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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文대통령 북미대화 촉구에 일단 호응…美수용 관건

文대통령, 北대표단 靑아닌 평창서 접견…北 "대화 용의"
美, 대화 전제조건 수위변화 주목…남북, 26일 회담할 듯

(서울=뉴스1) 김현 기자, 조소영 기자 | 2018-02-25 22:23 송고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강원도 평창올림픽스타디움 열린 올림픽 폐회식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등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2018.2.25/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강원도 평창올림픽스타디움 열린 올림픽 폐회식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등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2018.2.25/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평창 동계올림픽 폐회식 참석차 방남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등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25일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북미대화를 할 충분한 용의가 있다"고 밝히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북미대화에 응할 의사가 있다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입장을 전달하면서 향후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북미간 탐색적 대화가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부터 1시간 가량 강원 평창의 모처에서 김영철 부위원장과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 등 북한 고위급 대표단 8명과 접견을 가진 뒤 김 부위원장 및 리 위원장과 대화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문제의 본질적 해결을 위해서라도 북미 대화가 조속히 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청와대가 '한반도 문제의 본질적 해결'이라는 문 대통령의 언급을 밝힌 것은 문 대통령이 김영철 부위원장을 만나 북한 비핵화 문제를 거론했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에 대해 북한 대표단은 "북미대화를 할 충분한 용의가 있다"고 답했다. 김 대변인은 “북한도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같이 발전해야 한다는 데 생각을 같이 했다”고 설명했다.

북한 대표단이 북미대화에 대해 "충분한 용의가 있다"고 밝힌 것은 김정은 위원장의 입장을 김영철 부위원장 등 북한 대표단을 통해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대표단은 "남북관계가 앞으로 광범위하게 확대되고 진전이 이뤄져야 한다"는 문 대통령의 언급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같은 의지를 지니고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일단 김정은 위원장이 북미 대화에 대한 의지를 밝힌 데 대해 주목하고 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북한이 (북미) 대화에 대한 의사표시를 명확히 한 것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북한이 원칙적인 대화의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향후 대화의 모멘텀을 열어갈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이 북미 대화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의중을 확인한 만큼 이를 토대로 공식·비공식 라인을 통해 미국측이 대화에 나서도록 설득하는 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미국이 북한의 이같은 원칙적인 대화 의지를 수용하느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자신의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의 방한에 맞춰 사상 최대의 대북 제재조치를 발표하는 등 여전히 북한에 대한 '최대 압박'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북미 대화의 가능성은 열어두면서 전제조건이 북한의 비핵화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전날(24일) 강원 평창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북한과 대화하려면 비핵화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약간의 움직임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며 "그것은 생산적인 대화의 출발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북미 대화 성사의 관건은 북한의 비핵화 움직임과 관련해 미국이 어느 수준을 요구할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도 "대화를 하는 동안에는 북한이 핵과 미사일 도발을 하지 않는다는 입장 표명을 하는 것만으로 미국이 대화에 응할지 등 미국이 전제조건을 어느 정도까지 떨어뜨릴지가 문제"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선 이방카 일행에 비공식 수행원으로 참여한 앨리슨 후커 미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보좌관과 북한 외무성내 대미외교 담당인 최강일 부국장간 실무접촉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제부터 북미간 본격적으로 기싸움에 들어갔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북한이 남북관계에 있어 범위 확대와 진전에 뜻을 함께 하면서 오는 26일부터 남북간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고위급 회담 개최에 시선이 쏠린다. 

청와대 안팎에선 남북 고위급 회담 대표였던 조명균 통일부장관과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간 공식적 회담은 물론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카운트파트인 김영철 부위원장간 비공식 대화도 진행될 것으로 관측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제 내일부터 이틀간이 중요해졌다. 공식적으로는 통일부 장관이, 비공개 회의는 계속할 것"이라며 "우선 남북군사실무회담과 이산가족상봉 등으로 가기 위해 무엇부터 논의할지 얘기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김영철 부위원장 등 북한 대표단을 청와대에서 접견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강원 평창 모처에서 비공개로 접견했다.

이는 천안함 폭침의 배후로 지목돼 온 김영철 부위원장의 방남을 둘러싼 자유한국당 등 야당과 천안함 유가족 등이 강력 반발하고 있는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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