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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개' 논란 이어 '조진래 수사' 파장…경찰-한국당 갈등 2R?

장제원 발언 봉합도 전에…한국당 "정치공작" 반발
경찰 "1월에 수사의뢰…사전에 협의된 소환"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이진성 기자 | 2018-03-31 07:00 송고
27일 오전 광주 광산경찰서 1층에
27일 오전 광주 광산경찰서 1층에 "사냥개나 미친개가 아닙니다. 우리는 대한민국 경찰관입니다"고 적힌 가로 200㎝, 세로 80㎝ 크기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2018.3.27/뉴스1 © News1 한산 기자

조진래 전 경남도 정무부지사의 경찰 수사를 계기로 경찰과 자유한국당의 갈등이 '미친개 논란'에 이어 2차전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장제원 한국당 의원과 경찰 간의 갈등이 채 봉합되기도 전에 또 다시 한국당이 경찰 수사를 '표적 수사'로 규정하며 비난에 나섰기 때문이다. 

한국당은 조 전 부지사의 전략공천이 확정된 30일 경남지방경찰청이 조 전 지사를 경남테크노파크 채용 비리 의혹과 관련해 소환키로 하자 즉각 논평을 내고 "군부독재 시절에도 없었던 야당 탄압"이라며 "참 신속하고, 조직적이며 악랄하다"고 비난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명백한 6·13 지방선거용 정치공작이자 기획수사"라며 "야당 탄압이 도를 넘어 한국당은 이번 선거 자체를 깊게 고민해야 할 중차대한 시점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조 전 부지사도 이번 경찰 수사에 대해 '정치 공작'이라고 비난하며 적극 해명에 나섰다. 조 전 부지사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창원시장 공천 확정에 맞춰서 이와 같은 의혹 보도가 나오는 것은 불순한 세력이 개입, 언론을 이용해서 호도하려는 의도적인 정치공작이 아닌지 의심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야당인 자유한국당 창원시장 공천자를 흠집 내기 위한 공작으로 비춰지지 않도록 수사기관의 신속하고 정확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한국당 내부에서 '정치 경찰'이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자 경찰은 정치적 해석에 확실히 선을 그었다. 경찰청은 이날 참고 자료를 통해 이번 수사는 공천 확정과 관계 없으며, 조 전 부지사에 대한 소환은 사전에 이미 협의된 내용이라고 밝혔다. 

경찰청은 "지난 1월10일 경남도청 감사실이 '채용비리' 혐의로 조진래 전 경남도 정무부지사를 경남경찰청에 수사의뢰 했고, 이에 따라 수사에 착수한 것"이라며 "(소환 일정도) 한국당 창원시장 후보 공천이 확정된 30일로부터 열흘 전인 지난 20일에 이미 변호인과 협의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당의 공천발표일에 맞춰 경찰이 언론에 수사사항을 밝힌 사실도 없다"고 강조했다. 경찰의 말을 종합하면 조 전 부시장에 대한 수사는 경남도 감사실 의뢰에 1월부터 시작됐고 소환 역시 공천 확정 열흘 전에 조 전 부지사의 변호인과 이미 조율을 했기 때문에 '기획수사' '정치공작'이란 표현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 © News1 이동원 기자
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 © News1 이동원 기자

일각에서는 한번도 아니고 두번씩이나 한국당의 전략공천이 확정된 날과 해당 정치인에 대한 경찰 수사가 겹치는 것에 대해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처럼 한국당과 경찰간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자 일각에서는 '미친개 논란'에 이어 2차 갈등이 시작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경찰과 한국당은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22일 김기현 울산시장과 관련한 경찰 수사에 대해 "정권의 사냥개가 광견병에 걸렸다.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다"라고 언급하면서 촉발된 이른바 '미친개 논란'으로 한 차례 홍역을 치른 바 있다.

당시 장 의원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경찰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경찰 내부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에는 '시안견유시 불안견유불(돼지의 눈으로 보면 세상이 돼지로 보이고 부처의 눈으로 보면 세상이 부처로 보인다). 사냥개나 미친개가 아닙니다. 우리는 대한민국 경찰관입니다' 문구가 적힌 피켓 인증샷이 꾸준히 올라왔다. 이 인증샷 릴레이에 참여한 경찰관만 1만명 이상으로 알려졌으며 경찰 내부 커뮤니티 폴네티앙은 법적 대응을 예고하기도 했다. 

당시 퇴직 경찰관 모임인 대한민국재향경우회도 성명을 통해 "우리나라가 치안에 관해서는 세계 최고인 것은 지금 이 순간에도 불철주야 활동하고 있는 15만명의 경찰과 135만명의 경우들의 헌신, 그리고 국민들의 자부심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울산경찰청의 정당한 수사에 대한 장 의원의 비난과 모욕적인 언사와 관련해 끓어 오르는 모욕감을 억누를 수가 없다"고 밝혔다. 

갈등이 커지자 장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28일 "거친 논평으로 마음을 다치신 일선 경찰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는 글을 게재했고, 이후 갈등은 일단락 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 갈등이 완전히 해소되기도 전에 조 전 부지사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논란에 대해 폴네티앙 유근창 회장은 "경남도청 감사실에서 경찰청에 수사의뢰한 사건에 대해 경찰이 수사한 것 뿐인데 마치 한국당은 조 전 부지사에 대한 공천이 확정된 당일 수사 내용을 발표한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다"며 "억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이번 사안에 대한 대응 계획은 없다면서도 '미친개 논란'과 관련해 장 의원으로부터 SNS가 아닌 육성 사과를 받았으면 한다고 강조, 1차 갈등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지적했다.


jung9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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