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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추천하는 네이버뉴스…'편향적 뉴스소비' 우려

사용자 성향 분석해 맞춤형 추천…'필터 버블' 부작용
네이버 "우려 인정…알고리즘 지속적 업데이트할 것"

(서울=뉴스1) 유경선 기자 | 2018-05-07 07:50 송고
네이버의 인공지능(AI) 기반 뉴스추천 시스템 '에어스'(AiRS) 소개 이미지.© News1
네이버의 인공지능(AI) 기반 뉴스추천 시스템 '에어스'(AiRS) 소개 이미지.© News1

지난 3일부터 네이버가 뉴스화면 편집을 인공지능(AI) '에어스'(AiRS)에 맡기면서 뉴스추천이 편향적으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에어스의 뉴스추천 알고리즘은 사용자 선호도에 맞춰 콘텐츠를 추천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이같은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어 보인다.

7일 네이버에 따르면 에어스의 뉴스추천 원리는 사용자 성향에 기초를 둔다. 먼저 '협력필터' 방식으로 사용자 콘텐츠 소비패턴을 분석해서 이와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이 많이 본 뉴스를 추천한다. 또 1주일동안 사용자 활동을 분석하고 이에 기반해 맞춤형 뉴스를 띄워준다. 비슷한 성향의 뉴스를 계속 접하게 되는 구조다. 네이버는 올 상반기까지 이 시스템을 뉴스홈 전체로 확대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같은 방식이 '필터 버블'로 이어질 수 있다. '필터 버블'은 이용자가 필터링된 정보만 접하게 되는 현상, 즉 제공하는 뉴스만 보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게다가 네이버는 뉴스 유통·소비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우려가 더 크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2017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뉴스 소비의 77%는 포털을 통해 이뤄지고 그중 66.3%를 네이버가 차지한다. '드루킹 사태'로 드러난 댓글 조작의 배경에도 네이버의 이런 지배적 지위가 있다.

◇"편향된 뉴스만 소비…AI가 대안 아냐"

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네이버의 방식에 대해 "뉴스가 선택적으로 노출되도록 극대화한 게 AI를 활용하는 방식"이라며 "선택적 뉴스 소비로 당연히 확증편향이 나타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네이버는 AI를 이용하면 사람의 주관이 개입하지 않으니 괜찮은 것처럼 논리를 펴지만 엄연히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짚었다.
또 "특히 정치뉴스를 선택적으로 접하면 정치적 양극단화가 조장될 수밖에 없다"라면서 "선거후 개표부정 시비가 이는 것도 지지하는 후보에 유리한 정보만 접하다가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AI 기반 뉴스추천이 뉴스 소비량을 늘려줬다는 네이버의 설명에는 "이제는 뉴스를 '얼마나' 보느냐보다 '어떤' 뉴스를 보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한 단계를 건너뛴 논리"라고 꼬집었다.

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필터 버블' 우려는 에어스를 이용해보고 확정해도 늦지 않다"라면서도 AI 기반 알고리즘이 궁극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 이 교수는 "네이버가 편집권 행사를 앞으로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서 편집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태도의 일환"이라고 봤다. 필터 버블로 인한 부작용이 나타났을 때 책임 소재를 '뉴스를 편식한 개인'에게 전가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페북·구글도 '필터 버블' 지적받아

해외에서도 페이스북과 구글을 둘러싸고 비슷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2017년 세계편집인포럼(WEF)에서 노르웨이의 한 일간지 편집장은 "마크 저커버그가 전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편집국장 역할을 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용자 성향분석을 기반으로 한 페이스북 뉴스피드 알고리즘이 필터 버블을 야기하고 사람들이 원하는 정보만 소비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미국 언론사 2000여곳이 모인 '뉴스미디어연합'(NMA)의 데이비드 채번 회장도 지난달 미국 하원 의회에서 "구글과 페이스북은 뉴스의 상업화만 추구하고 저널리즘은 고민하지 않는다"라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편집의 주체가 사람이냐 AI냐의 문제가 아니라 편집행위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이영주 제3언론연구소 소장은 "뉴스를 선별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어떤 식으로든 여론 형성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권력과 자본이 개입할 여지가 상존하는 구조"라고 주장했다. 

이런 우려에 대해 네이버는 "그동안 사람이 인위적으로 가치를 넣어서 뉴스 배열을 판단했던 부분을 뺀 것"이라며 "이전부터 계획하고 추구해온 방향이지 특정사건 때문이거나 책임을 면피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또 필터 버블 우려에 대해 "앞으로 시행해보고 부작용이 발생한다면 그 부분을 줄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알고리즘을 업데이트하고 개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ays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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