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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불패신화 '흔들'…후계 레이스 본격화

獨 메르켈당, 대연정 협상안 가결 전망
'불패신화' 메르켈 입지약화…후계물망 논의중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2018-02-26 14:55 송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 AFP=뉴스1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 AFP=뉴스1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6일(현지시간) 독일 대타협 정치의 산물인 대연정 협상안을 당내 표결에 부친다.

메르켈 총리는 이로써 4기 정부 출범에 한 발 더 다가섰지만, 추가 연임은 힘들 수 있다는 관측이 짙어지고 있다. 대연정에 이어 이번에는 '포스트 메르켈' 주자에 대한 논의가 독일 정계에서 이어지고 있다.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보수 기독민주당(CDU) 관계자들은 이날 오전 10시(한국시간 오후 6시) 베를린에서 회의를 열고 협상안에 대한 표결에 돌입한다.

회의 목적은 이달 초 성사된 진보 사회민주당(SPD)과의 대연정 협상안에 당의 허가를 내리기 위해서다. 기민당은 이 협상안을 가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 정치권은 지난해 9월 총선을 실시한 이후 4개월간 새 정부를 꾸리지 못했다. 총선 결과 어느 정당도 과반 의석을 획득하지 못해 연정이 필수적이었으나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보수연합은 소수정당과 협상에 번번이 실패했다.
결국 보수와 진보 정당이 한 지붕 아래 정부를 꾸리는 '대연정'이 선택지로 떠올랐다. 메르켈 총리는 막강한 권력을 자랑하는 재무부 장관직을 사민당에 넘겨주는 양보를 해야 했다.

이처럼 한때 '불패'(不敗) 신화를 자랑하던 메르켈 총리의 권력도 연정협상 난항에 따라 약해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또 사민당의 진보적인 난민정책을 수용한 이상, 지난 총선 때 약진한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으로부터의 압력도 강해질 수밖에 없다.

메르켈 총리는 이러한 AfD의 위협에 맞서고자 자신의 이민정책을 가장 강하게 비판해 온 당내 소장파 옌스 슈판(37) 재무부 차관을 전날 보건부 장관 후보자에 올렸다. 이로써 슈판 재무차관을 포함한 '포스트 메르켈' 레이스는 본격화했다.

슈판 재무차관과 함께 메르켈 총리 후계자 물망에 든 이는 지난주 기민당 사무총장으로 지명된 아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 자를란트주 총리다.

크람프-카렌바우어는 중도적이고 실용적인 메르켈 총리의 노선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독일 언론들이 '미니 메르켈'이라고 부를 정도다.

메르켈 총리의 후계자로 자주 지목된 우르줄라 폰데라이엔 국방부 장관은 유임됐고 역시나 차기 총리 주자에 포함돼 온 율리아 클뢰크너 라인란트팔츠 주 당대표도 농림부 장관으로 지명됐다.

기민당이 얻어낸 최고 요직인 경제부 장관으로는 메르켈 총리의 최측근인 페터 알트마이어 총리실장이 지명됐다.

기민당은 이번 연정안을 가결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사민당은 아직 전 당원 대상 찬반 투표를 진행 중이다. 결과는 오는 4일 발표될 예정이다.

만약 이 안이 부결되면 독일 정치권은 더욱 깊은 혼란에 빠지며 메르켈 총리는 조기총선을 선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메르켈의 4연임 가능성을 크게 옅게 할 전망이다.


icef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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