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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업계 근로시간 단축 고심에 백운규 장관 "업종별 탄력 적용 검토"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2018-01-31 19:31 송고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6일 서울 삼성동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열린 제10회 반도체의 날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17.10.26/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6일 서울 삼성동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열린 제10회 반도체의 날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17.10.26/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반도체업계의 고민이 큰 '근로시간 단축' 시행 문제에 대해 "고용노동부와 함께 업종별로 '플렉스아워(탄력적 근로시간제)' 도입을 검토 중"이라며 "반도체업종이 특수하다면 전반적인 차원에서 한번 들여다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업종의 특수성에 맞게 유연한 제도 운영을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백 장관은 31일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세미콘 코리아2018' 저녁 만찬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이날 만찬에는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 진교영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사장), 최창식 동부하이텍 대표 등 반도체 최고경영진이 참석했다.

백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근로시간 문제는)우리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기 때문에 기업의 경쟁력 차원에서도 봐야 한다"며 "전체적으로 고용노동부 등 관련 부처와 치열한 토론을 통해 산업의 특이성과 업종별로 근로시간 단축 문제를 고민해보도록 하겠다"고 했다.

백 장관은 이날 축사를 통해 반도체업계가 지난해 일군 사상 최대 실적과 수출 성과를 언급하며 반도체업계의 발전을 기원했다.

근로시간 단축 시행은 분초를 다투는 첨단산업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업계 등에서 가장 고심하고 있는 문제다. 세계 1~2위 메모리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정부의 근로시간 단축 방침에 맞춰 주 52시간 근무제를 시범 도입했다. 정부안대로 근로시간 단축안이 시행되기 전에 미리 시행착오를 겪으며, 내부 의견을 수렴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현재 법정 근로시간은 근로기준법 행정해석에 따라 주당 최대 68시간이지만 정부와 정치권에선 최대 52시간으로 감축하는 법률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법이 개정되면 300인 이상 대기업은 오는 7월부터 주당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줄여야 한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지난해 7월 근로시간 단축의 첫 테이프를 끊었다. 당시 일부 부서를 시작으로 주 52시간 근무제를 시범운영한 데 이어 올 들어 전체 부서로 확대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5일 근태 입력 시스템을 개편하고 주 52시간 근무 방침을 전 직원에게 공지했다.

이처럼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시범도입에 선제적으로 나섰지만, R&D(연구개발)가 핵심인 반도체업계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세계 1위의 초격차를 유지하려면 연구개발의 경쟁력이 관건인데, 엄격한 근무시간 규정으로 조직이 경직될까 우려가 크다. 기술경쟁력에서 큰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갤럭시S 등 전략 스마트폰 개발이나 반도체 신제품 개발 시기에 핵심 인재들이 6개월 가까이 밤샘 근무하다시피 달라붙으며 성과를 내고, 세계 시장을 선도해왔다. 이같은 조직문화가 단번에 바뀌긴 힘들기 때문에 정착을 위해선 아이디어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같은 우려는 최고경영진들의 가장 큰 근심거리이기도 하다.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도 최근 기자들과 만나 "근로시간 단축은 회사에서 여러가지로 많은 연구를 하고 있다"고 말하는 등 고민을 토로하기도 했다.

윤 부회장은 지난 15일 더불어민주당과 대한상공회의소가 개최한 비공개 정책간담회에서 "현행법에서 최대 3개월까지 허용하고 있는 탄력적 근로시간제 기간을 1년으로 확대해달라"고 건의했다. 노조와 합의할 경우 연간 평균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맞추는 대신 특정기간에는 주당 52시간 이상 일할 수 있게 해달라는 얘기다. 


see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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