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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TV] 이승기X차승원X오연서 '화유기', B급 '도깨비'의 요상한 재미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2017-12-24 06:53 송고 | 2017-12-24 06:58 최종수정
'화유기' 캡처 © News1
'화유기' 캡처 © News1

유치한데, 그 나름대로의 매력이 충분했다. '화유기'가 '도깨비'와 같은 판타지 드라마를 표방하면서도 '홍자매' 특유의 B급 정서를 버무린 색다른 내용으로 차별된 색깔을 보였다. 선과 악이 공존하는 독특한 캐릭터를 보여주는 차승원과 '나쁜 남자' 아닌 '나쁜 요괴'의 면모를 마음껏 발산한 이승기,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 억척스럽게 잘 살아온 여주인공 삼장을 연기한 오연서까지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향연이었다.

23일 오후 처음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화유기'(극본 홍정은 홍미란 연출 박홍균)는 '도깨비'처럼 인간과 인간 세상에 살고 있지만 인간이 아닌 존재들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였다. 다른 점이 있다면 '도깨비'가 로맨틱한 공기를 가득 품은 드라마인데 비해 '화유기'는 분위기를 확확 깨는 대신 개성있는 캐릭터와 우스꽝스러운 사건들로 '홍자매' 특유의 B급 정서를 아낌없이 발산했다는 점이다.  
차승원, 이승기, 오연서가 주연을 맡은 '화유기'는 고대소설 서유기를 모티브로 퇴폐적 악동요괴 손오공과 고상한 젠틀요괴 우마왕이 어두운 세상에서 빛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복합 장르 드라마로 판타지와 사극, 시대극, 로맨스, 코미디 등을 두루 담고 있었다.

진선미(오연서 분)와 손오공(이승기 분)의 얄궂은 운명은 25년 전 시작됐다. 귀신을 볼 줄 아는 어린 진선미(갈소원 분) 앞에 나타난 우마왕은 자신을 요정이라 소개한 뒤 오행산에 가서 파초선을 가져와달라고 부탁했다. 진선미는 신비로운 집에 들어가 부채를 가져오려다 손오공과 마주쳤고, 손오공은 진선미에게 촛불인 '오행산'을 꺼달라며 "힘들고 위험할 때 내 이름을 부르면 언제든 나타나 지켜주겠다"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풀려난 손오공은 "네가 내 이름을 부르면 널 지켜주겠다"면서도 자신의 이름을 진선미의 기억 속에서 지워버리고 떠났다. 결국 진선미는 25년간 단 한 번도 손오공을 보지 못했고, 어린 시절 만난 그를 마음 속에 품은 채 살았다.
두 사람은 우연히 길에서 마주쳤다. 손오공은 자신을 보고 힘들어 하는 진선미에게 "인간은 늙을수록 노여움만 는다더니 고약하게 성질만 내는 늙은이 진선미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그를 기다려왔던 진선미는 "진짜 이름을 부르면 나를 지키러 올 것이냐?"면서도 "앞으로 안 부를 거다. 못 부르는 게 아니라. 스스로 알아서 지키며 잘 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지켜줄 요정을 부를 필요가 없다"고 손오공을 도발했다.

진선미의 모습에 마음이 쓰였던 손오공은 홀로 진선미에 대해 생각했지만, 이내 잡아먹으면 요괴들에게 엄청난 힘을 준다는 '삼장'을 찾는 데 혈안이 됐다. 삼장은 진선미였다. 그리고 그 진선미를 지켜주기 위해 나타난 사람은 우마왕이었다. 손오공이 빌붙어 살고 있는 요괴들의 왕 우마왕은 현실 세계에서는 루시퍼 기획사의 사장으로 승승장구하고 있었는데, 내공을 쌓아 신선이 될 날만 기다리고 있었다.

우마왕은 수보리조사(성지루 분)의 부탁을 받고 위기에 처한 진선미를 구하러 달려갔다. 그곳에는 이미 손오공이 있었다. 손오공은 삼장을 찾아 잡아먹기 위해 온 것이었다. 영문을 모르는 삼장 진선미는 손오공이 귀신에게 쫓기는 자신을 구하러 온 줄 알고 설렘과 감동이 교차하는 오묘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처럼 '화유기'는 홍자매 특유의 B급 감성이 가득해 독특했다. 옆차에 붙은 원기를 좇아내기 위해 욕설을 내뱉는 진선미 오연서의 모습이나, 연꽃 냄새가 난다는 삼장의 향을 맡기 위해 진선미의 꼬질꼬질한 실내화 향기를 맡는 차승원의 과장된 모습 등이 웃음을 줬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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