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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 제주공항 대규모 체류객 발생하지 않은 이유는?

제‧방빙작업 효율성 강화·항공사간 협업 주효

(제주=뉴스1) 안서연 기자 | 2018-02-07 16:30 송고 | 2018-02-07 17:46 최종수정
제주지역에 많은 눈이 내린 지난 5일 오전 제주시 제주국제공항 활주로에서 공항 관계자들이 제설작업을 하고 있다.2018.2.5/뉴스1 © News1 이석형 기자
제주지역에 많은 눈이 내린 지난 5일 오전 제주시 제주국제공항 활주로에서 공항 관계자들이 제설작업을 하고 있다.2018.2.5/뉴스1 © News1 이석형 기자

3일부터 닷새간 제주국제공항에 많은 눈이 몰아쳤는데도 운항 차질이 크지 않았던 데는 항공사 간의 협력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됐다.

7일 제주지방항공청(이하 제항청)과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제주공항에는 폭설과 한파의 영향으로 지난 3일 윈드시어(난기류)와 강풍특보가 내려진데 이어 4일에는 대설특보까지 발효돼 갈수록 기상이 악화됐다.
하지만 4일까지 제주공항 제설작업으로 인한 결항은 한 편도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광주 등 타 지방 기상 악화로 인해 20편이 결항되면서 밤 10시 이후까지 운항이 지속됐고, 늦은 밤 기상이 급격히 악화돼 잔여편 일부가 결항됐다.

강풍을 동반한 눈보라가 거세지면서 5일부터 연결 항공편 문제 등으로 차츰 결항이 빚어지기 시작, 총 17편이 결항됐지만 이때까지도 활주로 폐쇄는 없었다. 체류객은 250명 가량이었다.
강추위가 꺾이지 않은 채 6일까지 눈은 계속됐고, 이날 낮 12시15분부터 제설작업을 위해 처음으로 활주로가 2시간45분가량 폐쇄됐다. 발이 묶인 승객들은 이날 잔여편과 임시편을 이용해 대부분 수송됐다.

앞서 많은 눈이 내린 지난달 11일 제설작업을 위해 하루 동안 세 차례나 활주로가 폐쇄되면서 4000여명의 체류객들이 발생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당시에는 11일부터 12일 새벽까지 제주공항 누적 적설량이 6.9㎝였지만, 이번에는 3일부터 사흘간 눈이 그치지 않으면서 6일까지 누적 적설량이 9.9㎝에 이르렀다.

12일 오전 제주시 제주국제공항 대합실에서 공항 체류객들이 새우잠을 자고 있다. 지난 11일 제주공항 활주로에 많은 눈이 쌓여 제설작업 등으로 11일 오전과 오후, 이날 오전까지 3차례에 걸쳐 활주로가 임시 폐쇄됐다.2018.1.12/뉴스1 © News1 이석형 기자
12일 오전 제주시 제주국제공항 대합실에서 공항 체류객들이 새우잠을 자고 있다. 지난 11일 제주공항 활주로에 많은 눈이 쌓여 제설작업 등으로 11일 오전과 오후, 이날 오전까지 3차례에 걸쳐 활주로가 임시 폐쇄됐다.2018.1.12/뉴스1 © News1 이석형 기자

악조건 속에서도 대규모 체류객이 빚어지지 않은 이유는 뭘까.

제항청과 공항공사는 무더기 지연‧결항이 발생하지 않은 이유로 항공사의 ‘제‧방빙 작업’이 효율적으로 이뤄진 점을 꼽았다.

제방빙 작업은 항공기 표면에 쌓인 눈과 얼음을 제고하고 결빙을 방지하는 것으로, 각 항공사별로 지상조업사에 맡겨 특수장비인 디아이싱 트럭(De-Icing Truck)을 이용해 제·방빙액을 뿌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작업은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 패드가 설치된 제‧방빙장 4곳에서만 할 수 있는데, 각 항공사가 지정된 조업사만 이용해야 하다보니 4곳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했다.

대형 항공사는 지상조업 자회사가 있어 제·방빙장을 고정해 사용하고 있지만, 저비용항공사의 경우 특정 조업사 2곳을 공용으로 사용하고 있다보니 유동적인 작업이 어려웠던 것이다.

이로 인해 간혹 대기 항공기가 밀려 있는데도 제‧방빙장을 놀리는 상황이 빚어지기도 했다.

뉴스1 제주본부는 지난 1월 16일 기사(‘폭설로 7000명 발 구를 때 제주공항 제‧방빙장 2곳 놀았다’)에서 이 같은 내용을 지적했고, 제항청과 공항공사, 항공사들은 세 차례 회의를 열고 항공사별로 조업사 구분 없이 제‧방빙 작업을 실시하자는데 뜻을 모았다.

전국적으로 많은 눈이 내린 11일 제주시 제주국제공항 활주로에 공항관계자들이 제설차량을 이용해 제설을 하고 있다.2018.1.11/뉴스1 © News1 이석형 기자
전국적으로 많은 눈이 내린 11일 제주시 제주국제공항 활주로에 공항관계자들이 제설차량을 이용해 제설을 하고 있다.2018.1.11/뉴스1 © News1 이석형 기자

공항공사와 제항청 관계자는 “제·방빙장 4곳을 모두 활용해 효율적으로 작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정 조업사 구분 없이 공동으로 이용하자고 각 항공사에 제안했다”며 “다행히 대부분의 항공사가 동의해줘서 지난 3일부터 들어오는 순서대로 작업을 진행해 지연 시간을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제주국제공항 항공사 운영위원회 관계자는 “운항의 효율성을 높이고 체류여객들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항공사들도 기꺼이 동의했다”면서 제주공항 항공사들 간에 협업이 잘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항공사별로 각자 기체에 맞는 제방빙액을 구매해 조업사에 조달하는 구조이다보니 약품 공유 부분에 있어 문제가 있긴 하지만 합의점을 찾아서 조만간 정식으로 다자간 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른지역 공항에서도 이같은 항공사 간 협업이 추진됐지만 쉽사리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제주지역에 기상 악화가 예고되자마자 3일부터 비상대책반을 꾸린 제항청은 제설작업 효율성 강화뿐만 아니라 항공교통관제, 항공기 안전운항 감독, 항공사의 체객안내, 체류객 지원 등 비상대응체계도 강화했다고 밝혔다.


asy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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