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삼성 옴부즈만委 "반도체 작업환경과 백혈병 관련성 결론못내"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2018-04-25 15:04 송고
삼성전자에서 근무하다가 백혈병으로 별세한 故 황유미양의 아버지 황상기씨가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인근 보도에서 열린 백혈병 문제 반올림 기자회견에서 삼성전자 노동자의 직업병 문제 관련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이들은 삼성이 재발방지대책 합의와 사과 및 보상에 대한 교섭약속을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2016.1.13/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삼성전자에서 근무하다가 백혈병으로 별세한 故 황유미양의 아버지 황상기씨가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인근 보도에서 열린 백혈병 문제 반올림 기자회견에서 삼성전자 노동자의 직업병 문제 관련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이들은 삼성이 재발방지대책 합의와 사과 및 보상에 대한 교섭약속을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2016.1.13/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 근로자의 백혈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출범한 삼성 옴부즈만 위원회(위원장 이철수, 서울대 법대 교수)가 작업 환경과 질병 간 관련성에 대한 결론을 내릴 수 없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삼성 옴부즈만 위원회는 25일 서울대 교수회관 컨벤션홀에서 종합진단 보고회를 열고 삼성전자의 내부 재해관리시스템에 대한 종합진단 결과와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옴부즈만위원회는 반도체 근로자의 작업환경 노출과 백혈병 등 질병간의 관련성을 2년 여에 걸쳐 조사했다. 
◇2년간 조사 "검출된 유해인자 법적 허용기준 10% 미만"

위원회는 먼저 반도체 근로자의 작업환경 노출과 질병 발생의 연관성과 인과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선행연구를 검토하고 메타분석을 실시했다. 암과 백혈병, 비호지킨림프종, 뇌종양, 유방암 및 자연유산과의 연관성에 대한 통합요약값(표준화발생비 및 표준화사망비)도 산출했다. 그러나 "통계의 유의성 및 연구 간 이질성 등의 문제로 반도체 근로자들과 상기 질병 간의 관련성에 대한 결론을 내릴 수 없었다"고 했다.

위원회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자체적으로 실시한 최근 3년간 작업환경측정 결과를 분석한 결과 사업장별 유해인자(물리·화학적 인자, 분진 등) 불검출률은 기흥/화성 79.9%, 온양 71.6%, 아산 73.0%로 나타났다. 위원회는 "검출된 유해인자 중 법적 노출허용기준의 10%를 초과한 경우는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작업환경측정 결과를 이용한 노출평가는 한계가 있으므로 근로자의 직무력과 작업환경 측정 결과를 연결하는 직무노출매트릭스(Job Exposure Matrix, JEM)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위원회는 "웨이퍼 제조 포토(PHOTO) 공정에서 사용되는 감광액 용액 중 벌크시료 54개를 선정해 25종의 유해화학물질 검출여부를 직접 분석한 결과 벤젠, 에틸렌글리콜류 등 16종은 불검출됐다"고 했다. 특히 "톨루엔, 크레졸-오쏘 등 9종의 물질이 검출됐지만 검출된 물질은 극미량 수준의 농도이므로 인체 유해성 판단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수치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유지보수 작업 환경과 관련해선 "정상 작업보다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유지보수 작업 시의 공기 중 화학적 유해인자 및 전자파 노출을 직접 측정한 결과 대부분의 유해인자가 검출되지 않았다"며 "검출된 경우에도 노출기준 대비 극미량 검출됐다"고 했다.

방사선 설비 관리 실태와 방사선 피폭 가능성을 분석한 결과에 대해선 "'원자력안전법'의 안전관리 기준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으며 방사선 설비 주변에서의 작업자의 기대피폭선량을 계산한 결과 일반인 선량한도인 연간 1 mSv를 넘는 경우는 없었다"고 밝혔다.

◇삼성에 '화학물질 공개' 권고 "인과 추적시스템 만들어야"

위원회는 삼성전자에 사용하는 화학물질 리스트를 공개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질병의 인과관계를 추적할 수 있는 장기적인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권고했다. 위원회는 "향후 반도체 공정과 질병 발생 간의 관련성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삼성전자 반도체 및 LCD(액정표시장치) 사업장 재직자뿐만 아니라 퇴직자 및 보상대상자를 포함한 코호트를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 등 2차 자료와 연계해 작업환경 유해인자 노출과 특정 질병 발생 및 사망 위험 간의 관련성을 장기적으로 추적할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한편 옴부즈만 위원회는 삼성전자, 삼성 직업병 가족대책위원회,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이 2016년 1월12일 합의한 '재해예방대책에 대한 조정합의조항'에 따라 구성된 독립적 기구다. 삼성전자의 사업장 내부 재해관리시스템 강화활동을 점검하고 이에 대한 개선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산업보건, 예방의학, 직업환경의학, 법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이번 종합진단은 조정합의서에 따라 △작업환경 중 유해인자 관리실태 평가 △작업환경의 건강영향에 대한 역학조사 △종합건강관리체계 점검 △재해예방을 위한 사업장 미래전략 연구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정보공개와 안전보건관련자료 보관에 관한 연구의 5개 주제로 나누어 실시됐다.

이철수 위원장은 "옴부즈만 위원회의 활동으로 건강하고 안전한 삼성전자 내부 재해관리 체계가 구축되고, 나아가 우리 사회를 더 안전하게 만드는데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seeit@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