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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리라화 급락…대통령 "베개밑 달러까지 꺼내달라"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2018-05-28 13:02 송고 | 2018-05-28 13:55 최종수정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 <자료사진> © AFP=뉴스1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 <자료사진> © AFP=뉴스1

올 들어 터키 리라화 가치가 20% 가까이 급락하면서 터키 정부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국민들에게 외화 저축을 리라화로 전환해달라는 촉구까지 하고 나섰다. 외화를 리라화로 바꾸면 리라화 수요가 많아져 가치가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에르주룸주 동부에서 진행한 유세 중 "나의 형제들이여, 베개 밑에 유로나 달러화가 있다면 이를 리라로 바꿔달라"며 국민들에게 호소했다.

리라화는 최근 미국의 금리인상과 이에 따른 달러화 강세, 국내 포퓰리즘 정책으로 크게 하락했다.

미국 달러화당 리라화 가치는 지난 23일 한때 4.92리라까지 급락,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한 달 뒤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에르도안 대통령은 최근 "국민들에게 대통령이 통화정책에 영향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인상을 줘야 한다. 고금리가 인플레이션의 원인이고 금리가 낮을수록 인플레가 낮게 유지된다"고 말해 낙폭을 더 키웠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대선을 앞둔 정치적 발언이었지만, 이를 중앙은행의 독립성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한 투자자들이 더 이상 리라화를 믿을 수 없다고 판단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처럼 터키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짐에 따라 에르도안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터키 정부는 리라화 급락이 터키의 힘을 빼앗기 위한 외국 세력의 '음모'라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

비날리 을드룸 터키 총리는 25일 "리라화 약세는 곧 있을 대선을 노리고 (외세에 의해) 조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 또한 같은 날 유세에서 "금융 분야에서 우리 투자자와 기업을 겨냥한 게임을 한다면, 큰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며 "함께 이 게임을 물리치자"고 촉구했다.


seung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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