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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군사긴장 고조…작년처럼 美 구축함 떴다

미·러 갈등 속 안보리 결의안 모두 무산
시리아 향하는 美해군 구축함

(서울=뉴스1) 김진 기자 | 2018-04-11 10:33 송고 | 2018-04-11 10:47 최종수정
 미 해군의 유도미사일 구축함 도널드 쿡 © AFP=뉴스1
 미 해군의 유도미사일 구축함 도널드 쿡 © AFP=뉴스1

시리아 화학무기 참사를 둘러싼 군사 긴장이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진상 규명을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이 모두 무산된 가운데 미 해군 구축함은 시리아를 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해군의 유도미사일 구축함 최소 1대가 시리아 해안을 향하고 있다. 미 국방부 관계자들은 구축함 도널드 쿡이 대(對)시리아 공습을 실시할 수 있는 지중해 동부에 있으며, 구축함 포터가 수일 내로 도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포터함은 지난해 4월 시리아 정부군의 칸 세이쿤 화학무기 공격에 분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명령을 받고 시리아 공군기지에 공습을 실시할 때 출격했던 구축함이다. 

CNN은 도널드 쿡함에 토마호크 크루즈미사일 60기가 실렸다고 보도했다. 미 해군 관계자는 매체 워싱턴이그재미너에 도널드 쿡함이 키프로스에서 기항통지를 마치고 9일 시리아를 향했다고 밝혔다. 
 
구축함의 이동은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정권을 향한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대응이 임박했을 가능성을 암시한다. 공격에 사용된 화학무기와 주체가 밝혀질 때까지 기다리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트위터를 통해 시리아가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고, 전날에는 늦어도 48시간 안에 '중대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날에는 미주정상회의를 앞두고 계획된 취임 후 첫 남미순방 계획까지 취소했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역시 주말 예정됐던 출장 일정을 모두 미뤘다.
 
트럼프 대통령이 1년여 전과 마찬가지로 민간인 어린이들의 화학무기 피해에 크게 상심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 백악관 관계자는 대통령이 피해 어린이들의 사진을 보고 "분노했다"며 사용된 화학무기의 종류보다 책임을 물을 대상에 더 관심을 보인다고 전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국이 1년여 전보다 큰 규모의 응징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된다. 군기지가 아닌 시리아 군 본부 또는 다른 시설을 겨냥한 공습 가능성이 나오지만 러시아·이란인의 인명피해로 이어질 경우 군사긴장이 악화할 우려가 있다. 
 
화학무기 사용 여부와 배후를 가릴 진상규명은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 속에 첫 발을 떼지도 못한 상태다. 미국과 러시아가 각각 추진한 결의안은 이날 뉴욕 본부에서 개최된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 표결에 부쳐졌으나 모두 무산됐다. 

미국은 안보리 차원의 새로운 진상규명 조사기관을 설립할 것을 주장했으나, 러시아는 화학무기금지기구(OPCW) 조사를 추진했다. 미국의 제안은 공격 주체 규명을 포함하지만, 러시아 측은 화학무기 사용 여부에만 초점을 맞춘다. 

양국 결의안은 결국 서로의 반대로 무산됐다. 결의안이 안보리를 통과하려면 15개 이사국 중 9개국이 찬성하고, 거부권을 가진 영국·중국·프랑스·러시아·미국 5개 상임이사국이 모두 찬성해야 해서다. 

미국이 추진한 결의안은 러시아가 반대, 중국이 기권했으며 러시아 결의안에는 미국·영국·프랑스가 반대했다. 러시아가 시리아 화학무기와 관련해 서방국 주도 결의안에 반대한 것은 이번이 12번째다.  

시리아 사태를 둘러싼 '말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니키 헤일라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러시아를 향해 "역사는 러시아가 시리아 국민들의 생명들보다 괴물을 보호하기로 한 이날을 기억할 것"이라며 "안보리의 신뢰성을 던져버렸다"고 맹비난했다. 
바샤르 자파리 유엔주재 시리아 대사는 "지금까지 화학무기를 파괴하길 거부한 미국이 괴물"이라며 "그들의 화학무기를 파괴하길 계속 거부하는 미국이 다른 이들에게 설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 AFP=뉴스1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 AFP=뉴스1



soho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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