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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코어, 결국 상장폐지…"기업사냥꾼 최규선 희생양"

(서울=뉴스1) 강현창 기자 | 2018-03-06 08:02 송고
지난 2016년 칼리드 빈 알 왈리드 사우디 왕자(左)가 1000만 달러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 참여를 발표한 뒤 최규선 썬코어 회장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후 왈리드 왕자는 유증참여를 철회했다. 2016.10.2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지난 2016년 칼리드 빈 알 왈리드 사우디 왕자(左)가 1000만 달러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 참여를 발표한 뒤 최규선 썬코어 회장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후 왈리드 왕자는 유증참여를 철회했다. 2016.10.2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썬코어가 결국 '기업사냥꾼' 최규선 씨의 희생양이 됐다.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상장사 썬코어에 대해 6일부터 오는 14일까지 정리매매를 실시한 뒤 15일 상장폐지시킬 예정이라고 6일 밝혔다. 
썬코어는 지난 2016년도 감사보고서에서 의견거절을 받은데 이어 지난해 반기보고서에서도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다. 이에 코스닥시장상장규정에 따라 상장폐지가 확정됐다.

썬코어는 주당 매매가 1360원에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정리매매 기간동안에는 상·하한가 제도가 적용되지 않는다.

썬코어는 지난 2015년 최규선 씨가 특수목적법인을 통해 인수한 회사다. 당시 사명은 루보였다.

루보는 주수도 회장이 이끈 제이유그룹이 주도했던 주가조작사건(2006~2007년·일명 루보 사태)으로 유명한 회사다. 당시 사건으로 금융당국은 상장된 전종목에 대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만들었지만 결국 루보는 주가조작사건 10년만에 증시에서 퇴출되는 셈이다.
최 씨는 루보를 인수한 뒤 대표로 취임하고 사명을 썬코어로 바꾼다. 이후 무인경비 시스템, 전기자동차 관련사업과 전기차용 배터리사업 등을 사업 청사진으로 제시했었다. 그 근거로 최 씨는 사우디아라비아 왕가와의 인연을 내세웠다.

실제로 썬코어의 유상증자에 사우디 칼리드 빈 알 왈리드 왕자가 참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왈리드 왕자는 결국 유상증자에 참여하지는 않았다.

최 씨는 언론보도와 공시 등을 통해 청사진을 잔뜩 내놓았지만 실제 회사의 재무상태는 악화됐다.

20억원 규모였던 썬코어의 영업손실은 최 씨가 인수한 이후 2016년 200억원대로 늘어났고, 당기순손실도 30억원 규모에서 300억원까지 늘었다. 회사의 숨통을 틔워줄 유상증자는 계속 연기되기만 했다.

부실이 누적되면서 결국 썬코어는 지난달 9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썬코어의 몰락에 대해 최 씨가 회사를 인수할때부터 예고됐던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최 씨는 지난 2002년 정부의 각종 이권에 개입하다가 기업체 등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해 적발된 '최규선 게이트'의 당사자다.

당시 최규선 게이트의 여파는 컸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 홍업·홍걸씨가 구속되고 최 씨는 법원에서 징역 2년6월형을 받았다.

출소 이후 최 씨는 기업사냥으로 눈을 돌렸다. 2002년 자원개발업체 유아이에너지를 인수한 뒤 운영하면서 공사대금 등 43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징역 5년형을 선고받았다. 이 과정에서 유아이에너지도 자본잠식에 빠져 상장폐지됐다.

수감 중이던 최 씨는 지난해 녹내장 치료를 받겠다며 형집행정지를 받은 뒤 병원에서 도주했다가 다시 잡히는 일도 있었다.

이 밖에도 주식대출담보 제공사실을 당국에 보고하지 않은 혐의(자본시장법 위반)와 대포폰 개설 혐의, 사우디 관련 수주를 따주겠다며 돈을 가로챈 혐의(사기) 등 수많은 범죄행위로 유죄판결을 받았다.

최 씨는 현재 2심까지 진행된 재판으로 징역 9년형과 벌금 10억원을 선고을 받아 수감 중이다.

김주훈 썬코어노조 위원장은 "노동자들의 땀과 눈물로 만든 건실한 중소기업인 썬코어가 기업사냥꾼 최규선에 의해 문을 닫게 생겼다"고 말했다.


khc@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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