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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 평양 진출?…北 '고기겹빵 체인점' 있다

평양에 30여개 햄버거 가게…성황리에 영업중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2018-06-07 16:31 송고 | 2018-06-07 22:28 최종수정
오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미정상회담은 ‘햄버거 정삼회담’이라고 불러야 할 판이다.

이미 싱가포르의 한 호텔이 북미정상회담을 기념하기 위해 트럼프-김정은 햄버거를 내놓는 등 유독 햄버거와 관련된 일화가 많기 때문이다. 
햄버거가 화두가 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캠페인 기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햄버거를 먹으며 북핵과 관련,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고 싶다고 말한 것에서 비롯됐다.

당시 호사가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어린 시절을 스위스에 보냈기 때문에 그도 햄버거를 즐길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아이디어에 추임새를 넣어 주었다.

이후 싱가포르에서 정상회담이 결정되자 싱가포르 한 호텔이 트럼프-김정은 햄버거를 내놓았다.
로열 플라자 호텔이 내놓은 트럼프-김정은 햄버거 - SCMP 갈무리
로열 플라자 호텔이 내놓은 트럼프-김정은 햄버거 - SCMP 갈무리

로열 플라자 호텔 주방장은 7일 북미정상회담을 기념하기 위해 트럼프-김정은 햄버거를 개발, 8일부터 판매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 햄버거는 미국과 한국의 요소를 적절히 결합했다. 닭고기 패티 위에 김치를 얹었다. 그리고 햄버거를 미국의 성조기와 북한의 인공기로 장식했다. 부식으로 프렌치 프라이 이외에 김밥을 곁들였다. 가격은 정상회담이 열리는 12일을 기념해 12 싱가포르달러(약 9600원)로 책정했다.

햄버거가 이토록 화제가 되자 호사가들은 이번 북미정상회담이 실패해도 맥도날드 체인이 평양에 입성하는 것은 확실하다는 우스갯소리를 하고 있다.

그런데 북한에 이미 ‘고기겹빵(햄버거) 체인’이 들어서 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7일 보도했다.

지금은 북한에서도 햄버거라고 하면 다 알지만 햄버거가 북한에 처음 들어갔을 때, 북한에서는 이를 ‘고기겹빵’이라고 불렀다.

북한에 햄버거를 처음 소개한 인물도 싱가포르인이다. 미국이 회담 장소로 싱가포르를 제시했을 때, 북한이 곧바로 오케이한 것은 싱가포르에 북한 대사관이 있을 정도로 북한과 싱가포르는 좋은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었다.

삼태성 직원들과 함께 찍은 사진. 가운데 남성이 패트릭 서  - SCMP 갈무리
삼태성 직원들과 함께 찍은 사진. 가운데 남성이 패트릭 서  - SCMP 갈무리
  
싱가포르인인 패트릭 서는 지난 2008년 북한에 처음 갔다. 요식업자인 그는 햄버거가 없는 것에 착안, 북한에 햄버거 체인점을 내기로 하고 북한당국과 접촉해 체인점을 열게 됐다.

당시는 김정일 위원장이 집권하고 있었기 때문에 햄버거란 단어 대신 ‘고기겹빵’이라는 단어를 썼다.

이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집권한 뒤 북한식 개혁개방을 추진하자 고기겹빵의 수요는 급속히 늘었다. 

이후 체인점은 급속하게 늘어 지금은 평양에 30개 이상의 체인점이 있다. 평양에서 이 체인 점을 ‘삼태성(三台星)’이라고 부른다.

삼태성에서 주문을 하고 있는 북한 주민들 - SCMP 갈무리
삼태성에서 주문을 하고 있는 북한 주민들 - SCMP 갈무리

미국의 맥도날드가 평양에 진출해도 원조는 되지만 최초는 이미 놓친 것이다. 

패트릭 서는 북한에서 사업을 하기가 너무 쉬웠다고 회고했다. 북한은 임대료가 필요 없기 때문이다. 직원 고용도 모두 공산당에서 알아서 해 주었다고 밝혔다.

삼태성 식당은 유로와 달러만 받는다. 햄버거는 1.90유로, 통닭은 3유로 정도를 받는다. 10년 동안 가격 변화가 없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도 자신의 레스토랑 체인에 들른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북한의 인텔리들은 모두 영어를 배우며, 특히 젊은 층들은 미국식 액센트의 영어를 구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이 아버지보다 훨씬 진보적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금 북한 대부분 사람들이 휴대폰과 태블릿PC 등을 쓴다고 전했다. 자신이 처음 북한을 방문했을 때는 휴대폰을 압류당했지만 지금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의 분위기가 개혁개방으로 확실히 나아가고 있다는 점"이라며 "북한이 개혁개방으로 나오는 것을 적극 도와주고 싶다"고 말했다.


sino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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