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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김정은이 트럼프를 갖고 놀았다"

"북미회담서 노련하게 압도…트럼프 귀국후 약속 뒤집을 수도"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2018-06-13 10:44 송고 | 2018-06-13 11:31 최종수정
FT 갈무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압도했다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북한은 합의문에 'CVID(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명기하지 않으면서도 한미합동군사훈련 중지라는 성과물을 얻어냈다며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노련하게 압도했다(outmanoeuvre)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상상도 못했을 선물보따리를 풀어 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합동군사훈련 중지를 비롯해 양국간 평화협정이 조만간 체결될 것이며, 3만 명의 주한미군이 지금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북미 합의문은 CVID도 포함되지 않았을뿐 아니라 북한에 있어 북한의 비핵화가 아니라 한반도의 비핵화를 의미할 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 유해 송환과 미사일 엔진 실험장 파괴 등을 성과로 꼽았다. 이것은 북한에게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함께 비핵화가 될 때까지 대북 경제제재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대북 경제 제재는 이미 해제 조짐이 보이고 있다. 중국 정부가 북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대북제재 완화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나섰기 때문이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북미정상회담 직후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따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는 제재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며 "대북 경제 제재 완화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가장 큰 무역파트너인 중국이 대북 제재에서 빠지면 유엔의 대북제재 효과는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북한은 무역의 85%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앞으로 마음을 바꿔 대북 경제제재를 실시하려 해도 중국은 더 이상 동참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제 대북 경제 재제는 그 동력이 크게 떨어졌다고 봐야 한다.

특히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합동군사훈련이 너무 비용이 많이 들고 너무 도발적이라며 중지를 하는 한편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주한미군 철수를 고려할 수 있다는 발언에 크게 고무돼 있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서 중국의 가장 큰 목표는 주한미군 철수이기 때문이다.

CVID 등 확실한 비핵화 없이 미국이 북한의 체제를 보장해주는 것은 북한이 가장 선호하는 시나리오다.

미국의 체제 보장은 한국과 중국 등 한반도 주변국들로부터 경제개발 종잣돈이 들어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북한에게 있어 최상의 시나리오는 핵을 보유한 채 경제개발을 추진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귀국 후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그가 한 약속을 뒤집을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가지고 놀았으며, 김 위원장은 세계에 영리한 협상가임을 과시했다.


sino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