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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돈꽃' PD "장혁·이미숙·이순재, 대체자 없는 완벽 캐스팅"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2018-02-15 09:09 송고
MBC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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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토요드라마 '돈꽃'은 모든 주조연 배우들에게 인생작으로 남았다. 배우 장혁과 장승조, 이미숙, 이순재 등 이들의 존재감과 연기력이 '돈꽃'의 매순간 명장면을 만들어냈고 시청률 면에서도 성공을 이끌어냈다.

김희원 PD는 지난 14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신사옥에서 진행된 '돈꽃' 관련 종영 인터뷰에서 이번 캐스팅에 대해 "흔히 말하는 잘된, 완벽한 캐스팅이라고 한다면 대체자를 생각할 수 없는 캐스팅이지 않나"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먼저 배우들과 첫 리딩 당시를 회상하며 "이미숙, 이순재 두 분이 대본을 작게 읽으시더라. 그게 '돈꽃'의 톤이 됐는데 오디오가 그렇게 가돼 연기가 뜨거웠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분들이 차갑고 드라이하셨다면 그 톤이 안 맞았는데 배우 분들은 뜨겁게 준비해오시는 분이었고 뜨겁게 연기해주셨다"고 털어놨다.

김 PD는 이어 정말란 역 이미숙의 캐스팅에 대해 "'돈꽃'은 강필주의 이야기이고 뿌리도, 줄기도 강필주이지만 드라마의 질감을 만든 배우는 이미숙"이라면서 "작가님도 처음부터 정말란을 할 수 있는 배우는 이미숙 밖에 없다고 하더라. 그건 드라마국도, 저도 마찬가지였다. 캐스팅의 모범 답안이었다"고 말했다.

정말란은 청아그룹 총수 장국환(이순재 분)의 맏며느리로 아들 장부천(장승조 분)의 후계자 입지를 굳히기 위해 삐뚤어진 욕망과 모성애를 보이는 인물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김 PD는 "정말란은 정말 강렬한 캐릭터로 배우가 설득력을 보여주지 않았다면 과하고 지독하고 비호감인 캐릭터로 보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김 PD는 "이미숙 선배님은 드라마를 보시는 시각이 정말 세련되셨다. 더 어린 제가 클리셰에 젖어 있더라. 이 분이 괜히 톱의 위치에서 롱런하시는 게 아니더라"며 "어떤 방식으로든 '돈꽃'의 정말란은 지독할 정도의 욕망을 가진 인물이라 아름다워 보여야 하는 게 첫 번째였는데 이미숙 선배님이 살려주시더라. 어떻게 찍든 아름다운 분"이라고 애정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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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재에 대해서는 "이순재 선생님이 주시는 익숙한 느낌이 있다. 그 분이 주시는 신뢰감이나 믿음이 역으로 작용하면 눈길이 더 안 갈 수도 있었지만 선생님은 기가 막히게 완급을 조절하시면서 감탄하게 만들시더라"며 "배우가 주는 신뢰감 덕분에 (비호감 캐릭터가) 상쇄되는 부분이 있더라. 극도로 악한 캐릭터라 보기 싫지 않게 만드는 게 중요한데 그건 이순재 선생님이라는 배우가 해결 가능한 지점"이라고 ㅇ설명을 덧붙였다.

극 중 강필주(장혁 분)와 장부천(장승조 분)의 브로맨스는 의도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엄밀히 말하면 애증"이라면서 "필주와 부천이는 얼마나 오랜 시간을 함께 했겠나. 부천이는 필주를 의지하면서도 열등감을 갖고 있다. 그런 부분을 전부 안고 연기하는 배우들이라 시청자 분들이 좋아하실 수 있는 브로맨스를 작위적으로 의식하고 만들어내려 하지 않았을 것이다. 작위적으로 브로맨스가 들어가면 드라마가 훼손될 수 있었다"고 밝힌 것.

김 PD는 장승조가 선배들과 호흡을 맞춰가던 인상적인 과정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승조씨에겐 장부천이 어려운 이유는 다양한 사람 관계 속에서 여러 톤앤매너를 보여줘야 하니 힘들 거라고 했다"며 "승조씨가 주눅들기 딱 좋은 조합이었다. 장혁, 이미숙, 이순재 등 선배들과 찍었을 때 분명 위축될 수 있었고 그래서 본인도 걱정을 많이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케미스트리가 돋보였고 장승조라는 배우가 가진 원초적인 매력이 묻어나왔다"고 칭찬했다.

드라마 '운명처럼 널 사랑해'와 단막극을 한 차례 함께 한 장혁에 대한 신뢰는 깊었다. 이에 대해 김 PD는 "장혁이라는 배우는 연기를 하는 방식과 삶의 방식이 멋있는 남자"라며 "그분은 삶 자체를 포장하지 않고 진솔하게 대하시는 분이기 때문에 연기도 정직하게 하시는 분"이라고 믿음을 보였다. '돈꽃' 합류 전 타 미니시리즈 연출이 예정돼 있었던 만큼, 김 PD는  "이 작품은 장혁씨가 아니었다면 안 했을 것"이라면서 "PD가 믿고 의지할 주인공이 있다는 건 엄청난 차이"라는 말로 눈길을 끌었다.

또 김희원 PD는 "그래서 저 역시도 책임감이 강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분 커리어에 주말드라마를 해서 후회하는 일이 생기면 안 되니까 결과물을 부끄럽게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강했다"며 "장혁씨는 정말 최고의 파트너라고 생각한다. 모든 감독님들도 그렇게 말씀하시겠지만 장혁씨는 작품을 해석하는 관점이나 자세가 훌륭하고 어디서 멈추고 어디서 더 가야 하는지 알고 있는 배우다. 배우로서 큰 내공을 갖고 있다는 의미"라고 털어놨다.

끝으로 김 PD는 "같이 이 작품을 만들어간다는 자체가 큰 기쁨"이라면서 "장혁씨가 저한테 '우리 망하면 어떠냐'고 하더라. 그 말이 끝날 때까지 힘이 돼서 버틸 수 있었다. 연출한테 그렇게 얘기해주는 배우들이 몇 분이나 있을까 싶다. 그게 입봉하는 연출에게는 정말 눈물이 나는 얘기다. 장혁이라는 배우의 신뢰와 용기를 믿고 갔다. '지금 안 되면 다음에 더 잘 하면 된다'는 말은 정말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aluem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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