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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대화에 美 '경계심'…"한미간 조율 더 필요한 시점"

美, 北 진정성에는 '회의적'
평창 이후 염두 한미 공조 하에 뚜렷한 전략 세워야

(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 2018-01-03 18:47 송고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북한이 우리 정부가 제안한 고위급 당국간 회담 제의를 수용하면서 남북회담 개최가 가시권에 들어왔지만 미국 측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의 진정성에 경계심이 여전한 분위기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한미동맹을 보다 공고히 하는 한편 대북 압박으로 비핵화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공조에 균열이 생기지 않도록 뚜렷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의 유화적인 제스처에 회의적인 반응을 내놓으면서 제재와 최대 압박에 기반한 대북 정책 기조를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로켓맨(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한국과 이제 대화를 하길 원한다"며 "그것은 좋은 뉴스일 수도 아닐 수도 있다.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은 "김정은은 우리와 한국 사이를 틀어지게 할 수도 있다"고 지적하며 한미공조 균열을 우려했고 백악관도 "한국과 협력해 북한에 최대 압력을 가하고 궁극적 목표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심지어 맥매스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북한의 신년사는 한국과 미국을 멀어지게 만들려는 단순한 접근에 분명한 목적이 있다고 본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는 미국 내에서는 북한과의 대화 자체를 회의적으로 보고 있으며 제재와 압박을 통한 대북 정책을 재확인 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우리 정부는 북한과의 군사회담, 이상가족상봉까지 염두에 두고 포괄적 협상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한미 공조에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우리 정부가 너무 일찍 '로드맵'을 보여준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현 상황에서 남북 대화는 스포츠에 한정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국면 전환을 기대한다고 하는 것은 국제 공조를 깨겠다는 인식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 부원장은 "북한은 한미 공조를 흔들어놓는게 필요하고 한국을 통해 미국과 대화를 한다기 보다 양국 공조를 흔들고 한국을 통해 미국으로부터의 압력을 상쇄시키려는 목적"이라며 "우리가 중심을 잘 잡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북한과의 대화에 기대감을 보이면서도 한미 공조 균열 우려 불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3일 오전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전화통화를 하고 남북 당국 회담 제의 배경을 설명했다. 양국 장관은 이날 통화에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이라는 공동의 목표 달성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지속키로 했다"고 외교부 측은 설명했다.

이날 통화는 북한이 평창 대표단 파견을 위해 남측과 논의한다는 입장이 나오기 전에 이뤄졌다. 다만 외교부 당국자는 "미국 대사관 등 여러 외교 경로를 통해 미국 측과 긴밀하게 공조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평창올림픽 참가와 관련해 우리의 제안에 호응한 상황이 오히려 '양날의 검'이 될수 있다고 우려하며 이럴때 일수록 한미 공조 하에 뚜렷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평창올림픽으로 시작된 남북간 대화 물꼬의 목표를 어디에 설정하는지에 대한 전략을 찾아야 한다"며 "평창 올림픽 이후 북미대화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한미간 조율이 더욱더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미국의 (제재와 압박을 통한) 대북 정책 전환이 쉽지 않다는 것이 우리 정부가 갖고 있는 딜레마"라며 "올림픽 이후 한미 연합 훈련 및 북한의 강공 전략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평창 올림픽은 기회지만 존속이 쉽지 않은 '양날의 검"이라고 우려했다.

최 부원장도 "대화를 통해 국면 전환을 기대한다고 밝히는 것은 대북 압박 기조가 무효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며 "우리 정부의 회담 제안이 북한을 평창올림픽에 참석토록 해 비핵화 계기를 만들겠다는 취지라는 점을 미국 측에 설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j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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