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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문재인과 친한 FBI인데"…수억 챙긴 보이스피싱 징역형

CIA·FBI 사칭하고 '비밀사업' 꼬드겨 거액 뜯어내
대통령·반기문 지인이라고 속여 1억여원 챙기기도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2018-06-02 06:00 송고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미국 FBI 첩보원을 사칭하거나 자신이 반기문 전 UN총장과 문재인 대통령의 지인이라고 속여 수억대 부당이득을 가로챈 60대 남성에게 법원이 징역형을 선고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3단독 최지경 판사는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손모씨(63)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배상금 3억5172만여원을 명령했다고 2일 밝혔다.
손씨는 자신을 미국 CIA 국장이나 IMF 총재, 미국 FBI 전 국장과 소통하는 첩보원이라고 사칭, 미국 첩보기관의 비밀사업에 투자하면 거액의 수익을 주겠다고 속여 3억4000만여원의 금품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손씨는 또 자신이 IMF 총재나 반기문 전 UN사무총장, 문재인과 절친한 사이라고 속인 뒤 '반기문·문재인 기금 펀드'에 투자하면 수익을 내주겠다고 거짓말하는 수법으로 1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도 받았다.

손씨는 인터넷 전화 프로그램인 '스카이프'를 통해 미국 CIA 국장 존 브레넌과 IMF 총재 크리스틴 라가르드, 미국 FBI 전 국장 제임스 코미 등을 사칭하는 해외투자사기조직과 접촉해 조직원이 됐다.
사기조직 일당은 피해자 A씨에게 접근해 자신을 FBI 전 국장이라고 사칭하고 "FBI가 북경에서 한국으로 금괴를 들여오는 사업을 하고 있는데 4만달러를 투자하면 200만 달러의 수익금을 주겠다"고 속였다.

A씨가 거짓말에 속아 넘어가면 손씨가 나섰다. 그는 "코미 국장의 금 거래는 사실이다"라며 A씨를 안심시키고는 "지금 금괴가 인천공항으로 이송됐는데 3만 달러를 더 보내라"며 추가 투자금을 받아냈다.

손씨는 이런 방법으로 지난해 5월부터 3개월에 걸쳐 총 3억4100만원 상당의 금액을 받아냈다.

손씨의 거짓말은 그치지 않았다. 그는 다시 A씨에게 "나는 IMF 총재와 반기문 전 UN총장, 문재인 대통령과 잘 아는 사이"라고 거짓말하면서 "반기문·문재인 펀드가 있는데 여기에 투자하면 수익을 내주겠다"고 속였다.

손씨에게 또 속은 A씨는 세 차례에 걸쳐 1억600여만원을 보냈다.

최 판사는 "손씨가 가로챈 피해액이 전혀 회복되지 않았고 손씨는 이 중 5000만원 상당을 이미 소비했다"고 판시하면서도 "A씨도 허황된 욕심으로 상식에 어긋나는 거짓말에 속아 넘어갔다"고 꼬집었다.

이어 "A씨에게 금원을 편취하는 것임을 알면서 적극적으로 그를 기망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dongchoi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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