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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전격 교체, 모처럼 대화 국면에 접어든 한반도 정세에 악영향을 끼칠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신임 NSC 보좌관으로 대북 초강경 인사인 존 볼턴 전 주유엔 미국대사가 지명됐기 때문이다. 실제 북한과 전쟁을 최후 수단으로 생각했던 전임자에 비해 볼턴은 대북 선제타격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등 강경 노선이 뚜렷한 인물이란 평이다.다만 이같은 인선은 이미 예상됐었다는 게 중론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과 9일 전에도 대화파인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전격 해임한 바 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미국이 지난해 말부터 발표한 국가안보전략서, 국방전략서 그리고 핵태세검토보고서에 나타난 대외정책 기조는 상당히 강경하다"며 " 대외정책 기조를 완전하게 마무리 지은 상태에서 강경한 인사로 바꾸는 만큼 북한 뿐만 아니라 모든 문제에서 강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임스 김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역시 "볼턴의 경우 북한의 의도에 대해 공개적으로 의심을 많이 했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대화에 있어서 북한에 맞춰주는 식이라기 보다는 좀 더 강하게 밀고 나갈 것 같다"고 내다봤다.이에 북미 정상회담에 있어서 사실상 고비가 더욱 많아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일단 볼턴 신임 보좌관이 오는 4월9일 취임하는 가운데, NSC 내 실무진이 바뀔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 경우 5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실무협상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또 한국과 북한이 사전에 계산했던 방식의 협상으로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제임스 김 연구위원은 "미국 내에선 북미대화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속고 있는 것이라는 비판이 많았다"면서 "폼페이오 국장이 국무장관으로 임명되고, 볼턴 전 대사가 NSC 실장이 된다면 아무래도 북한이 보여줘야 할 게 한두개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볼턴은 이란 핵협상도 문제를 삼았던 만큼 핵동결만으로는 안될 것 같다"면서 "또한 이러한 신호를 받은 북한이 대화의 장에 나올 것인가. 평창 올림픽 개막식 계기 북미 회동이 불발됐던 전례로 봤을 때 안 나올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으로 22일(현지시간) 지명된 존 볼턴 전 유엔주재 미국 대사 <자료사진> © AFP=뉴스1 |
그렇지만 일각에선 이번 인선을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해석도 있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맥매스터 보좌관은 그간 코피작전(제한적 선제타격)을 검토한 인사로 알려져 있다"면서 "볼턴이 정책적으로 더 강성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우 연구위원은 "북한이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북한 비핵화)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고, 구체적인 행동을 해야만 성공적인 북미 정상회담이 되는 것이지 그게 아니면 의미가 없다는 것을 미국이 다시 한번 확인해 준 셈"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볼턴 신임 보좌관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솔직히 말해, 내가 앞서 사석에서 했던 발언은 지금 내 뒤에 있다"면서 "중요한 것은 대통령이 하는 말이며 내가 그에게 주는 조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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