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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서 하나 되는 첫 남북 단일팀이 뜬다

평창올림픽 여자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확정… 탁구-축구 이어 3번째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2018-01-21 11:47 송고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이 닻을 올린다. 1991년의 탁구와 축구 대표팀에 이어 3번째 단일팀이다.  © News1 김명섭 기자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이 닻을 올린다. 1991년의 탁구와 축구 대표팀에 이어 3번째 단일팀이다.  © News1 김명섭 기자

우여곡절 끝에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이 닻을 올리게 됐다. 스포츠사에 새겨질 3번째 남북 단일팀의 탄생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0일(한국시간) 스위스 로잔에 위치한 IOC본부에서 남북 대표단과 회의를 갖고 북한이 평창올림픽에 3개 종목, 5개 세부종목에 선수 22명을 파견할 것이라 발표했다.
가장 큰 관심사였던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도 확정됐다. 전체 엔트리는 우리 선수 23명, 북한 선수 12명 등 총 35명이다. 지휘봉은 한국대표팀의 새러 머리 감독이 잡는다.

이로써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1991년 4월 일본 지바에서 열린 41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한 탁구 단일팀, 같은 해 6월 포르투갈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현 FIFA U-20 월드컵)에 참가한 축구 단일팀에 이어 3번째 남북 단일팀으로 역사에 남게 됐다. 세 번째 돌이 탑에 올라가기까지 27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

1991년 한해에만 2번의 단일팀이 성사됐고 두 번 모두 성과가 좋았기 때문에 이후에도 비슷한 그림들이 나올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들이 있었다. 탁구선수권대회에서는 최강 중국을 꺾고 여자단체 금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일궜고 U-20 월드컵 역시 1차전에서 아르헨티나를 제압하면서 8강까지 진출했다.
그때만해도 이후 단일팀 스토리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적잖았다. 하지만 번번이 무산됐고 아직도 남북 단일팀의 국제대회 출전사는 1991년의 탁구와 축구가 유이하다. 그러다 어렵사리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다시 이어지게 됐다.

1991년 축구 단일팀 멤버였던 강철 FC서울 수석코치는 "이왕 어렵게 단일팀 구성이 성사된 것, 선수들 모두 서로가 서로에게 조금 더 다가갔으면 좋겠다. 일생에 한 번 올까 말까한 기회다. 나중에 후회가 남지 않도록, 서로 마음을 열고 의지했으면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당시 코치로 남북 선수들을 지도했던 최만희 부산 아이파크 사장은 "단일팀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은 많이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일이다. 서로가 서로를 피부로서 느끼면 그보다 더 빨리, 정확히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의미가 있는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을 응원한다"고 박수를 보냈다. 그간의 논란을 지우고 이제 생산적인 노력을 쏟아야한다는 충고였다.

3번째 남북 단일팀은 앞선 단일팀과는 차별성을 갖는다. 일단 탁구와 축구 등 인기 하계 종목이 아닌 동계 스포츠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한국과 북한의 아이스하키는 모두 세계적인 수준과는 거리가 있다. 하지만 "아이스하키는 팀 스포츠다. 우리가 '강국'이라 부를 정도는 아니지만, 팀 스포츠는 분위기를 잘 살리면 기대 이상의 성과도 낼 수 있다"고 격려하던 최만희 사장의 말처럼 또 다른 감동 스토리를 전해줄 수도 있다.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 처음 나서는 남북 단일팀이라는 것을 빼놓을 수 없다. 세계탁구선수권이나 U-20 FIFA 월드컵도 가볍게 볼 수는 없는 대회지만, 그래도 지구촌이 집중하는 올림픽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게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중간에 서서 남북 단일팀을 조율해 맺은 결실이라 스포트라이트는 자명한 일이다.

무엇보다 한반도에서 남북이 함께 뛰는 첫 단일팀이다. 1991년의 탁구나 축구는 모두 외부(일본, 포르투갈)에서 열린 대회에 나선 것이다. 한반도 안에서 한반도기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뛰는 것은 사뭇 다른 느낌을 줄 전망이다.

최만희 사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빨리 융화되어 팀을 만들어야한다는 것"이라면서 "북한 선수들에게 우리가 먼저 다가가는 것이 필요하다. 단일팀이지만 북한 선수들의 수가 적고, 그들이 우리 쪽으로 내려오는 것이다. 그만큼 우리가 도울 일이 있으면 도와주고 융화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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