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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올림 "삼성, 직업병 피해 외면 말고 문제 해결 나서라"

故 황유미씨 11주기 추모 기자회견 열려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2018-03-06 13:06 송고
6일 오전 서울 용산구 삼성미술관 리움 앞에서 반올림 회원들이 '故황유미 11주기 및 삼성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 News1
6일 오전 서울 용산구 삼성미술관 리움 앞에서 반올림 회원들이 '故황유미 11주기 및 삼성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 News1

삼성반도체 기흥공장에서 일하다 유해 화학물질에 노출돼 발병한 백혈병으로 사망한 고(故) 황유미씨의 11주기를 맞아 삼성이 반도체·LCD 공장에서 직업병으로 사망한 노동자들에 대한 사과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이행하라는 목소리가 또 다시 제기됐다.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은 6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구 삼성미술관 리움 앞에서 '故황유미 11주기 및 삼성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은 직업병 문제 해결에 나서라"고 밝혔다.
반올림에 따르면 현재까지 320명이 삼성 계열사 내에서 직업병을 얻게 됐다고 제보했으며 이 중 118명이 사망했다. 산업재해로 인정받은 사람은 24명이다. 

반올림은 반도체·LCD 공장에서 발생한 직업병 피해 노동자들에게 진정성 있게 사과할 것, 피해자들과 대화하고 직업병문제를 해결할 것, 피해자들과 합의한 재발방지대책을 성실하게 이행할 것 등을 삼성에 요구했다. 

이들은 "삼성은 320명의 직업병 피해 노동자들을 배제하고 부정하고 있다"라며 "삼성이 직업병을 은폐하고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삼성에서 청춘을 바친 노동자들의 삶을 지우는 파렴치한 짓"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과 함께 삼성의 적폐 청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지만 이 부회장이 집행유예로 풀려나고 삼성의 적폐 청산은 아직 제자리걸음이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014년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은 반도체 공장에서 발생한 백혈병 문제에 대해 사과하며 합당한 보상과 재발방지대책 수립 등을 약속했으나 삼성은 제3자 조정위원회 조정권고안 수용을 거부하고 자체 보상위원회를 설치해 보상작업을 진행했다.

이에 대해 반올림은 "삼성의 사과는 책임을 인정하는 진정한 사과가 아니었고, 보상은 가해자인 삼성의 마음대로 피해자를 나누고 배제한 기만적인 보상이었다"고 지적했다. 

황유미씨의 아버지인 황상기씨는 "딸이 죽고 나자 반도체 공장 직원은 공장에서 화학물질을 쓰지 않는다고 했다가 이후 화학물질을 사용한 것이 밝혀지자 '안전한 물질'이라며 백혈병과는 관련 없는 물질이라고 말을 바꿨다. 하지만 이후 화학물품에 유해물질이 있었다고 밝혀지자 이제는 영업비밀이라 말을 할 수 없다고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황씨는 삼성뿐 아니라 기업의 입장을 대변하며 산재 피해자들을 보호하지 못한 정부와 고위 공직자들에게도 문제가 있으며 사법기관들도 삼성의 잘못을 쉬쉬하고 제대로 처벌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기자회견에 함께한 백도명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사업장에서 위험이 의심되면 이를 조사하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길"이라며 "삼성이 보여준 것과 같이 위험을 부정하고 위험에 대한 본인들의 책임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것은 결코 문제 해결을 위한 길이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반올림 회원들과 참가자들은 리움미술관을 출발해 서울고등법원을 거쳐 삼성 서초사옥 앞 노숙 농성장까지 행진할 예정이다. 이후 오후 7시부터는 황유미씨를 추모하는 문화제가 농성장에서 진행한다. 

황유미씨는 지난 2007년 3월6일 병원치료를 받고 귀가하던 중 택시기사였던 아버지가 운전하던 차안에서 숨졌다. 황씨의 죽음을 계기로 삼성 반도체 공장의 직업병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potg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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