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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남매 한줌 재로 변하던 날, 엄마는 포승줄·아빠는 오열

시민들 "너무 가슴 아픈 일이다"

(광주=뉴스1) 남성진 기자 | 2018-01-03 18:48 송고
어머니가 낸 아파트 화재로 숨진 4살·2살·15개월(사망 당시) 세 남매의 시신이 3일 오전 광주 북구 한 병원에서 영락공원으로 옮겨지면서 유가족이 관을 잡고 오열하고 있다. 2018.1.3/뉴스1© News1
어머니가 낸 아파트 화재로 숨진 4살·2살·15개월(사망 당시) 세 남매의 시신이 3일 오전 광주 북구 한 병원에서 영락공원으로 옮겨지면서 유가족이 관을 잡고 오열하고 있다. 2018.1.3/뉴스1© News1

미처 꽃을 피워보지도 못한 3남매가 한 줌의 재가 돼 하늘나라로 떠나던 날, 엄마는 포승줄에 묶여 자식의 마지막 가는 길도 보지 못했고 아빠는 홀로 오열했다.

짧디 짧은 세상살이를 보내고 떠난 자식들의 영결식에 부모가 함께하지 못하는 기구한 운명에 시민들은 안타까워했다.
3일 오전 광주 북구 한 병원 영안실에서 지난달 31일 엄마가 담뱃불을 잘못 꺼 발생한 화재로 숨진 4살·2살·15개월(사망 당시) 등 3남매의 영결식이 열렸다.

아이들의 관이 안치실에서 나오자 유족들은 말없이 눈물을 흘렸다.

3남매의 아버지인 A씨(21)는 '살릴 수 있었다'는 안타까움과 아이들을 먼저 보내야 한다는 슬픔에 잠겨 아이들의 관을 쳐다보며 오열했다.
비슷한 시각 어머니인 B씨(22)는 불이 난 아파트에서 현장 검증을 앞두고 아이들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보지 못한 채 유치장에 있었다.

경찰은 B씨가 피의자 신분인데다가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인 점 등을 고려해 아이들의 영결식 소식을 B씨에게 알리지 않았다.

마지막 가는 길까지 끝내 엄마의 얼굴을 보지 못한 아이들을 실은 운구차량은 기구함을 뒤로한 채 영락공원 화장장으로 이동했다.

광주 아파트 화재로 아이 3명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친모 A씨(22·여)가 3일 오후 현장검증을 하기 위해 화재가 발생했던 아파트에 들어서고 있다.2018.1.3/뉴스1 © News1 남성진 기자
광주 아파트 화재로 아이 3명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친모 A씨(22·여)가 3일 오후 현장검증을 하기 위해 화재가 발생했던 아파트에 들어서고 있다.2018.1.3/뉴스1 © News1 남성진 기자

화마로 숨진 3남매가 한줌의 재로 변할 무렵, 엄마는 화재가 발생했던 아파트에 도착해 현장검증을 진행했다.

아이들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아파트 안방과 작은방, 거실 등을 돌며 현장검증을 하던 B씨는 아이들을 생각하며 눈물을 흘린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경찰조사에서 방화 혐의를 부인하면서 "나도 함께 죽었어야 했다"며 눈물을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검증을 지켜보던 주민 이모씨(52·여)는 "가슴 아픈 일이다"며 "엄마가 했던 행동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술을 많이 마셨던 것 같다. 오죽 괴로우니깐 술을 마셨겠느냐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일부 주민들은 삼남매의 아버지 B씨(21)가 아이들을 유치원에 데려다주고 데리고오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는데 안타깝다는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광주 아파트 화재로 아이 3명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친모 A씨(22·여)가 3일 오후 화재가 발생했던 아파트에서 현장검증을 하고 있다.2018.1.2/뉴스1 © News1 남성진 기자
광주 아파트 화재로 아이 3명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친모 A씨(22·여)가 3일 오후 화재가 발생했던 아파트에서 현장검증을 하고 있다.2018.1.2/뉴스1 © News1 남성진 기자



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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