴락하기를 원하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은 1차 투표를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 탓이다. 심지어 집권여당인 정의개발(AK)당도 의회 다수당 지위를 뺏길 위험에 처했다.

게다가 터키 리라화 가치는 사상 최저 수준을 향하고 있다. 중앙은행이 금리를 425bp(1bp=0.01%p) 인상하는 등 조치를 취했지만, 추세는 바뀌지 않았다.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달러화는 강세를 나타내고 있고, 때문에 리라화의 수난은 지속될 전망이다. 리라화 약세는 두자릿수 인플레이션 문제를 악화시키는 확실한 요인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15년 임기를 지내는 동안의 업적으로 경제 성장을 내세우고 있지만, 여기에도 경고음이 나타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터키의 경제성장률은 7.4%에 이른 상태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편에 속한다. 그러나 차입비용도 급등했다. 터키 국채 시장에서 정부는 10년물 국채의 이자로 16%를 지급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 비해 500bp 높아진 수준이다.

이는 향후 급격한 성장 둔화를 암시할 수도 있다. 터키가 나타내는 높은 성장률의 대부분은 신용에 기반했기 때문이다. 터키의 신용규모는 전년대비 20% 팽창했다. 터키 내 대규모 부채를 안고 있는 기업과 은행은 이미 곤경에 처한 상황일 수도 있다. 자신을 "금리의 적"이라고 지칭했던 에르도안 대통령 입장에서는 추가 금리 인상과 성장 둔화를 용인할 경우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일단 그는 선거에서 이겨 최소한 2차 투표에 진출해야 한다.

3. OPEC, 석유 감산합의 재검토

OPEC을 비롯해 석유 감산합의에 참여했던 국가들은 오는 22~23일까지 오스트리아 빈에 모여 공급 정책을 재검토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유가를 두고 OPEC을 비난해왔고, 그에 따라 증산을 요구하는 정치적 압박이 나타났다. 지난해 유가는 60% 가까이 올랐다.

주요 산유국들의 의견은 분열된 상태다. 러시아는 상당한 규모의 증산을 원하고 있고, 사우디아라비아는 소규모 증산을 선호한다. 이란, 이라크, 베네수엘라 등 기타 산유국들은 감산합의가 그대로 유지되길 바란다.

그러나 대부분의 석유시장 관찰자들은 올해 말까지는 증산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 협상에서 주목할 부분은 증산 규모, 시기, 진행 계획이다. 회원국 모두의 동의 하에 증산이 이뤄질지, 사우디와 러시아가 여타 회원국의 지지 없이 증산을 밀고 나갈지 여부도 주목된다.

이를 두고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 13일 발표된 월간 보고서에서 "이란과 베네수엘라의 공급 격차가 메워져도, 내년 시장은 균형을 맞추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유가는 국가간 마찰에 취약해져 상승 압박을 받을 수 있다. 여유 생산능력을 지난 소수의 산유국들이 여력을 좀 더 쥐어짜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4. 이머징마켓 통화정책회의

이번주에는 브라질, 멕시코, 타이완, 필리핀, 태국, 헝가리 등의 중앙은행이 통화정책회의를 연다. 현재 이머징마켓의 통화는 달러화 강세로 크게 타격받고 있다. 이 상황에서 중앙은행들의 향후 정책과 관련 발언은 중요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중앙은행들의 즉각적인 정책 변화를 예상하지는 않는다. 다만 멕시코와 필리핀의 중앙은행들은 깜짝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도 있다. 중앙은행들 중 상황에 대응할 정책이 준비된 곳은 어디일지, 이들의 표현은 어떠할지가 회의 내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리라 예상된다.

브라질 금융시장은 앞으로 일년 간 금리가 2.5%포인트 인상될 것이라는 예상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멕시코의 경우 동기간 75bp 오를 것이라는 예상이 시장 가격에 반영돼 있다. 태국과 타이완은 올해 1~2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 헝가리 중앙은행도 비둘기적 기조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헝가리 포린트화 가치가 급격한 약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5. 美 은행 스트레스 테스트

지난해 6월 미국 은행들은 연준의 연간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과했다. 그 결과 자사주 매입(바이백)과 배당금 인상이 가능해져 은행주는 급등했다. 그러나 이번주 발표될 올해 스트레스 테스트의 결과는 지난해와 같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 들어 지금까지 대규모 미국 은행들은 소규모 지역 은행들에 비해 뚜렷한 약세를 나타냈다. 일부는 완충 자본을 조성해 주주 환원을 늘렸지만, 이것만으로 대규모 은행들이 다시 회복해 앞서갈 것이라 예상하는 애널리스트들은 거의 없다.

대규모 은행의 실적에 압박을 주는 큰 요인으로는 수익률곡선 평탄화, 대출성장세 부진이 꼽힌다. 상황은 조만간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상공업 대출 성장률에 대한 최근 연준 자료에 따르면, 소규모 은행의 상공업 대출 성장률이 연간 6.7%에 달했지만 대규모 은행의 연간 성장률은 2.4%에 그쳤다.

은행 순이익률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인 미국 국채 수익률곡선은 연준이 금리를 올린 이래 평탄화를 거듭했다. 미국 2년물과 10년물 국채 수익률 간 스프레드는 40bp(1bp=0.01%p)에 못미치고 있으며, 약 11년 만에 가장 작은 수준으로 줄었다.

다음은 이번 주에 예정된 주요 경제지표와 이벤트다.

◇6월18일(월): 日 5월 무역수지, 獨 6월 분데스방크 월간보고서, 美 6월 주택건설업협회(NAHB) 주택시장지수, 美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연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연설, 美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연설, 中 '단오절'로 금융시장 휴장

◇6월19일(화): 4월 유로존 경상수지,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 연설, EU 4월 건설생산, 美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연설, 美 5월 주택착공ㆍ건축허가건수, 美 미국석유협회(API) 주간 원유재고(~15일), 英 영란은행(BOE) 금융정책위원회(FPC) 정례회의

◇6월20일(수): 일본은행(BOJ) 금융정책 결정회의 의사록 발간, 獨 5월 생산자물가지수(PPI), 美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 의회 증언,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ㆍ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ㆍ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ㆍ필립 로우 RBA 총재 패널 토론, 美 5월 기존주택판매, 美 에너지정보청(EIA) 주간 원유재고(~15일), 태국 기준금리 결정

◇6월21일(목): 브라질 기준금리 결정, 스위스 기준금리 결정, 필리핀 기준금리 결정, 노르웨이 기준금리 결정, 英 BOE 기준금리 결정, 英 BOE 통화정책위원회 의사록, 美 주간 신규실업수당 신청건수(~16일), 美 6월 필라델피아 연은 제조업지수, 美 4월 연방주택금융청(FHFA) 주택가격지수, 美 5월 경기선행지수, 美 전미은행가협회(ABA) 경제자문위원회 경제전망, 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유로그룹) 회의, 英 필립 해먼드 영국 재무장관ㆍ마크 카니 BOE 총재 연설, 대만 기준금리 결정

◇6월22일(금): 멕시코 기준금리 결정, 日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日 6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 유럽투자은행(EIB) 연례 이사회, 獨 6월 PMI(잠정치), 6월 유로존 PMI(잠정치), 英 Q2 BOE 분기보고서, 美 6월 서비스업 PMI(잠정치), 美 6월 제조업 PMI(잠정치), EU 재무장관 회의(ECO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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