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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서 연이어 '#미투'…지목된 교수 사퇴의사(종합)

유명 연극배우 가해자로 지목…학교 "직위해제 예정"
학생회 "전수조사 해야"…교수일동 "성찰하고 반성"

(서울=뉴스1) 이원준 기자 | 2018-02-28 17:45 송고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세종대학교 영화예술학과 전·현직 교수가 성폭행 및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폭로가 연이어 제기됐다. 성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교수는 사퇴 의사를 밝혔고, 학생들은 성폭력 피해에 대해 전수조사에 나설 것을 학교 측에 요구했다.  

28일 세종대 등에 따르면 90년대말 세종대 영화예술과를 다녔다고 자신을 소개한 A씨는 페이스북 페이지 '성폭력반대연극인행동'을 통해 과거 교수로부터 당한 성폭행 및 성추행 사실을 털어놨다.
A씨는 미투글에서 "2학년이 됐을 때 러시아 유학파 출신의 배우 K교수에게 모텔에서 성폭행을 당했다"며 "너무나 믿고, 존경했던 교수님이었기에 매우 혼란스럽고 두려웠었다"고 썼다.

이어 A씨는 "성폭행이 있었던 그날 이후로 K교수는 제게 지속적인 관계를 요구했다"며 "그의 요구를 거부하면 배우로 다시는 무대에 설 수 없을 것만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극심한 우울증과 불안장애로 여러 차례 자살시도를 반복했다고 부연했다.

A씨가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한 K교수는 연극배우 김태훈 교수로 확인된 상태다. 김 교수는 자신에게 제기된 성폭력 의혹에 대해 교육자로서 책임을 지고 교수직을 자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연극배우 김태훈 세종대 교수. © News1
연극배우 김태훈 세종대 교수. © News1

또 다른 성폭력 폭로도 있었다. 올해 졸업한 학생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B씨는 페이스북 페이지 '세종대학교 대나무숲'에 "학생들 성희롱하듯 말하고 우리를 애인쯤, 노예쯤 인권을 무시하는 그런 모습을 참 많이 봤다"고 적었다.

B씨는 "여자학우들에게 섹시하다는 말을 서슴없이 뱉고, 굳이 싫은데 데려다주겠다고 그러시고, 점점 포악하게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려고 하는 당신의 모습을 보면서 정말이지 피하고 싶었다"고도 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교수는 유명 연극연출가인 P씨로, 지난해까지 이 학교에서 겸임교수로 재직했다.

문제를 느낀 것은 B씨뿐만 아니었다. 연이은 성희롱 발언에 다수의 학생이 지난해 1학기 P교수의 전공수업을 '보이콧'한 것이다.

연이은 미투폭로에 세종대 영화예술학과 학생들은 공동행동에 나선 상태다. 영화예술학과 학생회는 28일 1차 입장문을 내고 "해당 교수들의 빠른 입장 표명을 강력히 요구한다"며 "해당 교수들에 대한 학교 측의 전수 조사와 교수직 해임을 바란다"고 밝혔다.

영화예술학과의 다른 교수들도 이날 '영화예술학과 교수들의 1차 입장문'을 내고 "교육자로서 깊은 책임감을 느끼며 재학생 및 졸업생 모두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했다.

이어 교수일동은 "올바르게 진상을 조사해 부당한 권위와 권력에 의한 반인권적 행태를 철저하게 근절하겠다"며 김태훈 교수에게 최고수위의 징계를 조치해줄 것을 학교 측에 요구했다.

이에 대해 세종대 측은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자세한 피해 내용을 파악 중"이라며 "3월2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김 교수를 직위해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wonjun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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