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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배원 1000명 늘려 주5일 정착…택배배달은 전기車로"

[뉴스1초대석] 강성주 우정사업본부장 ①

(서울=뉴스1) 대담=윤미경 부국장, 박희진 기자, 김일창 기자 | 2018-01-30 07:50 송고
강성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장은
강성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장은 "30년간 집배원들이 타던 오토바이를 앞으로 전기차로 차츰 바꾸겠다"고 밝혔다. © News1 구윤성 기자


"편지시대는 갔잖아요? 오토바이는 편지배달에 적합하지 (늘어나는) 택배배달하기 적합하진 않죠."
우체국 집배원은 30년 넘게 오토바이를 몰고 있다. 전국에 1만5000대가 넘는다. 거리 구석구석을 누빌 수 있는 '기동력'은 오토바이의 최대 장점이다. 하지만 자동차가 점령한 요즘 오토바이는 위험의 대형사가 됐다. 지난해말 한 집배원도 눈 오는 날 오토바이로 배달하다 교통사고로 39살의 나이에 목숨을 잃었다.

지난해 11월 15일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를 이끌고 있는 강성주 본부장은 취임하자마자 오토바이 대체수단부터 찾았다.

강 본부장은 "지난 30년간 기술혁신이 이뤄졌는데 아직까지 오토바이를 고집해 안전성 문제가 생긴 게 아니냐"며 "우체국 건물도, 창구도, 집배원 조끼도 전부 편지 배달에 최적화돼 있는데 오랜 '편지 패러다임'을 바꿔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토바이보다 튼튼하고 친환경인 '초소형 전기사륜차'가 해법으로 낙점됐다. 현재 세종우체국에서 3대를 시범·가동하고 있다. 사전 테스트용이다. 강 본부장은 "100%는 아니지만 3분의2가량을 전기차로 바꿀 것"이라며 "올해 1050대로 시작해 2019년 4000대, 2020년 5000대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사실 오토바이는 우편배달 업무에 최적화돼 있어 전기차로 바꿀 경우, 오히려 생산성은 떨어지는 문제가 생긴다. 하지만 '과로사'가 잇따르면서 '죽음의 우체국'이라는 오명이 생긴 상황을 생각하면 집배원의 안전 및 처우개선이 우선이다. 상황별로 맞게 전기차를 최대한 오토바이식으로 개조하거나 우편과 택배용으로 구분해 생산성 문제도 해결하겠다는 복안이다.

강 본부장은 "더 안전하지만 생산성 문제가 있는데 일하는 방식을 바꿔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풀어보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연간 우편물량 37억30000만통에 우편매출액은 2조8000억원이지만 1000억원 가량의 적자를 기록한 경영 상태를 고려하면 전기차로 투자를 늘리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다. 2002년만 해도 55억4000만통에 달하는 우편물량이 대체 통신수단 발달로 급감하면서 우편사업은 7년 연속 적자다.

우본은 지난해 기준, 예금수신고 63조2000억원, 보험적립금 53조4000억원 등 116조원을 운영하는 '큰손'이기도 하다. 공공 부문에서 국민연금에 이어 두번째로 큰 자산 규모를 자랑한다. 강 본부장은 "지난해 우체국 예금은 약 3%, 보험은 5%대 수익률로 이는 톱 시중은행 수준"이라며 "금융사업으로 우편사업 적자를 메우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우편사업은 적자 늪이지만 '사람중심'을 강조하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에 맞게 인력을 충원하고 집배물류를 혁신해 주5일제 및 주당 52시간 근무 체계를 보장할 방침이다.

강 본부장은 "3년간 1000명의 인력을 충원하고 올해 300명을 정규직으로 늘릴 것"이라며 "자살한 서광주 우체국 집배원과 분신한 안양우체국 집배원에 대한 순직 결정에 노조와의 협상도 좋다"고 말했다.  

격의없는 현장 소통행보도 노사 분위기에 한몫했다. 본부장 취임 후 서광주, 전남고흥, 강원삼척, 충남아산 등 우체국을 방문, 오토바이까지 몰아보며 현장의 애로를 몸소 체감하는데 주력했다. '잘생긴 집배원'이라는 별명까지 생겼다. 노조도 처음에는 '쇼'라고 외면했다.

강성주 본부장은 "우문현답, 즉 '우체국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134년된 조직의 변화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는 않겠지만 조금씩 방향을 바꿔보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2bri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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