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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독 간호사의 한복·대리석 와이셔츠 예술이 되다

독일 출신 안드레아스 블랑크·헬레나 파라다 김 2인전

(서울=뉴스1) 여태경 기자 | 2018-02-28 11:18 송고 | 2018-02-28 14:12 최종수정
안드레아스 블랑크·헬레나 파라다 김 2인전.© News1

죽은 사람의 아름다운 한복, 실제같은 대리석 와이셔츠, 소모와 영원….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대비되는 소재들이 전시장을 꽉 채웠다.

독일 출신의 회화 작가인 헬레나 파라다 김(Helena Parada Kim)과 조각가 안드레아스 블랑크(Andrea Blank)가 초이앤라거 서울 갤러리에서 전시를 열고 있다.

이들은 조각과 회화라는 각각 다른 영역에서 활동을 하지만 전통적인 재료와 테크닉을 이용해 현대적인 오브제들을 재해석하면서 현대 사회의 역사적, 사회적 맥락들을 찾아가는 작업을 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파독 간호사인 어머니와 스페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헬레나 파라다 김은 어머니와 파독 간호사들이 특별한 날 항상 입었던 한복에 관심을 갖고 작품에 담아내고 있다.

그림에 등장하는 한복들은 그 한복을 실제 입은 사람들의 이름을 붙여 '성자', '정자' 등 이름을 갖고 있다.

헬레나 파라다 김은 "파독 간호사 대부분이 한복을 한국에서 싸가지고 와서 특별한 날 입었다. 성당을 가거나 여행을 갈 때도 입었다"면서 "한국에서는 한복이 식상할 수 있는데 외국에서는 한국을 대표하는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다"며 한복을 작품 소재로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말도 통하지 않는 머나먼 이국땅에서 파독간호사들이 입은 한복은 그들의 정체성을 상징함과 동시에 작가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한 과정이기도 하다.

작가는 더 나아가 '존재'의 이면에 있는 '부재'로 주제를 확장해 죽은 사람의 한복, 제사 등을 작품에 녹여내고 있다.

함께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안드레아스 블랑크은 대리석, 설화 석고, 현무암, 석회암 등 전통적인 재료들을 종이 비행기, 플라스틱 봉투, 검은 트렁크 위에 단정히 접혀 있는 하얀 와이셔츠 등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보고 사용하는 일상적인 오브제로 탈바꿈시킨 작품을 선보인다.

작가는 짧은 시간동안 소비되고 소모되는 물건들을 대리석이나 석회암 등 영구적인 소재들로 재탄생시킴으로서 관람객들에게 영원과 순식간에 지나가 버리는 인간의 삶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그는 2009년 영국의 주요 방송사인 채널 4와 사치 갤러리가 공동 선정하는 미래의 작가 상인 '뉴 센세이션'상의 파이널리스트에 오르기도 했다. 전시는 3월 28일까지.


har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