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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너무 좋아 충격"…금리 급등세에 뉴욕증시 '쿵'

美 임금, 금융위기 이후 최대폭 증가
→ 다우지수, 금융위기 이후 최대폭 추락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2018-02-03 09:40 송고
뉴욕증권거래소(NYSE) © AFP=뉴스1
뉴욕증권거래소(NYSE) © AFP=뉴스1

논스톱 랠리를 펼쳐 과열경고를 잇따라 받았던 뉴욕 증시가 2일(현지시간) 근래에 보지 못했던 기록적인 투매를 겪었다. 다우지수가 666포인트나 떨어져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2008년 12월 이후 최대 일일낙폭을 기록했다. 하락률 2.54%는 브렉시트 사태가 터졌던 지난 2016년 6월24일 이후 가장 심각했다.

뉴욕증시 대표지수인 S&P500의 하락률은 2016년 9월9일 이후 최악이었다. 주간으로는 3.86% 떨어져 다우(-4.12%)와 함께 지난 2016년 1월 이후 2년 만에 가장 처참한 실적을 기록했다. 나스닥은 이번주중 3.53% 떨어져 지난 2016년 2월 이후 가장 부진했다. 2016년 1~2월은 중국 외환시장 불안으로 인해 유가와 주식가격이 급락하던 때다.
굿 뉴스가 배드 뉴스가 된 전형적인 장세였다. 지난달 미국의 일자리가 견조한 증가세를 이어간 가운데 임금이 약 9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어 금리인상 가속도 우려를 불러 일으켰다. 

이로 인해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2.8%선을 넘어서며 4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달러는 강세로 급반전했다. 달러 약세에 연계해 랠리를 펼쳤던 국제유가가 급락했고, 증시 에너지섹터는 4%이상 떨어졌다.

꾸준히 낙폭을 키워가던 뉴욕증시는 금리인상에 강력한 자신감을 피력한 중도 완화 진영의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발언에 하락속도를 높였다. 카플란 총재는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 "올해 금리 인상이 세 차례 있어야 한다는 느낌이 점점 더 강해진다"고 말했다.
달러가 미국 시장금리와 동시에 뜀에 따라 위험회피 심리가 폭넓게 퍼졌다. 이머징 통화들 역시 달러에 대해 일제히 하락했다. 뉴욕증시 산업재와 소재섹터지수가 2% 넘는 하락률을 기록했다.

비트코인이 투매 속에서 한 때 8000달러선까지 붕괴된 가운데, 증시 기술주들의 부진도 두드러졌다. 실적 실망감을 연출한 알파벳이 5.3% 급락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2.7% 하락했다. 시총 1위 주식 애플은 4.3% 떨어졌다.

뉴욕증시 변동성지수(VIX)는 17.31로 28.51% 급등했다.

미국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의 시간당 평균 임금은 일년 전에 비해 2.9% 상승했다. 지난 2009년 6월 이후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 2.6%를 크게 웃돌았다. 전달치(12월)도 2.5%에서 2.7%로 상향 수정됐다.

지난달 비농업 취업자 수는 20만명 증가했다. 시장 예상치 18만명 증가를 상회했다. 지난 석 달간 평균 증가폭인 19만2000명도 웃돌았다.

미국 금리선물시장은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 전망을 높여잡았다. CME그룹의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3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90%의 확률로 가격에 반영했다. 거의 확실시하는 분위기다. 3월 금리인상에 이어 6월과 12월에 추가 인상이 단행될 확률도 60%를 약간 웃도는 수준으로 높여져 선물가격에 반영됐다.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7bp(1bp=0.01%) 오른 2.843%를 기록했다. 장중에는 2.852%까지 올라 4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내기도 했다. 주간으로는 5주 연속 상승세로 지난 2016년 말 이후 최장기간 상승세다.

PGIM의 리치 피시릴로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수익률이 더 상승할 수 있다. 이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뱅가드그룹의 젬마 라이트-카스파리우스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현재 모든 투자자들이 불안해하고 있다"며 "현재 글로벌 매도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임금이 대폭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약 3년 반 만에 최고 수준까지 상승했다. 10년물 물가연동국채(TIPS) 시장에 형성된 기대 인플레이션은 2.14%포인트로 상승했다.

달러가 금리를 따라 껑충 뛰었다. 그동안 일방적으로 떨어졌던 탓에 반등폭도 컸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화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0.51% 상승한 89.12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26일 이후 최대 일일 상승폭이다.

S&P500 11개 업종이 일제히 하락했다. 에너지업종이 4.13% 내리며 가장 큰 하락폭을 나타냈다. 기술주도 2.96% 내렸다.

단기간 사이에 주가가 워낙 많이 올랐던 점이 앞으로도 부담이다. S&P500은 2년이 채 안되는 사이에 약 50%나 상승했다.

이날 고용보고서에 따른 급리 급등세에 앞서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메릴린치의 주식전략팀은 "우리의 불앤베어(Bull & Bear") 지수가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8을 넘어 8.6에 달했다"면서 "매도 시그널이 울렸다"고 밝혔다.

메릴린치 주식 전략팀은 "우리의 B&B지수는 지난 2002년 이래 11차례 증시 조정 중 11번을 정확히 예측했다"고 설명했다.

메릴린치에 따르면 이번주 글로벌 주식 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257억달러에 달했다. 올들어 주식 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1020억달러로 이미 작년 총 유입액(2800억달러)의 3분의 1을 넘어서고 있다.

클리어브리지 인베스트먼트의 제프리 슐츠 수석 전략가는 "변동성의 전환점을 맞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에는 내내 운 좋게 보냈지만, 서로 다른 다양한 동력들이 작동하는 올해에는 다르다"고 말했다.

슐츠 수석은 다만 "강세장의 종말은 전혀 아니다"라며 "강세장이 끝나려면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져야 한다"고 밝혔다.

금융시장의 긴축 공포를 다독거리려는 메시지도 연방준비제도에서 나왔다.

미국의 차기 연준 부의장 후보로 거명되고 있는 존 윌리엄스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임금 증가 속도가 서서히 높아지고 있으며, 앞으로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금리인상에 가속도를 붙일 가능성은 일단 배제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경제확장세가 훌륭한 속도로 전개되고 있다. 실업은 낮고 인플레이션은 결국 바람직한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 강력한 금융환경과 글로벌 성장세 및 감세가 미국 경제를 추세 이상의 성장세로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비록 낙관론에 고무되긴 했지만, 경제가 과열 상태로 기어를 이동할 위험은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메릴린치 전략팀은 "오는 3월말까지 S&P500지수가 2686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욕증시를 대표하는 S&P500지수는 이날 59.86p(2.12%) 내린 2762.12로 거래를 마쳤다. 메릴린치의 계산대로라면, 앞으로 3% 가까이 더 떨어질 여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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