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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야, 연희야 어딨냐” 오열…강 소방관 영결식 엄수

동료들 “두번 다시 이런일 발생 하지 않길”

(익산=뉴스1) 박슬용 기자 | 2018-05-03 12:47 송고 | 2018-05-03 17:41 최종수정
3일 전북 익산시 익산소방서에서 열린 故 강연희 소방경의 영결식장에 고인을 위한 국화가 놓여 있다. 故 강 소방경은 구조하던 취객에 폭행당한 후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다 뇌출혈로 쓰러져 숨졌다.2018.5.3/뉴스1 © News1 문요한 기자
3일 전북 익산시 익산소방서에서 열린 故 강연희 소방경의 영결식장에 고인을 위한 국화가 놓여 있다. 故 강 소방경은 구조하던 취객에 폭행당한 후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다 뇌출혈로 쓰러져 숨졌다.2018.5.3/뉴스1 © News1 문요한 기자

“좋았던 기억과 아름다운 시간만 안고 가길….”

구조하던 취객에게 폭행을 당한 뒤 스트레스로 인해 한 달 만에 숨을 거둔 전북 익산소방서 소속 구급대원 강연희(51·여) 소방경의 영결식이 3일 오전 10시 익산소방서에서 유족들의 오열 속에 엄수됐다.
전날 밤까지 내렸던 비는 영결식에 맞춰 그쳤지만, 유족들의 눈물은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아직 강 소방경을 떠나보낼 준비가 되지 않은 유족들과 동료들은 연신 “연희야, 연희야 어딨니”라며 애타게 그를 찾았다.

그의 남편과 두 아들은 아내와 어머니를 잃었다는 것이 실감 나지 않는지 붉게 충혈된 눈으로 영정사진을 응시하고 있었다.

19년 동안 같이 근무했던 동료들도 눈가에 눈물이 고인 채 강 소방경의 마지막 모습을 바라봤다.
폭행 현장에 같이 있었던 최낙술 소방장은 “강 소방경은 구급대원으로 20년 가까이 일을 했다”며 “최고의 구급대원이자 모범이 되는 동료였다. 항상 밝고 씩씩하셨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 “그의 웃음 뒤에 많은 스트레스가 있었던 것을 미처 몰랐다”며 “이런 일이 두 번 다시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고 토로했다.

3일 전북 익산시 익산소방서에서 열린 故 강연희 소방경의 영결식에 참석한 송하진 전북도지사가 고인에 대한 1계급 특진 추서와 공로장 봉정을 마친 뒤 고인에게 고개를 숙이고 있다. 故 강 소방경은 구조하던 취객에 폭행당한 후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다 뇌출혈로 쓰러져 숨졌다.2018.5.3/뉴스1 © News1 문요한 기자
3일 전북 익산시 익산소방서에서 열린 故 강연희 소방경의 영결식에 참석한 송하진 전북도지사가 고인에 대한 1계급 특진 추서와 공로장 봉정을 마친 뒤 고인에게 고개를 숙이고 있다. 故 강 소방경은 구조하던 취객에 폭행당한 후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다 뇌출혈로 쓰러져 숨졌다.2018.5.3/뉴스1 © News1 문요한 기자

이날 영결식은 그의 남편과 두 아들 등 유족들을 비롯해 송하진 도지사와 이춘석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엄숙하게 거행됐다.

영결식은 고인에 대한 약력 보고와 특진 추서, 공로장 봉정, 추도사, 헌화 및 분향 순으로 진행됐다.

송하진 지사는 영결사를 통해 “능력 있고 따뜻한 소방관으로서 세상에 선사할 행복과 사랑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던 분이셨기에 이별이 참으로 야속하다”면서 “이 안타까움과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강 소방경의 숭고한 정신과 사랑을 오랫동안 기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방과 구급대원들을 위협하는 폭력과 폭언을 근절하고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와 정부 대책을 마련하는 데에도 힘을 모으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추도사를 맡은 정은애 인화센터장은 “언제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아 아껴두었던 수많은 이야기들을 아직 시작도 못 한 채, 예기치 않게 찾아온 이별의 순간이 새삼 아프고 또 아프다”라며 눈물을 머금고 추도사를 이어갔다.

이어 “재난현장에서 당신은 언제나 자신보다 국민, 동료, 후배를 먼저 배려했던 진정한 소방인 이였다”면서 “이곳에서 무겁고 아팠던 모든 것들을 훌훌 벗어버리고 좋았던 기억과 따뜻한 온기와 아름다운 시간만을 안고 가시길 바란다”라며 추도사를 마쳤다.

이후 송 지사와 이 사무총장을 비롯해 50여명의 내빈들과 직원들의 헌화로 영결식은 끝을 맺었다.

3일 전북 익산시 익산소방서에서 열린 故 강연희 소방경의 영결식에서 동료들이 떠나는 고인의 위패를 향해 경례를 하고 있다. 故 강 소방경은 구조하던 취객에 폭행당한 후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다 뇌출혈로 쓰러져 숨졌다.2018.5.3/뉴스1 © News1 문요한 기자
3일 전북 익산시 익산소방서에서 열린 故 강연희 소방경의 영결식에서 동료들이 떠나는 고인의 위패를 향해 경례를 하고 있다. 故 강 소방경은 구조하던 취객에 폭행당한 후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다 뇌출혈로 쓰러져 숨졌다.2018.5.3/뉴스1 © News1 문요한 기자

영결식이 끝나자 동료들은 강 소방경을 태운 운구차 양옆으로 도열해 강 소방경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운구차는 노제를 위해 고인이 근무했던 익산소방서 인화센터에 향했다. 노제를 마친 뒤 강 소방경은 전주 효자추모관에 안치될 예정이다.

한편 강 소방경은 지난달 2일 오후 1시2분께 “익산역 앞에 취객이 쓰러져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가 취객 윤모씨(47)에게 폭행을 당했다.

익산 한 종합병원 응급실 앞에서 윤씨는 자신을 부축하던 강씨에게 입에 담지 못할 폭언과 함께 머리를 5~6차례 가격했다.

이 같은 변을 당한 뒤 나흘 동안 어지럼증과 경련, 딸꾹질이 멈추지 않던 강 소방경은 병원에서 ‘자율신경계 장애’ 진단을 받았다.

극심한 스트레스가 원인이라는 의사 소견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지난달 24일 뇌출혈로 쓰러지며 병원에 입원했다.

자발 호흡 불가로 인공호흡기 부착 치료를 받아 온 그는 결국 지난 1일 오전 5시9분께 숨을 거뒀다.


hada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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