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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역 30년 구형' 박근혜 재판…결정적 장면 5가지

朴 '40년 지기' 최순실 외면…이재용은 증언 거부
재판 보이콧·변호인 총사임…국선변호인 변론 맡아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2018-03-01 07:00 송고
뇌물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박근혜 전 대통령. /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뇌물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박근혜 전 대통령. /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대한민국 헌정사상 첫 파면 대통령이자 '국정농단 사태의 정점' 박근혜 전 대통령(66) 재판이 오는 4월6일 1심 재판부의 선고만 남겨두고 있다.

지난해 4월17일 구속기소된 이후 317일 동안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100회 가까이 진행된 박 전 대통령의 재판은 수많은 화제를 낳았다.
주 4회 집중심리를 하며 속도를 내다가 박 전 대통령의 '재판 보이콧'으로 한때 중단사태까지 이르는, 그야말로 '롤러코스터' 같았던 박 전 대통령의 1심 재판을 다섯 개의 장면으로 돌아본다.

◇박근혜 첫 법정 출석-최순실과의 만남

뇌물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박근혜 전 대통령(왼쪽)이 2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 최순실 씨와 함께 재판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2017.5.23/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뇌물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박근혜 전 대통령(왼쪽)이 2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 최순실 씨와 함께 재판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2017.5.23/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지난해 5월23일 박 전 대통령의 뇌물 등 혐의에 대한 첫 공판이 열렸다. 공판기일은 피고인의 출석의무가 있기 때문에 앞선 두 차례의 공판준비절차에 나오지 않았던 박 전 대통령은 군청색 재킷에 올림머리 차림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재판부는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재판 전 촬영도 허가했다. 이미 심리를 받고 있던 최순실씨(62) 사건과 병합되면서 '40년 지기'인 두 사람은 나란히 피고인석에 앉았다.

그러나 재판이 진행된 180분 동안 두 사람은 서로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최씨는 "내가 죄인"이라며 격앙된 모습을 보인 반면, 박 전 대통령은 내내 차분하게 재판에 임했다. 이후 재판에서도 박 전 대통령은 최씨를 철저히 외면했다.

◇이재용 증언거부-박근혜 발가락 치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0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2017.7.10/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0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2017.7.10/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지난해 7월10일 진행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50)의 증인신문은 '최고 정치권력자'와 '최고 경제권력자'와의 만남으로 주목 받았다.

이 부회장은 재판에 모습을 드러내 "변호인들의 강력한 조언에 따라 증언을 못할 것 같다. 원활한 재판운영에 도움을 못 드려서 대단히 송구하다"며 증언을 거부했다.

이 부회장과 함께 소환된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사장)도 증언을 거부해 이날 재판은 47분 만에 끝이 났다.

각자 뇌물을 주고, 또 받은 혐의로 얽힌 두 사람의 법정 대면은 박 전 대통령이 발가락 부상을 이유로 불출석하면서 이뤄지지 못했다.

발가락 부상을 당한 박 전 대통령은 그 날에 이어 11일과 13일, 3회 기일 내내 재판에 나오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은 14일에도 재판에 나오지 않겠다고 했으나 재판부가 출석을 요청하자 다시 참여에 응했다. 

그러던 박 전 대통령은 "발가락 부상의 염증이 발등까지 퍼졌다"며 7월28일 재판 후 강남성모병원에 들러 3시간 동안 치료를 받고 서울구치소로 돌아갔다. 또 8일30일과 11월16일은 허리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 서울성모병원에서 얼굴을 가린채 이동하고 있다. <br />2017.7.28/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 서울성모병원에서 얼굴을 가린채 이동하고 있다.
2017.7.28/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朴과 마주한 '나쁜 사람' 노태강·'문고리' 정호성

박 전 대통령이 '나쁜 사람'으로 지목한 노태강 전 문체부 체육국장은 9월12일 증언에 나서 박 전 대통령 앞에서 자신의 좌천 배경을 "장관의 윗선"이라 밝혔다.

그는 앞서 최씨의 재판에도 출석해 "최씨의 딸 정유라씨의 국가대표 선발 내지 장래를 위해 최씨와 청와대가 나섰던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나쁜 사람' 노 전 국장은 문재인정부에서 문체부 2차관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반면 '문고리 3인방' 중 1명인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은 법정에서 처음 마주한 박 전 대통령의 재판에서 "오랫동안 모셔온 대통령께서 재판을 받는 참담한 자리에서 무슨 말을 할지 (모르겠다)"라며 증언을 거부했다.  

재판 말미에는 "대통령께서는 가족도 없으시고 정말 사심없이 24시간 국정에만 몰입하신 분" "부정부패·뇌물에 경기를 일으킬 정도로 결벽증을 갖고 있는 분"이라고 감싸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9월12일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에 출석하는 노태강 전 문체부 체육국장(왼쪽)과 18일 출석하는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 News1
9월12일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에 출석하는 노태강 전 문체부 체육국장(왼쪽)과 18일 출석하는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 News1

◇사상 초유의 '재판 보이콧'…재판 중단

지난해 5월 첫 재판 이후 반년여 만인 10월16일 처음으로 입을 연 박 전 대통령. 이날 일련의 사태를 "정치보복"으로 규정한 그의 모습은 더 이상 법정에서 볼 수 없었다.

박 전 대통령은 13일 추가 구속 결정을 두고 "재판부에 대한 믿음이 더는 의미가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법치의 이름을 빌린 정치보복은 제게서 마침표가 찍어졌으면 한다"고 불참 의사를 밝혔다.

뇌물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법률대리인 유영하 변호사가 25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2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7.5.25/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뇌물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법률대리인 유영하 변호사가 25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2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7.5.25/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박 전 대통령 측 유영하 변호사 역시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규정하는 무죄추정과 불구속재판이라는 대원칙이 무너지는 현실을 목도하면서 재판부에서 진행하는 향후 재판에 관여할 당위성을 느낄 수 없다"며 사임했다. 나머지 변호인들도 사임계를 냈다.

변호인들이 모두 사임하면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절차는 43일 동안 중단됐다. 박 전 대통령 사건은 '피고인이 사형, 무기 또는 단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필요적 변호사건'으로 변호인 없이는 재판을 진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선변호인 '강렬 신고식'…궐석재판은 계속

박근혜 전 대통령 국선변호인단이 27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서 열린 뇌물 등 89회 공판을 마친 후 법정을 나서고 있다. 왼쪽부터 조현권, 강철구, 남현우, 김혜영, 박승길 변호사. 2017.11.27/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 국선변호인단이 27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서 열린 뇌물 등 89회 공판을 마친 후 법정을 나서고 있다. 왼쪽부터 조현권, 강철구, 남현우, 김혜영, 박승길 변호사. 2017.11.27/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11월27일 재판부가 선정한 국선변호인 5명이 박 전 대통령 재판에서 변론을 시작했다. 첫 날은 불출석한 박 전 대통령에게 '심사숙고할 기회'를 주겠다는 재판부 뜻에 따라 기일이 연기됐다.

다음 날 본격적인 변론에 돌입한 국선변호인들은 검찰이 제출한 증거가 증거능력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 법리적인 문제점을 꼼꼼히 따지며 준비된 모습을 보였다.

최씨의 태블릿PC를 두고 "최씨가 사용한 태블릿PC에 대한 비용을 왜 김한수 전 행정관이 지불했는지 그 경위를 검찰이 밝혀야 한다"며 날을 세웠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업무수첩도 압수수색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 2월27일 결심공판까지 25회 기일동안 자리에 없는 피고인을 위해 변론했다. 결심공판에서는 5명의 변호인이 4시30분동안 최후변론을 펼친 끝에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재판은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y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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