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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인민은행 '쌍두 체제'로 간 이유는?

궈슈칭 당서기-이강 행장으로 지도부 이원화
류허 부총리, 경제 기관 총괄

(서울=뉴스1) 윤지원 기자 | 2018-03-27 10:50 송고
궈슈칭 [출처=신화통신 캡처]© News1
궈슈칭 [출처=신화통신 캡처]© News1

중국 인민은행이 지도 체제를 바꾸며 큰 변화를 예고했다. 공산당 내에서 인민은행을 관리하는 당서기와 인민은행장이 각각 다른 사람에 돌아갔다.

지난 26일 궈슈칭(郭樹淸)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 주석이 인민은행 공산당 당서기에 임명되면서 인민은행은 '궈 서기-이강(易綱) 행장' 쌍두 체제를 굳혔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인선은 내부 권력 다툼을 없애고 공산당의 중앙은행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라고 분석한다.

◇인민은행장이 '왕'이라면 당서기는 '상왕' 

둘 중 누가 권력을 더 많이 갖게 될지에 대한 답은 분명하다. '공산당 영도' 를 강조해온 시진핑 체제 아래서 힘은 '당서기'에 쏠리게 돼 있다.
둘의 공산당 내 직급도 크게 다르다. 궈 서기는 공산당 중앙위원이고 이 행장은 그보다 서열이 낮은 중앙후보위원이다. 이때문에 '이사회 의장과 최고경영자(CEO)', '상왕과 왕'이란 비유가 나온다.

둘이 각각 맡게 될 역할은 서열을 더 극명히 나타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 행장이 조직 운영을 맡는다면 궈 서기는 인사·구조 조정 등을 책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심지어 궈 서기는 은보감위 수장을 겸직하고 있어 감시 권한까지 갖는다.   
 
이런 '쌍두체제'는 금융 부문을 더 효과적으로 관리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얀 스베이나르 콜롬비아대 세계경제거버넌스 센터장은 27일 SCMP 인터뷰에서 "앞으로 생길 금융시장 문제를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시장 대외 개방을 요구하는 미국 측의 압박이 하루가 다르게 세지는 가운데 대외 개방으로 인한 부작용을 효율적으로 다스린다는 의도다. 이 은행장도 취임 후 첫 공식 석상에서 시장 개방을 계속하겠다면서도 "더 많은 부분이 개방될수록 경쟁은 치열해진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반대로 금융업에 대한 감독은 강화된다는 관측이 높다. 천즈우 홍콩대 아시아글로벌인스티튜트 소장은 인민은행의 통제가 강력했던 1990년대 궈 서기가 활동한 점을 들어 "중국은 수십년간 이어온 규제 완화 움직임을 끝맺고 강화할 준비가 됐다"고 했다.

온건파로 분류되는 이강 은행장의 발탁으로 중립적인 통화 정책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궈 당서기의 인선은 통화 정책과 금융 규제 사이의 균형을 맞추겠다는 목적이란 분석도 나온다.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모든 경제기구는 류허 부총리 아래

궈슈칭과 이강이 인민은행을 관리한다면 류허(劉鶴) 경제부총리는 이들을 모두 통솔하는 역할을 맡는다.

최근 전국인민대표자대회에서 경제부총리에 오른 류허는 새롭게 신설된 금융안정발전위원회 위원장도 맡을 것이 유력하다. 이미 그가 이끌어온 중앙재경 영도소조는 앞서 위원회로 승격돼 더 큰 권한을 갖게 됐다. 류허 총리는 시진핑(習近平) 주석 바로 밑에서 중국의 경제, 금융 개혁을 주도한다는 얘기다.

천 소장은 이를 두고 어떤 개편이 이뤄지더라도 중국 경제 기구들은 모두 류허 부총리 밑에 있다고 강조했다.


y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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