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뉴스1 주최로 열린 '한국미래포럼(KFF) 2018'에서 참석자들이 강연을 경청하고 있다.  2018.5.30/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AI와 블록체인 등 지능화된 첨단 기술이 전통적인 사회 시스템을 근본부터 흔들고 있다. 받아들일 것인지, 도태할 것인지 한국 사회도 갈림길에 섰다.

30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한국미래포럼(KFF) 2018'에 참석한 각 분야의 세계적인 전문가들은 AI, 블록체인, 스마트시티 기술로 변화할 미래사회에 대해 다양한 방향을 제시했다.이날 <뉴스1>이 유엔미래포럼과 함께 주최한 KFF 2018은 '스마트 사회가 시작된다'(START SMART SOCIETY)를 주제로 열렸다. 행사에는 산학연 전문가로 구성된 연사들을 비롯해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자유한국당 김문수, 바른미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등 정관계 인사와 산업계 및 학계 관계자 350여명이 참석했다.

이백규 뉴스1 대표는 환영사를 통해 "사람과 사물이 소통하는 스마트 사회가 바로 눈앞에 있다"며 "스마트 사회는 궁극적으로 인간의 삶이 쾌적하고 효율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생태계 조성에 목적이 있다"고 이번 행사의 의의를 밝혔다.

유 장관은 축사를 통해 차세대 통신 기술인 5G(세대) 이동통신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해 4차 산업혁명을 견인하고 국민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4차 산업혁명이 산업과 사회 각 부문에 올바르게 파급될 경우 각 분야의 생산성을 높이고 누적돼 있던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서울시장 후보들도 AI,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첨단 기술을 적극 활용해 '스마트 서울'을 구축하겠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

박원순 후보는 "AI와 로봇, 블록체인은 미래가 아닌 현재 우리 앞에 다가온 현실"이라며 "누가 서울시장이 되더라도 서울시를 세계 최고의 미래도시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문수 후보는 "이번 포럼은 우리의 미래가 어떻게 돼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자리"라며 "다른 후보들과 손잡고 미래를 함께 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안철수 후보는 "기술보다 데이터의 가치가 더 커지고 있다"며 "빅데이터를 모을 수 있는 인프라를 마련해 서울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앞서가는 글로벌 도시로 거듭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30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뉴스1 주최로 열린 '한국미래포럼 2018'에서 남북정상회담 이후 급변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와 새로운 시작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2018.5.30/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북미정상회담, '비핵화-체제보장' 동시 해법 찾아야"

남북정상회담과 판문점 선언 이후 한반도는 전에 없던 변혁의 시대를 맞고 있다. 특히 오는 6월12일 예정된 북미정상회담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방식의 성공을 위한 제언'을 주제로 특별세션 연사로 나선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북한의 비핵화 방식으로 거론되는 '트럼프 방식'과 관련해 체제안전 보장과 동시에 단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미국의 신속한 일괄 타결과 북한의 체제안전 보장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제3의 대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로버트 에드윈 켈리 부산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미 정상이 6·12 회담을 통해 대내적 홍보효과를 거둘 순 있겠지만, 비핵화 핵심 사안에 대한 합의를 이루긴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지난 50여년간 핵을 개발해온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북미정상회담은 재앙 정도는 아니지만 성과가 크지 않을 가능성이 70% 정도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벤 괴르첼 싱귤래리티넷 대표가 30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뉴스1 주최로 열린 '한국미래포럼 2018'에서 AI로봇 소피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18.5.30/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AI 로봇 소피아 "북한에 AI 기술 보여주고 싶어"

이날 행사에서 60여가지 감정을 표정으로 표현하는 AI 로봇 '소피아'는 서울시의 '지능형정부 협력봇'에 위촉됐다. 이어 소피아는 "(남북이 통일되면) 북한에 가장 먼저 가서 AI를 보여주고 그들과 함께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고 싶다"면서 "AI 기술을 배우면 남한과의 빈부격차도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소피아의 공동 발명가이자 블록체인 기반의 AI 오픈마켓 '싱귤래리티넷'을 창립한 벤 괴르첼 대표는 "아이들을 가르치고 사람들을 치료하는 AI를 통해 적극적으로 선(善)을 이뤄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다양한 분야의 AI가 서로 결합하고 상호작용하는 개방형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휴보의 아버지' 오준호 KAIST 기계공학과 교수는 "현재 로봇기술 수준은 아직 사람과 상호작용 하기 힘든 단계"라고 진단하며 "로봇이 잘하는 일과 사람이 잘하는 일은 확연히 차이가 있어 여기서 오는 기술적 문제를 해결한다면 로봇과 사람이 상호작용하는 사회가 오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츠무라 미코 에버코인 창립자가 30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뉴스1 주최로 열린 '한국미래포럼 2018'에서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2018.5.30/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블록체인 융합한 혁신서비스에 전 세계 돈·사람 몰린다"

올해 초 투자 열기를 넘어 투기 광풍을 일으키며 논란이 된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은 우리 사회가 새로운 혁신기술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과정에 대해 새로운 고민을 안겨줬다. 정부가 규제와 진흥 사이에서 고민하는 사이 이미 블록체인 기술은 일시적인 현상을 넘어 사회 시스템과 산업 생태계에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마츠무라 미코 에버코인 창립자는 "암호화폐로 몰린 자금과 인재가 최고의 플랫폼을 가진 국가로 옮겨가고 있다"며 "머지 않아 암호화폐 시장은 1800조원(10조 달러)까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그는 "한국과 중국 등 이웃 국가의 고강도 암호화폐 시장 규제로 일본이 여러 경제적 이득을 챙겼다"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역시 여전히 1930년대의 규제 시각으로 암호화폐공개(ICO)를 바라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ICO 성공 전략에 대해 발표한 마이크 코스타케 d10e 및 크라우드멘토 대표는 "암호화폐 시장이 성장하면서 자금을 유치하는 일이 과거보다 훨씬 어려워지고 있고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ICO 이후에도 끊임없이 투자자들과 커뮤니케이션해야 화폐가치가 올라간다"고 조언했다.

암호화폐가 쏟아져 나오며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알 오스터 모바일브릿지 모멘텀 회장은 "전세계적으로 수천여개의 ICO가 진행되고 있지만 이들 중 대부분이 시장에서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내재적 가치를 지닌 코인을 투자자들이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혁신적인 서비스 개발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증강현실(AR)과 블록체인의 융합 사례를 발표한 함 데이비드 스캐넷체인 대표는 "AR 쇼핑 서비스에 블록체인이 결합되면 핵심 콘텐츠를 더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고 광고노출 효과도 높일 수 있다"며 "정보를 찾는 방법과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꿔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인간을 위한 블록체인'에 대해 발표한 맥시미리언 무슬리우스 ECR러시아 전무이사는 "미래 소비를 위해서는 AI를 활용해 더 맞춤화된 서비스가 제공돼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블록체인을 접목해 투명성을 담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위스 스타트업들의 디지털 혁신 사례를 소개한 아리엘 루디 해머팀 대표는 "스위스와 한국처럼 국토가 작고 자원이 부족해 인적 자원이 중요한 나라일수록 혁신을 해서 잠재력을 키워야 한다"며 "기업들은 늘 혁신적인 기술에 호기심을 갖고 비즈니스 모델 개선에 필요한 필요한 기술을 찾아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상백 한국지역정보개발원 글로벌협력부장이 30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뉴스1 주최로 열린 '한국미래포럼 2018'에서 지자체와 한국형 스마트 시티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2018.5.30/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한국형 스마트시티, IoT 플랫폼 기반으로 추진해야"

강상백 한국지역정보개발원 글로벌협력부장은 최근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스마트시티'를 주제로 강연했다. 스마트시티는 5G, 사물인터넷(IoT), AI, 데이터 분석, 에너지, 지능형 교통수단 등 다양한 기술을 활용해 도시문제를 해결하고 지속성장을 위한 동력을 마련하는 미래형 도시를 말한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IoT를 활용한 스마트시티 구축 성공 사례를 소개한 강 부장은 "스마트시티는 거버넌스가 대부분 지방 정부가 중심으로 도시마다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며 "IoT 공용 플랫폼을 기반으로 누구나 쉽게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구현할 수 있도록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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