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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KT&G 인도네시아 트리삭티 인수 의혹에 대해 정밀감리에 착수했다.
13일 금융당국과 KT&G 등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KT&G의 인도네시아 트리삭티 의혹에 대한 감리를 심사감리에서 정밀감리로 전환했다. 금감원 회계감리는 심사감리, 정밀감리, 테마감리 등으로 나뉜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8월 한국항공우주(KAI)의 수천억원대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정밀감리를 결정하기도 했다.이번 정밀감리 결정은 심사감리보다 한 단계 더 깊이 의혹에 대해 살펴보겠다는 취지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심사감리 단계에서 제출된 자료가 부족해 정밀감리로 전환했다"며 "혐의점을 발견해서라기보다 좀 더 공식적인 차원에서 자료를 요구하려는 취지"라고 말했다.
KT&G는 2011년 인도네시아 담배회사인 트리삭티를 인수했다. 이후 이중장부로 인한 분식회계, 자산 과다계상, 에스크로 자금 지급, 베트남 수출선 무상 양도 등 불법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백복인 사장은 당시 전략기획본부 본부장으로서 해외 신사업을 주도한 인물이다. 전 임직원들은 백 사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
◇백 사장 연임 결정할 주총 '표심' 영향 줄 듯
금감원의 KT&G 정밀감리가 시작되면서 백복인 사장의 연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KT&G는 오는 16일 주총을 열고 백복인 사장의 연임을 결정지을 예정이다.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과 2대 주주 기업은행이 연임에 반대하고 있지만 50% 이상 주식을 보유한 외국계 주주의 표심이 관건이다.외국계 주주 의결권 행사에 영향을 주는 의결권 자문사 입장은 갈리고 있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와 한국기업지배구조연구원(CGS),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등은 최근 백 사장의 연임 안건에 찬성을 권고했다. 인도네시아 트리삭티 인수 의혹에 백 사장이 개입했다는 혐의가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글래스 루이스와 대신지배구조연구소, 서스틴베스트는 금감원 감리를 받는 상황에서 백 사장의 재선임이 리스크가 크다는 의견을 냈다.
이런 상황에서 금감원의 정밀감리 전환 소식이 '표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업계에서는 금감원이 정밀감리에 돌입한 이상, 불법 혐의점을 찾아낼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심사감리에서 혐의를 발견했을 때 정밀감리로 전환하는 게 보통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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