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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성폭행 논란' 이현주 "합의 성관계" vs 피해자 "명백한 거짓말"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2018-02-07 06:00 송고 | 2018-02-07 09:44 최종수정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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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담' 이현주 감독이 동료 감독 A씨를 성폭행한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은 가운데, 이 감독과 피해자 A씨가 각각 다른 입장문을 발표하며 여론전에 돌입했다. 이현주 감독은 A씨를 성폭행한 혐의에 대해 "여전히 무죄라 주장하고 싶다"고 했고, A씨는 1심 판결문을 올리며 "당신의 그 길고 치졸한 변명 속에 나에 대한 사죄는 어디에 있는가?"라며 분노를 표했다.

이현주 감독은 지난 6일 발표한 장문의 보도자료를 통해 사건 정황에 대해 "술에 취해 잠이 든 줄 알았던 피해자는 어느새 울기 시작하더니 무슨 일이 있는 것처럼 오열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피해자는 자신의 고민을 저에게 이야기했고 그런 피해자를 달래던 중 자연스럽게 성관계를 가지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시 저로서는 피해자가 저와의 성관계를 원한다고 여길 만한 여러 가지 사정들이 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성관계에 대한 피해자의 동의가 있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또 그는 "저는 이 사건에 대해서 정말 그 어떤 편견도 없이 그리고 정확하게 판단해 달라고 간곡히 부탁드렸지만 결국 유죄의 판결을 받았다"며 "항소심에서만은 다시 한 번 편견을 걷고 제대로 된 판단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며 변호인과 상의하여 40페이지가 넘는 항소이유서를 제출했다. 수사단계부터 대법원의 판결에 이르기까지 제발 성 정체성에 대한 편견 없이 사건의 실체에 대해서 판단해 달라고 수없이 부탁드렸다. 당시 일에 대해서 피해자가 동의한 것으로 볼 만한 증거들이 다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 달라고 지속적으로 요청했지만 판결문 그 어디에도 저희가 주장했던 점에 대한 판단은 없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현주 감독은 A씨와 자신의 성관계가 "합의된 것"이라며 무죄를 주장하지만 A씨의 이야기는 다르다. A씨는 이현주 감독이 입장문을 발표한 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고 "아이고…. 한숨부터 나온다. 그날 사건에 대해 생각하기도 싫어서 세세하게 말하고 싶지 않았는데 결국은 또 하게 된다. 다시 떠올리기 끔찍하지만 그날의 일을 말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가해자가 먼저 그날의 일을 말해버렸으니"라며 고통을 호소했다. 
이 글에서 A씨는 자신이 이현주 감독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할 당시의 정황을 세세하게 적었고, "가해자는 심경 고백글에서 사건 이후 '밥 먹고 차먹고 대화하고 잘 헤어졌는데 한달 뒤에 갑자기 신고를 했다'고 하지만 이는 명백한 거짓말이다. 저 통화 이후 두차례 통화가 더 있었고 그 통화는 모두 녹취되어 재판부에 증거로 넘어갔다"고 했다.

또 "한 달 후에 갑자기 신고를 한 것이 아니라 사건 이후 신고하기까지 약 한달 동안, 사과를 받기 위해 두차례 더 내가 먼저 전화를 했고 사과는커녕 내 잘못이라고 탓하는 얘기만 들었다"며 "당신의 그 길고 치졸한 변명 속에 나에 대한 사죄는 어디에 있는가? 순수한 마음으로 당신을 응원한 영화팬들에 대한 사죄의 말은 어디에 있는가? 내가 몹쓸짓을 당했던 그 여관이 당신의 영화에 나왔던 그곳이라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을 때 느낀 섬뜩함을, 당신의 입장문을 읽으며 다시금 느꼈다"고 심경을 고백했다.

한편 이현주 감독은 최근 대법원에서 동기 영화인 A씨를 술에 취해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 받았다. 이 사실은 A씨가 페이스북을 통해 폭로하며 알려지게 됐고, A씨의 남자친구 B씨 역시 온라인상에 "뻔뻔하게 활보하고 있는 가해자를 보는 것이 너무나 괴롭다. 유죄판결이 나면 모든 것이 끝날 줄 알았는데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피해당사자뿐 아니라 저 역시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졌다. 이제는 그 끝을 보고 싶다"고 글을 올렸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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