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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 한반도]④ "미국과 북한 모두 놓치지말아야" 북미 조율 어떻게?

"하루아침에 원점으로 돌아갈 수도 있어 조심스런 접근해야"

(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 2018-03-12 08:00 송고 | 2018-03-12 11:33 최종수정
편집자주 한반도에 짙게 드리운 전쟁 위기가 걷히고 오랜만에 봄이 찾아오고 있다. 지난 겨울 남과 북의 대표단이 철조망을 넘어 오랜만에 남북 대화라는 봄 소식을 전했다. 이어 북미는 5월까지 정상회담을 목표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3차 남북정상회담과 첫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제대로 된 '한반도 평화체제 진입'이라는 꽃을 피워낼 수 있을지 연속 기획을 마련했다. [편집자 주]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대화 제안을 전격 수용하면서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 개최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북미대화를 추동하고자 하는 우리 정부의 '중재' 노력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반도 비핵화 논의를 위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북미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이 이룬 결실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는 과거의 실패를 재현하지 않겠다며 북핵 문제 해결 의지를 드러낸 트럼프 대통령과 국제사회 고립을 탈피하고자 하는 김정은 위원장의 의지도 있었다.

그 결과로 남북은 내달 말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했고, 그다음 달에는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구축 논의를 위한 여건이 조성된 것은 당분간 한반도 훈풍을 기대케 한다.

북미가 마주앉을 수 있는 상황을 조성한 현 시점에서 우리 정부의 과제는 북미대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내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북핵문제를 유리그릇 다루듯 다루라고 지시했다. 분위기가 조성된 상황일수록 더욱 더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깔려있음을 반영한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빠른 속도로 북미정상회담 개최라는 결과물이 도출됐으나, 반대로 말하면 가까스로 조성된 이 분위기가 하루아침에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성공적 북미대화를 이끌기 위해서는 우리 정부가 남북 및 북미 대화 당사자로서 적절하게 의견을 조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북한과 미국의 입장을 전달하는 데 그쳐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을 강조하는 한국을 통해 미국과 협상에 나서기로 한 것은 '통남통미' 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며 "정부가 당사자가 돼 비핵화 대화를 위한 협상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북미 모두 '비핵화' 대화를 한다는 데는 공감대가 형성됐으나 어느 정도 수준에서 비핵화를 추진하고하고 어떠한 후속조치를 이행하게 되느냐에 대해서는 상당한 의견차를 드러낼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은 북한과의 협상을 통해 핵폐기와 핵시설 사찰 등을, 북한은 평화협정, 주한미군 철수, 제재 해제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우리는 북미 협상에서 논의될 내용에 대해 미측과 긴밀하게 협의하고 북한이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구체적 행동 등에 대해 분석 작업을 거칠 전망이다. 

특히 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트 대통령 간 긴밀한 소통 유지가 더욱 더 중요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이같은 소통은 더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우리 정부가 북핵 문제에 있어 과거보다도 더 적극적인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정부가 배제됐던 1994년의 제네바 합의 때와 같은 상황이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 남북정상회담이 북미정상회담의 성과를 담보하는 하나의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비핵화와 관련, 미국과 긴밀한 협의를 이어가고 이를 통해 도출된 입장을 남북정상회담에서 관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개최되는 남북정상회담에서 해야 할 일이 많다"며 "만담과 회담 형식의 성격이 아닌 평화의 이정표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 부원장은 "교류·인도협력 이외에도 한반도가 전쟁의 위험이 줄어드는 단계로 간다는 것을 반영하는 안보와 군사적 내용이 남북정상회담에서 나와야 한다"며 "이번 기회를 놓치게 되면 다음에 다시 다루기 쉽지 않다"고 조언했다.

이 외에도 가까스로 성사된 대화 분위기에서 한미 양측 중 하나라도 성급하게 접근하려는 모습이 나타나서는 안된다고 지적한다.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남북관계와 북미대화가 상호 추동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 

국제사회의 대북 경제 제재 속에서 남북관계에 지나치게 집중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결국 북미대화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대화가 진행되는 가운데에도 제재가 유지하는 '최대한의 압박' 정책을 지속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ej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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