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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경유한 北김영철, 中과 접촉?…변수 가능성은

북중러 접촉 경계한 트럼프 자극 우려 비공개 접촉
9일 SOC 정상회의 폐막 뒤 북중러 3자 회담이 변수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2018-06-04 13:42 송고 | 2018-06-05 10:30 최종수정
김영철 북한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이 1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을 방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면담을 마친 후 악수하고 있다. 2018.6.2 AFP/뉴스1 © AFP=뉴스1
김영철 북한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이 1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을 방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면담을 마친 후 악수하고 있다. 2018.6.2 AFP/뉴스1 © AFP=뉴스1

미국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북한으로 들어가기 전 중국 측과 접촉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 부위원장은 3일 오후(현지시간) 중간 경유지인 베이징 서우두공항에 도착해 주중 북한대사관에서 하루 머문 뒤인 4일 정오쯤 고려항공 평양행 항공편에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 부위원장이 이날 오전쯤 중국 측 인사와 비공개 접촉을 통해 방미 결과를 공유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앞서 지난달 29일 미국으로 갈 때도 경유지인 베이징에서 중국 측과 접촉했다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당시 중국 외교부는 이와 관련해 "제공할 정보가 없다"고 답을 피했다.

북중 접촉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잇단 북중간 접촉에 불쾌감을 계속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중국 다롄에서 열린 북중 정상회담을 언급하며 "회담 뒤에 북한의 태도가 바뀌었다. 그래서 나는 그걸 좋은 회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기분이 좋다고 말할 수 없다"고 '중국 배후론'을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뿐 아니라 북러간 접촉도 경계하고 있다. 그는 지난 1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이 방북해 북러 정상회담 개최를 합의한 것과 관련해 "어제 있었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러시아 측의 만남이 싫었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김 부위원장이 중국 측과 접촉해 방미 결과를 공유하는 모습이 연출되면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할 공산이 크다. 이에 김 부위원장이 공개적으로 나설 가능성은 낮게 점쳐진다. 

하지만 중국은 대미 협상 지렛대이기도 하기 때문에 북한은 어떤 식으로든 방미 결과를 중국과 공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남북미 3자 정상회담을 통한 '종전선언'에 중국이 빠지는 것과 관련해 북한이 중국을 달래는 작업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치적 선언에 불과한 종전선언에는 한발 물러나 있더라도 한미 전략 자산 철수나 주한 미군 문제 등과 같은 이해관계가 엮인 평화협정에는 중국이 참여하는 방향으로 설득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 역시 비핵화 등 한반도 문제에 있어 역할론을 계속 주장하고 있어 남북미 주도의 한반도 정세에 불만을 제기할 수 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일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중국은 핵이 없고 평화롭고 번영하는 신시대를 여는 데 적극적인 공헌을 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남북미 간) 종전선언 논의가 속도감 있게 진행되고 있어 중국이 현실적으로 개입할 명분과 시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면서도 "중국은 한반도에서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북미 정상회담 직전인 9~10일 칭다오에서 열리는 (중국·러시아 주도의) '상하이협력기구(SOC) 정상회의' 폐막 뒤 북중러 3자 정상회담이 열리느냐가 중국 개입 여부를 판단할 마지막 시금석이자 북미 정상회담의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letit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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