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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탕 직원 '불이야' 비명에 속옷차림 탈출했다"

‘29명 사망’ 제천 화재 참사 긴박한 탈출 박치영씨
“직원이 비상계단 알려줘…남탕은 모두 빠져나왔다”

(충북·세종=뉴스1) 송근섭 기자, 박태성 기자, 김용빈 기자 | 2017-12-22 13:25 송고 | 2017-12-22 13:40 최종수정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당시 가까스로 건물을 빠져나와 목숨을 건진 박치영씨(57)가 22일 현장을 찾가 탈출 당시를 이야기하고 있다. 박씨의 손에는 긴박했던 그때를 말해주 듯 목욕탕 열쇠가 들려 있다.2017.12.22/뉴스1 © News1 박태성 기자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당시 가까스로 건물을 빠져나와 목숨을 건진 박치영씨(57)가 22일 현장을 찾가 탈출 당시를 이야기하고 있다. 박씨의 손에는 긴박했던 그때를 말해주 듯 목욕탕 열쇠가 들려 있다.2017.12.22/뉴스1 © News1 박태성 기자

“(남탕)직원이 ‘불이야’ 소리를 질러서 보니까 벌써 불길이 벽 사이 공간으로 막 치솟더라고요.”

29명이 숨진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현장에서 가까스로 탈출한 박치영씨(57)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박씨는 지난 21일 오후 3시30분쯤 제천시 하소동의 스포츠센터 3층 남성 사우나를 찾았다.

사우나 안에 있던 오후 3시54분쯤 “불이야” 하는 비명이 들었다.

깜짝 놀란 박씨가 사우나 밖으로 나왔을 때 이미 1층 주차장에서 시작된 불길이 건물 전체로 번지고 있었다.
건물 밑에서는 ‘펑’ 하는 폭발음이 반복해서 들려왔다. 놀란 박씨는 허겁지겁 속옷만 입은 채 복도로 뛰어나갔다.

국과수와 경찰 등 유관기관 합동감식반이 22일 오전 충북 제천시 하소동 스포츠센터 화재현장에서 현장 감식을 하고 있다. 충북도소방본부는
국과수와 경찰 등 유관기관 합동감식반이 22일 오전 충북 제천시 하소동 스포츠센터 화재현장에서 현장 감식을 하고 있다. 충북도소방본부는 "모두 29명이 숨지고 29명이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2017.12.22/뉴스1 © News1 김용빈 기자

남성 사우나가 있는 3층 복도도 화재로 인한 연기가 차오르고 있었다.

계단 쪽에 연기가 올라오는 것을 보고 허둥지둥 하는 사이 “비상계단으로 도망가라”는 남탕 직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박씨는 서둘러 비상계단을 찾아 화마가 덮치기 직전의 3층을 벗어날 수 있었다.

그 뒤를 따라 남탕에 있던 5~6명도 탈출했다. 이 중에는 어린아이도 있었다고 박씨는 설명했다.

남탕 직원이 소리쳐 알리지 않았다면 더 큰 피해가 발생할 뻔했던 상황이었다.

박씨는 “스프링클러도 작동이 안됐고 내가 도망가느라 못 들었는지 비상벨 소리도 듣지 못했다”고 당시를 전했다.

그러면서 “직원이 ‘불이야, 불이야’ 하길래 속옷만 입고 도망쳐서 겨우 살아남았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울먹였다.

참혹한 현장에서 직접 본 당시 상황도 전했다.

박씨는 “남자들은 다 비상계단으로 나오는데 여자층(2층)에서는 나오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남자는 다 나왔는데 안타깝더라고…”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또 “고가사다리차도 오고 소방헬기도 왔는데 비행만 하고 문제가 많아보였다”며 “다행히 민간사다리차가 와서 그 사람들을(건물 안에 있던 사람들을)구출했다”고 초기대응의 아쉬움을 지적했다.

앞서 지난 21일 오후 3시53분쯤 제천시 하소동 9층짜리 스포츠센터에서 불이 나 29명이 숨지고 31명이 다쳤다.


songks85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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