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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왜 법정구속됐나…'청탁 내용의 불법성'이 발목

같은 징역 2년6개월이지만 집유받은 이재용과 달라
부정한 업무청탁·70억 지원금 짙은 뇌물성에 주목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2018-02-13 19:22 송고 | 2018-02-14 09:18 최종수정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법정구속된 뒤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2018.2.13/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비선실세' 최순실씨(62)에게 70억원의 뇌물을 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3)이 13일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에서 구속됐다. 대통령의 요구가 있었다는 점은 인정됐지만, 청탁 내용이 대통령의 부정한 업무집행 등과 관련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이날 신 회장에게 징역 2년6월을 선고하고 70억원의 추징금을 명령했다. 불구속 상태이던 신 회장은 실형 선고로 법정구속됐다.

신 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66)과의 독대에서 면세점사업 연장 등 그룹의 현안에 대한 도움을 요청했고, 그 대가로 최씨가 지배하는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건넨 혐의(뇌물공여)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이 70억원이 모두 뇌물이라고 인정했다. 신 회장이 독대에서 박 전 대통령에게 롯데월드타워 면세점과 관련해 명시적 청탁을 했다는 건 인정하지 않았지만, 묵시적 청탁은 있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K스포츠재단에 대한 박 전 대통령의 지원 요청과 롯데그룹의 지원이 이뤄진 시기는 청와대·기재부·관세청에서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의 수와 공고시기 등 향후 추진 일정을 검토하고 있던 때"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신 회장은 면세점 사업에서 탈락(2015년 11월)한 후 안종범 경제수석(2016년 3월11일)과 박 전 대통령(2016년 3월14일)을 만났다. 이후 롯데는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추가 지원(2016년 5월)했으며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2016년 12월)됐다.

재판부는 "여기에 재단 지원 규모와 지원 과정 등을 종합하면, 지원금은 면세점 특허와 관련된 대통령의 직무집행 대가라는 점에 대해 공통의 인식이나 양해가 있었다고 보기 충분하다"라고 밝혔다.

징역 2년6월이라는 형량은 감경요소와 가중요소를 두루 고려해 기본 양형대로 선고한 결과로 해석된다. 대법원 양형기준에 따르면 1억원 이상의 뇌물공여 범죄의 기본양형은 징역 2년6월에서 3년6월이다.

기본양형에서 '수뢰자의 적극적 요구에 수동적으로 응한 경우'는 감경요소로 작용한다. 이와 관련해 재판부는 신 회장에 대해 "국가 최고권력자인 대통령의 요구를 거절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법정 구속된 13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건물 인근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져 있다.  2018.2.13/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하지만 재판부는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뇌물을 요구한 사실'을 인정해 석방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50)의 항소심 재판부와는 다른 판단을 내렸다. 이 부회장도 신 회장과 똑같은 징역 2년6월이었지만 집행유예를 받았다. 징역 3년 이하의 형은 집행유예가 가능하다.

재판부가 대가성·공무원 직무와의 연관성 등 롯데의 지원금 70억원이 가진 성격을 주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재판부도 "대통령의 직무집행에 대한 대가"를 언급했다. '청탁내용이 불법하거나 부정한 업무집행과 관련된 경우'는 대법원 양형기준에서 가중요소로 작용한다.

이날 재판부가 대가성이 있다고 인정하며 언급한 '후원금 반환 경위' 의혹도 주목할 점이다. K스포츠재단은 검찰이 롯데 본사를 압수수색하기 직전인 2016년 6월9일부터 13일까지 롯데에 70억원을 돌려줬다. 이를 두고 롯데의 지원금 70억원의 성격은 뇌물이라는 의심이 짙었다.

실제로 우병우 전 민정수석은 특검 조사에서 "법무부에서 받은 대기업 수사정보는 박 전 대통령에게만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돌려주라고 전달한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도 "돈을 반환하라는 건 박 전 대통령의 지시였다"고 밝혔다.

결국 우 전 수석은 롯데 압수수색 정보를 대통령에게 보고했고, 박 전 대통령은 안 전 수석을 시켜 돈을 돌려주라고 했으며, K스포츠재단은 이를 듣고 롯데에 돈을 반환한 셈이다. 70억원이 뇌물이 아니었다면 도대체 이런 일이 가능하겠냐는 게 검찰의 시각이었다.

이런 정황 때문에 법조계에선 1심에서 뇌물공여가 유죄로 인정돼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대통령의 적극적인 요구에 소극적으로 응했다"고 언급된 이 부회장보다 더 위험하다는 예상이 나오기도 했다.

재판부는 "대통령의 요구를 거절하기 쉽지 않았겠지만 신 회장과 비슷한 위치의 기업인들은 유사한 상황에서 모두 신 회장과 같은 선택을 하진 않을 것"이라며 "대통령의 요구가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거액의 뇌물을 준 신 회장을 선처한다면, 어떤 기업도 뇌물이라는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롯데 측은 판결 이후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라 참담하다"며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지만 결과에 대해선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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