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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방향제 포함 생활화학제품 절반이 '화재위험물'

서울시 604종 생활화학제품 화재위험성 분석
311종이 인화성·발화성 있어…고위험군도 195종

(서울=뉴스1) 이헌일 기자 | 2018-01-09 06:00 송고 | 2018-01-09 10:30 최종수정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일상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손소독제와 향수, 매니큐어, 방향제 같은 화학제품들이 화재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시내 대규모 점포 98곳에서 판매되고 있는 생활화학제품 604종에 대해 위험물 판정 실험을 실시, 그 결과를 8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대형마트, 백화점 등의 화재위험물품 안전관리에 대한 실효성 있는 종합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판매자와 사용자의 주의를 환기하기 위해 이뤄졌다.
조사대상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아무 의심 없이 사용하는 화장품, 향수, 손소독제, 벌레기피제 등이다. 본부는 이 제품들이 위험물안전관리법에 따른 '위험물'을 포함하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했다. 여기서 위험물이란 인화성 또는 발화성 성질을 지니는 것으로 대통령령이 정하는 물품을 말한다. 그동안 화재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생활화학제품의 종류와 화재위험성에 대한 조사는 이뤄진 적이 없다는 설명이다. 

조사에서 604종 제품 가운데 311종이 인화성·발화성 성질이 있어 화재 위험성이 높은 위험물로 확인됐다. 대표적인 제품은 손소독제, 향수, 매니큐어, 리무버, 헤어오일, 방향제(디퓨저), 차량연료 첨가제 등이었다. 

311종 가운데서도 고위험군 제품은 195종에 달했다. 특히 고위험군 제품 가운데는 화장품(37.4%)과 방향제(28.2%)가 많았다. 고위험군 제품은 인화점 40℃ 이하로 상온에서 작은 점화원에도 불이 붙을 수 있는 물품을 뜻한다. 
이런 제품의 경우 함부로 방치될 경우 정전기 같은 작은 점화원에도 착화·발화할 우려가 있다. 특히 여름철 직사광선을 직접 받는 밀폐공간에 방치할 경우 위험성이 증가한다. 주요 제품의 인화점은 △손소독제 20~31℃ △향수 16~23℃ △디퓨저 17~126℃ △매니큐어10℃ △리무버 18~51℃ △차량연료 첨가제 14~174℃ 등이다.

또한 이번 조사에 따르면 생활화학제품을 포함해 98개 점포에서 판매하는 제품 총 5만여종 가운데 위험물안전관리법령에 따른 위험물로 의심되는 제품은 약 5000여종에 달했다.

이에 대해 본부는 "현재 백화점, 대형마트 등 대규모점포에는 위험물이 포함된 제품과 그렇지 않은 일반제품이 무분별하게 혼재된 채로 진열돼 판매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런 점포에서 사소한 부주의로 화재가 발생할 경우 빠르게 불길이 번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위험물로 확인된 제품의 경우 분리 유통하고 별도의 진열판매 구역을 설정하는 등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본부는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대규모점포 위험물 저장·취급소 설치 및 위험물 안전관리자 선임 △화재위험물품 유통사업장 안전관리 강화 등을 골자로 하는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추진하고 관련 법령 개정을 정부에 건의한다는 계획이다.

정문호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장은 "이번 실태조사로 화재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그동안 사각지대에 있었던 생활화학제품의 종류와 화재위험성을 확인하는 의미가 있었다"며 "그런 만큼 판매자와 사용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hone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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