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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울릉도에 가다]"다시 노래해 행복" 이장희가 만든 낙원

(울릉도=뉴스1) 황미현 기자 | 2018-05-20 10:44 송고
울릉천국 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인 이장희© News1
울릉천국 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인 이장희© News1

가수 이장희가 울릉도에 세운 '울릉천국 아트센터'는 그야말로 무릉도원을 연상케 했다. 눈을 감으면 들리는 새소리와 물 흐르는 소리, 풀 냄새가 도시의 때를 벗겨내는 듯 정화시키는 느낌이 들었다.

이장희는 2004년 울릉도에 정착했다. 가수 은퇴 선언을 한 뒤 울릉도에 정착해 꽃씨를 심어 화단을 가꾸고 연못을 만들며 자신의 정원을 만드는데 푹 빠져 지냈다.
그러다 2010년 울릉도를 찾은 MBC PD의 권유로 '무릎팍 도사'에 출연했고 당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켜 연이어 설특집 '세시봉 콘서트'에도 출연했다. 이 두 프로그램의 성공은 많은 대중이 이장희의 '울릉도 삶'을 알게하는데 크게 일조했다.

입소문을 타고 많은 관광객들이 이장희의 터전을 찾았다. 이장희는 자신이 머무는 울릉도가 천국같다고 해 울릉도를 '울릉천국'이라 불렀다. '이장희의 울릉천국'이 더 유명해지자 경상북도에서는 이장희의 공연장을 짓고 싶어했다. 이장희는 기꺼이 자신의 땅을 기증, '울릉천국 아트센터'라는 150석의 소규모 공연장이 세워졌다.
이장희가 기증한 땅에 세워진 울릉천국 아트센터© News1
이장희가 기증한 땅에 세워진 울릉천국 아트센터© News1

취재진은 지난 15일 이장희가 울릉도에서 개최하는 세 번째 공연을 찾았다. 150여 명의 관객을 수용할 수 있는 작은 공연장에는 대부분 관광객들이 자리를 채웠다. 일부 객석에는 울릉도를 지키는 해양 경찰들도 자리해 이장희의 공연을 즐겼다.

공연의 막이 열리자 흰 머리카락이 히끗히끗 센 노년의 음악가들이 조그마한 무대에서 행복하게 노래를 했다. 들뜬 모습의 관광객들도 이들의 노래에 감명받은 듯 집중하며 환호했다. 이장희의 곁에는 그의 오랜 음악 동료인 기타리스트 강근식, 베이시스트 조원익이 자리를 지켰다.
이장희는 '그애와 나랑은'을 시작으로 '잊혀진 사람' '편지를' '자정이 훨씬 넘었네'를 연이어 부르며 공연장을 추억으로 물들였다.

이장희는 오프닝 무대를 마친 후 조원익, 강근식을 소개하며 "다 늙어 이곳에서 노래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이 정말 행복한 일 아닌가"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그는 뒤이어 "울릉도는 나의 천국' '내 나이 60하고 하나일때' 'HELP ME MAKE THROUGH THE NIGHT' 'JAMBALAYA' '나는 누구인가'를 연이어 불렀다. 특히 영어 노래와 '나는 누구인가'를 부를 때는 자신의 과거 가족사를 꺼내며 노래에 담긴 자신의 히스토리를 소개하기도 했다.

진지했던 무대 후 공연 후반부에는 '한잔의 추억'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그건 너'의 히트곡을 부르며 관객들과 '떼창'으로 화려하게 마무리를 지었다.

이장희는 울릉도에서 공연하는 것에 대해 "그동안 여행을 많이 다녔다. 그만큼 자연을 사랑한다. 울릉도도 우연한 기회에 왔다가 홀딱 반해버렸다. 독특한 아름다움이 있는 곳이다"라고 울릉도를 극찬했다.
공연 전 취재진과 인터뷰 중인 이장희© News1
공연 전 취재진과 인터뷰 중인 이장희© News1

울릉도 북면 송곳산 아래 위치한 울릉천국 아트센터는 지하 1, 지상 4층에 연면적 1150㎡ 규모로 지어졌다. 150명이 입장 가능한 공연장과 분장실·대기실을 포함, 카페테리아, 전시장을 갖췄다.

한국 포크 음악 1세대로 불리는 이장희는 1970년대 ‘그건 너’, ‘한잔의 추억’,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등을 부르며 한국 대중음악사에 한 획을 그었다. 가수 뿐 아니라 라디오 디제이, 프로듀서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던 그는 미국으로 떠나 요식업, 의류업, 라디오코리아 운영 등 다양한 사업을 성공시켰다. 미국 내 한인 사회에서 명망이 높던 그는 1996년 우연히 찾은 울릉도에 매료되며 2004년 울릉군 북면 현포리에 터전을 잡았다.


hmh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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