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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란 제재 개시…핵합의 전면폐기까지 가나

이란 5개 기업 제재…추가로 핵합의도 폐기?
유럽 등은 폐기반대…이란경제 더 황폐해질 수도

(서울=뉴스1) 김윤경 기자 | 2018-01-05 15:44 송고 | 2018-01-05 15:45 최종수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13일(현지시간)이란 햅학의 불인증을 포함, 새로운 대(對)이란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13일(현지시간)이란 햅학의 불인증을 포함, 새로운 대(對)이란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 AFP=뉴스1

미국 정부가 4일(현지시간) 이란 5개 기업에 탄도미사일 개발 및 판매를 이유로 제재를 내렸다.

최근 며칠간 이란에서 벌어진 반(反)정부 시위에 힘을 실어줬던 미국 정부는 곧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 대한 입장도 정해 밝혀야 한다. 이런 가운데 내려진 제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원해왔던 것처럼 핵합의 전면 폐기로 이어지지 않을지 주목된다. 
◇美, 탄도미사일 개발 5개 이란 기업 제재

미 재무부는 이날 이란 방산업체인 샤히드 바케리 산업 그룹(SBIG) 자회사 5곳이 탄도미사일 개발과 판매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제재 이유를 설명했다.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OFAG)에 의해 제재가 내려지면 이들 기업은 미국 기업과 사업을 할 수 없게 되고 미국과 관할지역에 두고 있는 모든 자산이 동결된다.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이번 제재는 이란의 탄도 미사일 개발 계획과 관된 핵심 조직들을 타깃으로 한 것이다. 이는 이란 정권이 국민들의 경제적 삶의 향상보다는 자신들을 위주로 행동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이란인들은 고통받고 있는데 이란 정부와 이란 혁명수비대(IRGC)엔 외국 군과 테러리스트 그룹 등의 돈이 흘러들어가고 있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침 이번 제재는 높은 물가와 실업률, 식료품 가격 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이란인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반(反)정부 시위를 벌이던 것과 맞물려 이란 정부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는 때에 나와 관심을 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며 이란인들의 편을 들었다.

◇이란 핵합의 어디로…전면폐기 가능성 무시 못해

더 주목을 끄는 것은 오는 15일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JCPOA를 재인증(recertify)할지 여부를 밝혀야 한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13일 이를 결정해야 했으나 불인증했다.

미 정부는 2015년 핵합의 타결 이후 국내법 '이란 핵합의 검증법'(코커-카딘법 INARA)에 따라 90일마다 이란이 핵합의를 준수하고 있는지 의회에 제출해야 하도록 해 놨다. 협상의 주체 중 한 명이었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만들어 놓은 일종의 '안전 장치'였던 것. 트럼프 대통령도 취임 이후 두 차례 합의를 인증했으나 10월엔 불인증한 것이었다. 

다시 의회에 보고해야 하는 기한이 10월13일의 3개월 뒤인 오는 1월15일이다.

민주당과 JCPOA를 맺은 유럽 국가들과 중국, 러시아 등은 이를 유지하길 원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파기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JCPOA는 조약(treaty)이 아니라 행정협정(executive agreement)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직접 파기를 결정할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였을 때부터 JCPOA를 강하게 비판했었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 © AFP=뉴스1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 © AFP=뉴스1

게다가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까지 나서 지난달 이란이 예멘 후티 반군에 미사일 등 무기를 제공하고 있다는 '빼도박도 못할' 증거를 공개했다.

헤일리 대사는 예멘의 후티 반군 소행으로 알려진 지난헤 4일 리야드 킹 칼리드 국제공항 공격에 쓰인 미사일 파편을 공개파면서 아마 "이란 산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파편에 붙어있던 것이 제재가 내려진 기업들 이름이었다.

이란은 JCPOA 후에도 국제사찰단이 핵 및 군사시설에 접근하는 것을 막았고 원심분리기 숫자가 JCPOA 한도를 초과하는 등 협정에 위배되는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두 차례에 걸쳐 국제원자력기구(IAEA)로부터 협정 위반을 통보받자 바로 이를 시정한 것으로 보아 JCPOA의 유지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JCPOA를 파기하겠다고 결정하게 되면?

미국은 이란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외국 금융기관이 이란 중앙은행 또는 미 재무부가 지정한 이란 금융기관과 금융거래를 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을 재개하고 유엔에 제재조치의 부활(스냅백 조항)을 요구, 이란의 원유수출을 실질적으로 봉쇄하게 되므로 이란에겐 직격타가 된다.

이 경우 13년만에 제재가 풀렸는데도 서민들은 여전히 먹고 살기 힘들어서 대규모 시위까지 일으킬 정도였던 이란 경제는 또다시 고꾸라질 수밖에 없게 되기 때문이다.

이란이 JCPOA를 준수했는지 위반했는지 여부는 UN 중재기구에서 다수결로 결정한다.


s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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