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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에 매달렸던' 사진 주인공의 제천 화재 탈출기

이상기씨 “연기 속 작은 빛 보여 탈출…나와 보니 창문”
병원 입원 치료 “다시 태어났다는 마음으로 가족과 살 것”

(충북ㆍ세종=뉴스1) 장동열 기자, 조영석 기자 | 2017-12-22 15:23 송고 | 2017-12-22 16:00 최종수정
지난 21일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당시 외벽에 매달렸다 극적으로 구조된 이상기씨(50)가 22일 병상에 누은 채 취재진에게 사고 당시 상황을 전하고 있다.2017.12.22/뉴스1 © News1 남궁형진 기자
지난 21일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당시 외벽에 매달렸다 극적으로 구조된 이상기씨(50)가 22일 병상에 누은 채 취재진에게 사고 당시 상황을 전하고 있다.2017.12.22/뉴스1 © News1 남궁형진 기자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당시 외벽 창틀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구조를 기다리는 남성의 사진이 언론에 공개됐다.

이 사진이 보도된 뒤 취재진에게 그의 생사 여부를 알려달라는 문의가 잇따랐다.
뉴스1 취재 결과 사진 속 주인공은 이상기씨(50·사업)로, 현재 제천 명지병원에 입원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병실에서 만난 이씨는 목에 깁스를 하고 있었지만 표정은 밝았다.

이씨는 “사고 당시 4층 헬스(장)에서 운동하는데 연기가 올라와 화재를 직감하고 3층에서 옷을 갈아입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고 화재 상황을 들려줬다.
그러면서 “당시 이미 연기가 가득 차 있고 1층 창문에 이미 많은 사람이 몰려있었다. 그때 화재경보가 울렸다”면서 “다시 4층으로 올라갔는데 화실 쪽에서 어두운 연기 속에서 작은 빛이 보여 그곳을 통해 밖으로 탈출했다”고 말했다.

밖으로 나왔지만 구조된 것은 아니었다.

그는 소방 사다리차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창틀에 매달려 있어야 했다.

이씨는 “바닥에 매트리스가 깔렸으나 도저히 뛰어내릴 용기가 나지 않아 머뭇거렸다”면서 “(나중에는) 팔에 힘이 빠져 포기하는 심정으로 (아래로) 뛰어내렸다”고 했다.

그는 평소 고등학교 3학년인 딸과 함께 이 건물 헬스장에 다녔지만 이날은 딸이 피곤하다며 오지 않았다.

이씨는 “딸이 함께 오지 않는 바람에 딸은 화를 면할 수 있었다”면서 “다시 한 번 태어났다는 마음으로 가족들과 행복하게 살겠다”고 말했다.


p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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