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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전의 이몽룡은 실존 인물이었다?

국립민속국악원 '춘향실록-춘향은 죽었다' 2월8~9일 공연

(서울=뉴스1) 박창욱 기자 | 2018-01-25 11:22 송고
춘향실록의 공연 모습. 국립민속국악원 제공 © News1
춘향실록의 공연 모습. 국립민속국악원 제공 © News1

남원 광한루에는 부사를 지낸 이들의 사적비를 모아 놓은 곳이 있다. 남원 부사 가운데 성안의(1561-1629)라는 인물이 있는데, 그의 아들 성이성(1595-1664)은 춘향전에 나오는 이몽룡의 실존 모델로 추정되는 인물이다.

성이성은 아버지와 함께 13세부터 17세까지 남원에서 살다가 33세에 과거에 급제해 훗날 암행어사로 활약하며 남원에 들렀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춘향전의 주인공 ‘이몽룡’이 실존 인물이었다는 가설을 바탕으로 한 색다른 창극이 국립국악원 예악당 무대에 오른다.
국립민속국악원은 평창 동계올림픽의 개최 기념으로 대표작품 창극 '춘향실록(春香實錄)-춘향은 죽었다'를 오는 2월8~9일 오후 8시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예악당 무대에서 선보인다. 이번 작품은 2016년 국립민속국악원에서 초연한 작품으로 춘향과 몽룡에 관련된 기록을 바탕으로 해서 창극으로 다시 그려낸 작품이다.
국립민속국악원_춘향실록© News1
국립민속국악원_춘향실록© News1


성이성은 암행어사를 끝낸 직후 남원을 찾아 옛 추억을 회상한 기록을 남겼는데, 이번 작품도 눈 내리는 광한루를 배경으로 ‘성이성’과 방자로 등장하는 늙은 사내가 만나 지난 일을 회상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무대 위 내리는 하얀 눈과 함께 판소리 창법으로 편곡된 샹송 ‘눈이 내리네'(Tombe La Neige)가 독특한 감성을 자아내는가 하면, 반주에는 국악기와 더불어 피아노 등 서양 악기가 함께 연주 되어 판소리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선율을 관객들에 전한다.
연출을 맡은 지기학 국립민속국악원 예술감독은 "춘향전이 실제 사건이 동기가 되어 창작되었다면 어디서부터 실제 사건이고 또 어디까지가 광대들에 의해 창작되어 적층된 허구일까 하는 호기심이 들었다"며 "기록을 바탕으로 한 현실성을 작품에 녹여냈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에서 '해피 엔딩'인 고전소설 원작과는 달리 춘향은 끝내 몽룡과 재회하지 못하고 자신의 소신을 지키기 위해 결국 죽음을 택하는 비극적인 현실을 담았다. '세상살이에서 당당히 자신의 소신을 지키며 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 진정한 사랑은 과연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이번 작품은 비극적인 아름다움으로 답한다고 국립민속음악원은 설명했다.
국립민속국악원 춘향실록 © News1
국립민속국악원 춘향실록 © News1

이번 작품의 연출과 대본을 맡은 지기학 예술감독은 판소리 적벽가 이수자이면서 극단 ‘미추’의 단원 경력이 있는 창극 전문가다. 20년 가까이 극작과 연출을 맡았고 제1회 창작국악극 대상 연출상 수상, 국립국악원 작은창극 시리즈 연출 등 창극 분야를 대표하는 주역으로 정평이 나있다.

음악에는 무용, 연극, 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국악 창작곡 ‘얼씨구야’로도 잘 알려진 김백찬 작곡가가 합류해 판소리에 다양한 음악적 색채를 입혀 공연이 지닌 감성을 풍부하게 더한다.

국립민속국악원의 대표 소리꾼도 무대를 가득 채운다. 춘향역에는 국립민속국악원 창극단의 정승희 단원이, 성이성(몽룡)역에는 김대일 단원이, 늙은사내(방자)역에는 정민영 단원이 각각 맡아 배역에 깊이를 더한 소리를 들려준다.

지기학 예술감독은 “오랜 기간 춘향과 관련한 공연물을 다수 구성·연출해 오며 가졌던 고민을 이 작품 속에 고스란히 반영시켰으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소리꾼들이 그려내는 춘향의 모습, 소신(所信)을 지켰고 무변(無變)의 사랑으로 남은 ‘춘향’이란 인물을 재조명 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전석 1만원, 문의 (02)580-3300.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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