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주민번호 바꾼 304명…'해킹에 재산 날리고, 폭력에 노출'

행안부 주민등록변경위, 총 810건 중 304건 인용

(서울=뉴스1) 박정양 기자 | 2018-01-15 12:00 송고
© News1 신웅수 기자
© News1 신웅수 기자

#. 2017년 가상화폐사이트 '빗썸'이 해킹당했다. 해커는 해킹된 A씨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메일함에 저장된 주민등록증 사본과 통장사본을 편취한 후 빗썸 통장에서 760만원을 인출했다. 이후 A씨는 주민등록번호 변경을 신청했다.

#. 지난 2015년 B씨는 누군가 자신의 주민등록증을 위조해 전세계약서를 작성하고 3억원을 대출받은 사기피해를 당했다. 결국 B씨는 주민등록번호 변경을 신청했고 주민등록변경위원회는 이를 인용했다.
#. 주민등록번호 변경 신청을 한 C씨는 데이트폭력 피해자다. 이별을 통보한 C씨에게 감금과 강간 등의 폭력을 행사한 남자친구는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C씨는 남자친구가 출소 후 보복 폭행을 할 게 두려워 주민등록번호 변경을 신청했다. 주민등록변경위원회는 변경 인용을 의결했다.

이처럼 주민등록번호 유출로 고통받던 304명이 주민등록번호를 변경하게 됐다. 15일 행정안전부 주민등록변경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총 810건의 변경신청이 접수되어 304건이 인용됐다. 186건은 기각되고 6건은 각하됐다.

인용 결정된 304건에 대한 사유로는 신분도용이나 사기전화 등으로 인한 재산 피해가 198건(65.1%)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가정폭력으로 인한 피해 63건(20.7%), 폭행·감금·데이트폭력 등으로 인한 생명·신체상의 피해 33건(10.9%), 성폭력 등의 피해 10건(3.3%) 순으로 나타났다.
변경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186건은 주민등록번호 유출에 대한 입증 미비, 통상의 거래에 사용되는 주민등록번호 제공으로 인한 막연한 피해 우려, 주민등록번호 유출 없이 이루어진 사기 등으로 법령에서 정하는 요건에 해당하지 않아 기각 결정됐다. 아울러 6건은 기타 피해자 본인 사망 등의 사유로 각하 결정되었다.

접수건의 절반 이상인 484건(59.8%)이 위원회 출범 직후인 지난 6~7월에 집중됐다. 재산(604건·74.6%), 가정폭력(90건·11.1%), 생명·신체 피해(86건·10.6%)가 전체 접수건의 96%이상을 차지했다.

신청은 서울 207건(25.6%), 경기도 187건(23.1%)으로 수도권 지역이 가장 많았다. 이어 부산 63건(7.8%), 대구·인천·충남·경남이 각 42건(5.2%)으로 나타났다.

홍준형 주민등록번호변경위원회 위원장은 "구체적인 피해 사례를 국민들에게 널리 알려 주민등록번호 유출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고 국민들의 권익을 보호하는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pjy1@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