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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작없던 게임사 '엔드림' 500억 투자유치…무슨 일이?

신작 창세기전 기대감…中·대형사에 밀려 기존 게임개발사 대부분 쇠락

(서울=뉴스1) 이수호 기자 | 2018-06-14 15:00 송고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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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년째 흥행작을 내지 못하고 있는 중소 게임개발사 엔드림이 위메이드 등 8곳에서 500억원이 넘는 투자금을 유치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 엔드림은 위메이드와 알펜루트자산운용, 키움 신기사 투자조합, 에스비아이인베스트먼트, 대신증권 등 8곳에서 515억원을 유치했다고 밝혔다. 각 사별 구체적인 투자액과 지분비율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엔드림은 조성원 조이시티 대표가 설립한 모바일게임 개발사로 최근 '오션 앤 엠파이어'와 '캐리비안의 해적 전쟁의 물결'을 개발했지만, 넷마블과 넥슨 등 대형게임사에 밀려 뚜렷한 성과를 내진 못했다. 지난해 매출은 107억원, 영업이익은 4억원에 불과했다. 2016년에는 5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다.

다만 올해는 '창세기전' 지식재산권(IP) 기반의 모바일신작 개발이 진행돼 업계의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창세기전'은 1990년대 후반에 출시된 국내 1세대 PC온라인게임으로 국내 PC게임의 태동기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투자 역시 '창세기전'이라는 대작 출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마땅한 게임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국내 게임투자사들의 현실도 반영됐다는 평가다. 
불과 수년전만해도 대형게임사를 받쳐주는 수십여개의 중소·중견게임사들이 버티고 있었지만 대부분 대형게임사에 흡수되거나 중국자본에 밀려서 사라졌다. 

실제 넥슨은 '히트'를 개발한 넷게임즈를 인수하는데 1000억원의 거액을 쏟아부었다. 국내 게임개발진들이 대부분 넥슨과 엔씨소프트, 넷마블 또는 중국개발사로 떠나 100명 단위의 실력을 갖춘 게임개발사를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엔드림은 중소 게임개발사로는 드물에 150명에 달하는 개발진이 그간의 흥행부진에도 퇴사하지 않고 잔류하고 있는데다, 과거 '군주'를 비롯해 여러차례 PC온라인 대작을 개발한 김태곤 상무가 게임개발을 총괄하고 있어 '핫'한 개발사 지위를 유지해왔다. 

투자사 입장에선 대형사와 중국게임사들에 밀려 신작 게임이 지지부진한 시장 상황에서 나름 믿을만한 투자처를 발견한 것이다. 특히 조이시티는 지난 3월 네시삼십삼분(4:33)의 대표를 지냈던 박영호씨를 각자대표로 영입하면서 내재적 가치를 더욱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박 대표는 과거 한국투자파트너스의 투자심사역으로 재직하면서 카카오와 펄어비스, 더블유게임즈의 투자를 맡아 대박 사례를 일군 투자전문가다. 그간 꾸준히 히트작을 발굴해온 박 대표의 존재감을 믿고 500억원에 달하는 거액이 몰린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실력을 갖춘 중소·중견 게임개발사들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개발을 이어온 엔드림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같다"면서 "조이시티가 창세기전 IP의 성공 기대감이 반영되도록 외부 IR를 잘한 것같다"고 평가했다.


lsh5998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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