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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대법원 "북아일랜드 낙태금지법 反인권"

소송은 기각…법안 완화여부는 의회의 손으로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2018-06-07 21:57 송고
북아일랜드 벨파스트 시청 앞에서 28일(현지시간) 낙태 허용을 촉구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 AFP=뉴스1

영국의 대법원이 7일(현지시간) 북아일랜드의 엄격한 낙태금지법이 유엔 인권보호협약과 양립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소송 자체는 기각돼 낙태 규정 완화 여부는 영국이나 북아일랜드 의회의 손에 달리게 됐다. 

AFP통신에 따르면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곤 낙태를 허용하지 않는 북아일랜드의 엄격한 낙태금지법과 관련, 영국 대법원 재판관 7명 중 4명은 이 법안이 인권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낙태금지법 수정을 위해 소송을 제기한 북아일랜드 인권위원회(NIHRC)가 제소할 권리가 없다고 판단, 소송 자체에 대해서는 기각 판결을 내렸다. 영국 대법원은 "이러한 경우 법원은 이번 사건이 (인권 법과) 양립할 수 없다는 선언을 내릴 사법권을 갖지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아일랜드가 국민투표를 통해 낙태금지를 규정한 헌법 조항을 폐지하기로 함에 따라 이웃 북아일랜드에서도 낙태허용 요구가 크게 힘을 얻었다.

북아일랜드는 영연방에서 유일하게 낙태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는 지역이다. 영국은 임신 24주 내 낙태를 허용하며 그 이후에도 예외 사유에 따라 낙태가 가능하다.

하지만 북아일랜드는 임신부가 생명의 위협에 처하는 등의 극히 예외적인 규정을 제외하고는 성폭행이나 근친상간, 태아의 기형에도 낙태를 불허하며 이를 어길 경우 최고 종신형까지 처할 수 있다.

영국 대법원의 소송 기각에 따라 북아일랜드 낙태 금지법 완화 여부는 영국·북아일랜드 의회에 의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테리사 메이 총리는 시민들의 요구와 정치적 이익 사이에서 골머리를 앓을 것으로 보인다.

북아일랜드 의회에도 이미 관련 법안이 발의돼 있다. 하지만 메이 총리는 북아일랜드 기반 민주연합당(DUP)의 반발을 우려, 낙태금지 규정 폐지 국민투표에 소극적 태도를 보여왔다.

DUP는 낙태 허용을 반대하는 강경 보수 정당으로 지난해 총선에서 과반을 넘지 못한 메이 총리가 보수당 집권 유지를 위해 연정을 구성한 정당이다.


seungh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