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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크로스' 전소민 "조재현 하차 후 흔들림 NO, '미투' 운동 지지"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2018-03-31 08:00 송고
엔터테인먼트아이엠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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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전소민에게 지난 20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크로스'(극본 최민석, 연출 신용휘)는 특별한 작품이다. 약 2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 작품인 데다 처음으로 도전하는 장르물이기에 최선을 다해 작품에 임했다.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시청률이 기대만큼 높진 않았지만 탄탄한 마니아 시청층을 만들었고, 작품성과 연기력 역시 좋은 평가를 얻었다. 또 장기이식에 대한 본인의 인식도 바뀌게 됐다. 여러모로 잊을 수 없는 작품인 것.

'크로스'를 마친 전소민은 편안해 보였다. 작품을 무사히 잘 마쳤다는 안도감이 얼굴에 묻어났다. 한참 공백기를 가진 끝에 하게 된 드라마. 어려움을 극복하고 뚝심 있게 마무리한 작품이다 보니 '크로스'에 대한 애정이 더욱 남다른 듯 보였다. 전소민은 "'크로스'는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발판이 돼준 드라마"라며 이후에도 활발히 작품 활동을 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당분간 전소민은 현재 출연 중인 SBS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에 집중할 계획이다. '런닝맨'에 대한 전소민의 애정은 남다르다. 그에게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준 게 바로 '런닝맨'이기 때문. 예능 속 엉뚱하고 발랄한 전소민은 이전 드라마에서 보여준 청순하고 단아한 모습과는 정반대였고, 덕분에 그는 이미지의 한계를 벗어났다. 전소민 역시 "'런닝맨'을 통해 얻은 게 많다"며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을 감추지 않았다.

지난 2004년 데뷔한 전소민은 어느새 15년 차 배우가 됐다. 부침이 심한 연예계에서 버틸 수 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전소민은 '연기에 대한 애정'을 꼽았다. 좋아하는 가수를 보고 싶은 마음에 연기가 어느새 '가장 잘하고 싶은 일'이 됐다. 연기라는 꿈에 대해 진지해진 전소민, 올해 또 좋은 작품으로 대중을 만나고 싶다는 이 욕심 많은 배우를 최근 뉴스1이 만났다.
엔터테인먼트아이엠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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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크로스'가 종영했다. 2년 만의 복귀작이라 소감이 더 남다르겠다.

"어떤 작품이든 끝나면 아쉬운 마음이 크다. 잘 마무리하게 돼 다행이다. 2년 만에 출연하는 드라마라 긴장과 설렘을 갖고 시작했다. '크로스'를 하면서 스스로 부족한 점을 많이 발견했다. 좋은 경험이었다."
Q. 작품성은 호평받은데 비해 시청률은 기대만큼 상승세를 타진 않았다. 아쉽진 않나.

"마지막 시청률이 초반보다 조금 떨어져서 아쉬울 순 있다. 하지만 항상 시청률이 잘 나오는 드라마만 할 수는 없지 않나. 그리고 드라마는 재방송도 하고 볼 수 있는 방법이 많아 언젠가 더 많은 분들이 봐주실 수 있다. 계속 봐주시는 분들이 있는 것만으로도 나한테는 남는 것 같다."

Q. '크로스' 중간 출연 배우 조재현이 성추문에 휩싸여 갑작스레 하차했다. 현장 분위기가 어수선하진 않았나.

"그런 일이 있긴 했지만 스태프들, 배우들 모두 흔들림 없이 맡은 바 자리에서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촬영에 임했다. 스토리도 전개상 엔딩이 앞당겨진 것뿐이지 크게 무리는 없었다. 잘 마무리돼서 다행이고 감사하다."

Q. '미투' 운동이 크게 이슈가 되고 있다. 배우로서 느낀 점도 많을 듯하다.

"안타깝고 마음이 안 좋다. 사회활동을 하는 여성들이 많은데 우리가 보이는 분야라서 부각돼 보이는 것 같다. 알게 모르게 많은 곳에서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는 일이지 않나. 아마 많은 분들이 ('미투' 운동에) 공감할 거다. 그동안 어둠 속에서 숨어 지내왔다면, 이젠 많은 분들이 용기 내주셔서 다른 피해자가 없게끔 해주신 것에 감사하다. 이 일을 계기로 많은 부분이 개선된다면 너무 감사할 거 같다."

Q. 파트너 고경표와 호흡은 어땠나.

"경표와는 호흡이 잘 맞았다. 쉬는 시간에 장난을 칠 때 보면 웃음코드도 비슷하더라. 재미있었다. 덕분에 편하게 촬영했다. 또 경표가 연기를 할 때는 집중하고 몰입해서 하는 게 멋있어 보이더라. 나보다 5살 동생인데도 굉장히 어른스럽다. 스태프들, 동료들에게 싹싹하게 잘 하고 예의도 바르다. 배울 점이 굉장히 많았다."

Q. 극 말미 인규와 지인이 러브라인을 암시하는 묘한 기류를 보였다.

"사실 멜로나 러브라인을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드라마 특성상 멜로가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하지도 않았고, 시놉시스를 봤을 때도 지인이는 인규를 서포트해주는 역할이었다. 그런데 엔딩에서 '썸'의 여지를 주고 끝나니까 쑥스럽더라.(웃음) 많은 분들이 인규와 지인의 사랑을 기대했구나 싶고, 한편으로는 우리 '케미'가 그만큼 좋았나 싶어서 뿌듯하기도 했다. 그것만으로도 너무 좋았다."

Q. 장기이식 코디네이터라는 다소 생소한 직업군을 연기했다. 이를 위해 공부도 많이 했을 텐데.

"장기이식 코디네이터들이 사회에 공헌하는 일을 하면서 보람을 느끼지만, 한편으로는 감정 노동이 심하더라. 우울증을 겪는 분들도 계시다고 한다. 그런 것에 공감을 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또 병원에 가서 참관도 하고 응급처치도 배웠다."

Q. 연기를 하면서 보람을 느낀 적도 있는지.

"극 중에서 환자들과 연기하면서 뭉클하고 따뜻한 마음을 느낀 적이 몇 번 있다. 장기이식 코디네이터라는 직업을 가진 분들이 이런 힘으로 이 일을 선택하는 거라는 걸 알았다. 힘들지만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직업이다. 많은 분들이  장기이식 코디네이터가 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고, 이 분들을 위한 복지도 많이 마련됐으면 한다."

Q. 장기 이식에 대한 생각도 바뀌었나.

"그렇다. 전에는 장기 이식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않았는데 이번 드라마를 통해 자세히 알게 됐다. 나도 장기기증서에 서명을 하려고 생각 중이다. 부모님이 반대하신다면 설득하려고 한다. 아마 내 뜻을 알아주실 거다. '크로스'를 통해 많은 분들이 장기기증에 대해 인지했다는 게 의미 있는 일 같다."

Q. 극 중 장기밀매 소재도 등장하지 않나. 사회의 어두운 부분에 대해서도 생각해봤겠다.

"정말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지만 저런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내 가족이, 지인이 저런 일을 겪으면 어떡하나'라는 생각이 들어 무섭더라. 사실 장기밀매가 사람들에게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지 않나. 이런 일들이 있을 수 있다고 인식하게 해 준 게 의미 있다고 본다.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니 많은 분들이 경각심을 가지고 한 번 더 의심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Q. '크로스'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차기작은 언제쯤 볼 수 있게 될까.

"기회가 된다면 공백기를 많이 갖지 않고 작품을 하고 싶다. 안 쉬고 하면 너무 좋겠다. 이번에 무거운 드라마를 했으니 다음에는 밝고 경쾌한 드라마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열심히 하다 보면 또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오지 않을까."

Q. '크로스'가 본인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그간 주춤한 적도 있었기에 또 다른 출발선이라는 느낌이다. 언제 또 정체기가 올지 모르겠지만, 앞으로 나아가게 또 다른 발판이 돼준 작품으로 남을 거 같다."

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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