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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시대, 변해야 산다"…'~님' 찾는 통신업계

LGU+ 연초부터 '~님'으로 호칭 통일한데 이어 SKT도 가세

(서울=뉴스1) 박희진 기자 | 2018-01-15 16:04 송고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2일 서울 중구 SK텔레콤 본사에서 열린 신년회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2018.1.2/뉴스1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2일 서울 중구 SK텔레콤 본사에서 열린 신년회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2018.1.2/뉴스1

"~~님, 결재해주세요"

통신업계에 연초부터 '호칭 파괴' 바람이 뜨겁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융합이 가속화되는 기업 환경에 살아남기 위한 조직 혁신 행보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은 지난 11일부터 매니저·팀장 등 기존 직책 대신 이름 바로 뒤에 '님'을 붙여 호칭하도록 했다. '님' 호칭 외에 영어 이름이나 별칭 등을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 2006년 팀장 아래 전 직원을 '매니저'로 부르는 체계를 도입했다. 12년 만에 또 다시 호칭 방식을 변경한 것. 팀장, 매니저 직급마저 사라지고 SK텔레콤의 전직원은 모두 똑같이 '~님'으로 불린다. 최고경영자(CEO)인 박정호 사장도 예외가 아니다. 박정호 사장은 지난해 임원들만 타던 엘리베이터를 직원들에게 개방하기도 했다. 

LG유플러스도 올해부터 사내 상호 호칭을 '님으로 통일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5월부터 기존 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 등 5단계로 구분된 호칭 체계를 사원·선임·책임 3단계로 개편한 바 있다. 이번에 3단계 호칭마저 없앴다. 

통신사들이 잇따라 호칭 개선에 나서는 것은 기존 통신사업만으로는 성장을 담보할 수 없는 기업환경 변화 때문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미래 생존이 불확실한 '서든 데스(Sudden Death)' 시대에서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딥 체인지(Deep Change; 근원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 
실제로 통신사 업무는 기존 통신 영역에 국한되지 않고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블록체인, 빅데이터, 보안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미래 먹거리'로 효과적인 체질 개선을 위해서는 기존 관행을 깨는 창의적인 발상이 필요하고 현재의 수직적 위계 관계로는 어렵다는 현실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SK그룹이 과거 싸이월드같은 '원조 SNS'로 시장을 선점하고도 페이스북에 밀려 종적을 감춘 것도 특유의 경직된 문화탓이 크다는 지적이 많았다. 

직급을 사용하지 않는 자유로운 호칭은 인터넷 및 게임업계에서는 일반적이다. 카카오는 영어 이름을 사용한다. 대기업으로 치면 '오너'인 김범수 의장도 회사에서는 '브라이언'으로 불린다. 네이버도 '님', 또는 '닉네임'을 사용한다. 

하지만 단순 호칭 변경으로 실효성이 있느냐는 지적도 있다. 대표적인 업무 동기인 직급 '승진'이 사라지면 부작용도 만만찮다는 지적이다. KT는 이석채 회장 시절인 2010년 사원부터 부장까지 호칭을 모두 '매니저'로 통일하는 제도를 도입했지만 4년만인 2014년 폐지했다. 


2bri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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