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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각각 목숨 위협받는 전투기 조종사…블랙아웃·감각상실

음속·비행고도·야간비행·시계불량 등 극한 상황 발생

(서울=뉴스1) 조규희 기자 | 2018-04-07 09:00 송고
5일 오후 2시 38분쯤 대구 공군기지에서 이륙한 F-15K전투기 한대가 임무를 마치고 부대로 귀환하던 중 경북 칠곡군 가사면 학하리 인근 산에 추락했다. 전투기가 추락한 곳으로 추정되는 유학산은 해발 839m다.  (공군 제공) 2018.4.5/뉴스1
5일 오후 2시 38분쯤 대구 공군기지에서 이륙한 F-15K전투기 한대가 임무를 마치고 부대로 귀환하던 중 경북 칠곡군 가사면 학하리 인근 산에 추락했다. 전투기가 추락한 곳으로 추정되는 유학산은 해발 839m다.  (공군 제공) 2018.4.5/뉴스1

최전선에서 극한의 상황을 견디며 임무를 수행하는 전투기 조종사는 시시때때로 목숨을 위협받는다.

신체가 반응하지 못하는 전투기의 빠른 속도와 중력가속도, 공간감각능력 상실, 기체고장으로 대한민국 영토를 지키는 조종사들이 목숨을 잃곤한다.
뉴스1 기자가 체험했던 'G-Test'(중력가속도)는 두렵고 아찔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지구중력인 '1G'의 여섯 배에 해당하는 '6G'에 이르자, 시야가 흐려지는 현상인 '그레이 아웃(Gray-Out)'을 경험했다. 눈을 뜨고 있지만 시야가 흐려지면서 7G에서는 끝내 앞이 보이지 않는 '블랙아웃(Black-Out)'이 왔다. 결국  7.8G에서 정신을 잃었다.

훈련 시작부터 정신을 잃기까지 채 1분이 걸리지 않았다.
공군의 주력 전투기 F-15K, KF-16 조종사들은 9G에서 15초 이상을 견뎌야 전투기에 탑승할 수 있다. 9G는 자신의 몸무게 9배에 해당하는 무게다.

지난 2006년 발생한 F-15K 추락사고의 원인도 급격한 가속으로 인해 조종사가 정신을 잃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음속으로 비행하는 전투기 안에서 인간의 감각은 쉽게 착각을 일으킨다. 육안으로 확인하며 도로 위를 달리는 자동차와는 비교할 수가 없다.

야간 전투비행시 전투기가 선회하고 있으나 조종사는 수평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착각을 일으키기도 한다.

어두컴컴한 밤하늘에서 하늘과 바다를 구분하기도 쉽지 않다. 실제로 조종사가 전투기가 뒤집힌 상태를 정상 상태로 비행하고 있다고 오인해 바다에 추락하는 사고도 발생했었다.

전투기 조종사들의 임무 비행 고도도 위협대상이다.

지난해 '탑건'이 된 김상원 공군 소령은 5~7㎞상공에서 목표물을 명중시키는 중고도 폭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뉴스1기자가 2만5000피트(7.62㎞) 상공에서 산소호흡기를 떼자, 단순 덧셈, 뺄셈 계산이 어려워졌고 정신이 급격하게 몽롱해지는 경험을 했다. 2만7000피트는 지상보다 3분의 1기압 수준이다.

통상 여객기와 전투기는 고공저압장치가 마련돼 있으나 비행 중 고장이 발생, 조종사가 이를 인지하지 못해 사고가 발생한 경우도 있다.

시계 불량도 위험 요소다.

조종사들은 주간 비행시 우천, 안개 등에 따른 시야가 좋지 않는 상황에서도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저공비행이거나 착륙과정에서 시계불량으로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전투기 기체 결함, 장비 고장은 조종사의 생명과 직결된다.

극한의 정신력과 체력으로 대한민국 영토를 방위하는 공군 조종사들에 찬사를 보내야 하는 이유다.


playing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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