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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머리 감독 "사상 첫 단일팀 이끄는 기쁨 있지만 아쉬움도"

"프로필 사진 변경 항의 뜻 아냐…오해가 크다"

(진천=뉴스1) 이재상 기자 | 2018-01-22 20:03 송고
새라 머레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이 22일 오후 충북 진천군 국가대표선수촌 빙상훈련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8.1.22/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새라 머레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이 22일 오후 충북 진천군 국가대표선수촌 빙상훈련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8.1.22/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항의의 뜻이 아니다. 오해가 컸다."

새러 머리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이 역사적인 남북 단일팀 결성과 관련해 복잡한 감정을 나타냈다. 더 나아가 일부 언론에서 나온 메신저 프로필 사진 변경이 불편한 심경을 드러낸 것이란 보도에도 오해가 있다고 항변했다.
머리 감독은 22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초의 단일팀을 이끌게 됐다는 기쁨도 있지만 우리 선수 3명이 뛰지 못한다는 아쉬움도 크다. 기분이 아주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 일단 현재 상황에서 바뀔 수 있는 것이 없으니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해 준비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 20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남북 올림픽 회의에서 남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남북 단일팀에는 한국 23명 엔트리 외에 북한에서 12명의 선수가 합류한다.

게임에 나서는 경기 엔트리는 다른 팀과 마찬가지로 22명이지만 남북 합의에 따라 머리 감독은 경기당 최소 3명의 북한 선수를 출전시켜야 한다.

머리 감독은 "처음 들었을 때 12명의 북한 선수가 뛰게 될까봐 걱정했지만 그나마 최악의 상황은 피한 것 같다"면서 "빨리 북한 선수들이 합류해서 지켜본 뒤 최상의 전력을 꾸리겠다. 선수 기용은 감독의 고유 권한"이라고 강조했다.
머리 감독은 이날 오전 자신의 모바일 메신저 프로필 사진을 바꾸면서 '우리는 맹수인가, 아니면 먹이인가'란 문구를 적은 것에 대해 오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언론에서 단일팀 이슈를 바라보는 머리 감독의 복잡한 속내가 드러났다는 해석에 대해 "확실하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은 (보도가)사실이 아니라는 점이다. 선수들의 멘탈을 강화시키는 차원에서 연습할 때부터 썼던 사진"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 팟캐스트에서 들은 이야기인데 '맹수는 눈이 앞에 있어 먹이에 집중하지만, 먹잇감들은 눈이 옆에 있어서 언제 잡아먹히게 될 지 걱정한다'고 하더라. 선수들에게도 맹수처럼 우리 눈앞에 있는 올림픽에만 집중하자고 주문했다"고 소개했다.

옆이 아닌 앞만 보고 가자는 의미다. 선수들에게도 올림픽에만 집중하고, 다른 상황에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다른 의미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머리 감독이 지휘하는 남북 단일팀은 내달 4일 인천선학경기장에서 열리는 스웨덴과의 평가전에서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머리 감독은 "정치적인 결정에 아쉬움도 있었지만 지금은 감정 싸움을 할 겨를도 없다. 빨리 최고의 전력을 꾸려 최상의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머리 감독과의 일문일답이다.
새라 머레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이 22일 오후 충북 진천군 국가대표선수촌 빙상훈련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8.1.22/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새라 머레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이 22일 오후 충북 진천군 국가대표선수촌 빙상훈련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8.1.22/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처음 단일팀 이야기를 들은 소감은.
▶처음에 북한 선수들의 참가 소식을 듣고 우리 선수들이 더 많이 출전하지 못할 것에 대한 걱정이 컸다. 그래도 3명의 경기 엔트리만 들어가게 되면서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12명의 실력을 파악해야 하는데 시간이 촉박하지 않은지.
▶북한 선수들이 합류할 경우 코치가 3시간씩 미팅을 통해 구체적인 플랜을 짜려고 한다.

-북한 선수들 중 누가 합류할 것으로 예상하는가.
▶일단 가능성 있는 임시 명단을 만들었지만 그 선수들이 올지 모르겠다. 좀 더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정치적인 결정이 내려진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는지.
▶감독으로 기분이 썩 좋진 않았다. 우리 선수 3명이 뛰지 못하게 돼 걱정이 된다. 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선수들에게 긍정적으로 생각하자고 이야기 했다.

-모바일메신저 프로필 화면이 바뀐 것을 두고 일부 언론에서 불편한 심정을 드러낸 것이란 추측이 있었는데.  
▶이 부분은 확실히 오해가 크다. 선수들 멘탈을 강화시키는 차원에서 연습할 때부터 썼던 사진이다. 한 팟캐스트에서 들은 문구인데 '맹수는 눈이 앞에 있어 먹이에 집중하지만, 먹잇감들은 눈에 옆에 있어서 언제 잡아먹히게 될 지 걱정한다'고 하더라. 선수들에게도 올림픽에만 집중하고, 다른 상황은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다른 의미는 없다.

-팀을 하나로 뭉치게 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북한 선수들도 같은 목표가 필요하다. 대한민국 선수들과 그들이 모두 승리하기 위한 강한 의지가 필요하다.

-경기 엔트리 관련 북한 선수 3명을 의무적으로 내보내야 하는데.
▶당연히 최고의 선수들을 내보낼 것이다. 우린 승리하기 위해 준비했다. 북한 선수들이 몇 라인에 나갈지 모르겠지만 우린 무조건 최상의 전력으로 나갈 것이다.

-12명을 모두 돌아가며 출전시키라는 지시가 온다면 어떻게 하나.
▶누가 어느 포지션에 나갈 지는 내 결정이다. 감독으로선 가장 좋은 선수를 선택할 것이다.

-북한 선수 중 1~3라인에 들어갈 선수가 없다는 평가가 있는데.
▶우리 팀 1~3라인은 몇 년 동안 호흡을 맞췄던 선수들이다. 아마 기용한다면 4라인에 놓을 것 같지만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
새라 머레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이 22일 오후 충북 진천군 국가대표선수촌 빙상훈련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8.1.22/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새라 머레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이 22일 오후 충북 진천군 국가대표선수촌 빙상훈련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8.1.22/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단일팀 감독이라는 소감은 어떤지. 부담감 또는 특별함 중 어떤 것인가.
▶너무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 역사상 최초의 단일팀이다. 그 부분에 대한 좋은 감정도 있지만 감독으로선 준비했던 23명의 선수가 뛰지 못해서 아쉬움이 크다.

-어느 정도 성적을 기대하나.
▶목표는 최소 2승을 거둬 다음 조별리그에 올라가는 것이다.

-선수들 분위기는 어떤가.
▶선수들에게 중요하게 이야기 했던 것은 지금 상황은 우리가 컨트롤 할 수 없는 상황이니, 최선을 다해 훈련하자고 했다. 선수들에게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말했다.

-엔트리 35명이 불공정하다는 상대 국가의 지적도 나온다.
▶다른 협회나 연맹에서 불공평하다고 이야기 하겠지만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북한 여자 선수의 기량이 엄청나게 뛰어나 경기 MVP가 될만한 선수는 없다.

-기자회견을 자청한 이유가 있나.
▶단일팀 이야기가 처음 나왔던 작년 8~9월에 했다면 좋았겠지만 이제 겨우 대회가 16일 남았다. 상황이 이렇게 됐기 때문에 열심히 준비하는 수 밖에 없다. 최대한 북한 선수들이 합류해서 최상의 조합을 짜야 한다.

-북한 선수들 합류시점은.
▶빨리 왔으면 좋겠다. 오자마자 훈련해야 한다.

-단일팀이 어떤 의미일까.
▶이번 올림픽이 여자 아이스하키의 끝이 아니고 시작이 될 것이다. 단일팀으로 언론이나 미디어 등의 홍보가 될 것이다. 올림픽 이후로도 대한민국 전체로 더 많은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가 나왔으면 좋겠다.

-북한에서 눈여겨 본 선수가 있는지.
▶현재 명단이 나오지 않아 이야기 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

-북한 선수단 관련 정보가 너무 제한적인데 답답하지 않나.
▶지금 상황에서 결정이 내려진 것에 분노할 순 없다. 생각할 겨를이 없다. 올림픽이 얼마 남지 않았다. 감정 싸움할 순 없다.

-2월 4일 평가전을 하는데.
▶대회를 앞둔 유일한 평가전이다. 당연히 북한 선수들이 뛸 것이다.


alex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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